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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랜만의 아침식사 포스팅과 함께, 마실거리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해요!

사실 저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라하는 음료인 '술'과 '커피'에는 큰 매력을 못 느끼는 편입니다.
빵에 이어 술과 커피에까지 홀릭이었다면 아마도 제 삶이 지금 같지 않았을테니, 천만다행인 거겠죠? 크크.
술이나 커피가 몸에 좋지 않다, 중독성이 있다, 뭐 이런 이유에서가 아니라 그냥 맛있다는 생각 자체가 안 들더라고요 :)

그렇다고 물을 좋아하지는 않고(물 맛도 구분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날씨가 선선해지면 차를 즐겨 마시곤 합니다.
정갈한 옷차림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앞에 놓인 다기와 다구를 구분해 가며 차를 우려내는 것-과는 매우 거리가 먼,
티백 하나 넣고 펄펄 끓는 물 부어서 적당히(!) 우려내는 홍차 정도가 딱 제 수준이에요 하핫.

홍차, 특히 밀크티라고 처음 맛 본 것은 '데자와'였는데, 프랑스에 가니까 기숙사에서 애들이 그 비슷한 것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아침마다 국그릇같은 사발에다가 따뜻한 우유를 붓고, 홍차 티백을 우려 내어 마시는 식으로요. 느끼하다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저는 홍차의 씁쓸한 맛이 상쇄되는 것 같아 밀크티를 꽤 좋아했고, 뉴질랜드에서도 홈스테이 아줌마 아저씨가 워낙 밀크티를 좋아해서 하루에도 너댓잔을 마신 기억이 있어요.

그렇지만 우유를 끊고 나서는 한동안 밀크티를 먹을 일이 없었어요.
그 맛이 그리워서라기보다는 가끔, 추억이 떠오를 때마다 밀크티를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터라 두유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사과)홍차 티백에 뜨거운 물을 부어 조금 진하게 홍차를 우려내고, 거기에 따끈하게 데운 두유를 부어 주면 완성!
이것도 귀찮으신 분은 홍차를 우려낸 것에다가 그냥 두유를 부으셔도 되는데 대신 좀 미지근해지는 단점이 있어요.

너무나 간단해서 민망한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두유를 쓰는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콩의 맛이 너무 진한, 또는 단 맛이 있는 두유를 사용하면 홍차의 향이나 맛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거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삼육두유나 베지밀 종류는 (담백한 맛이라고 해도 달기 때문에)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고,
매일에서 나온 소이카페(저는 사랑분식에서 샀어요)나 대단한 콩(유리병말고 팩), 연세에서 나온 무첨가두유가 좋을 것 같아요.
앗 물론 약간 단 맛이 나는 밀크티를 원하신다면 다른 두유를 사용하셔도 괜찮을 거에요! (개인적 취향에 따라 선택을, 히힛)

오늘도 어김 없이 사설이 길어졌는데, 새벽같이 일어나서 챙겨 먹은 오늘의 아침식사를 소개합니다.
어제 저녁에 가볍게 먹는답시고 복숭아랑 사과만 먹었더니 아침에 배가 고팠어요 흑흑. 게다가 저는 '아침에 밥맛이 없다'는 말을 들어만 봤지 경험은 못 해 본 사람이라, 늘 부지런히 챙겨먹어요. (마찬가지로 여름에 밥맛이 없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구욧)

잡곡 듬뿍 든 빵을 토스트하고

루바브 잼도 꺼냈습니다

빵의 맛을 가리지 않을 정도만!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진실농원 사과

오늘의 주인공, 부드러운 두유 밀크티


타르틴 빵 두 쪽, 아껴 둔 류아브 잼, 진실이네 사과 하나 그리고 오늘 포스팅의 주인공인 밀크티까지 총 출동! 
아직 찬 바람이 부는 날씨가 아니라서 밀크티가 좀 이른 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하게 해 주는 식사였어요 :)

+
참살이 요가원 갔다가 얻어 온 진실이네 사과. 어쩜 이렇게 예쁜가요 @_@ (진실이네 사과는 껍질채 먹는 사과라지요!)

한 입 먹고 나서야 사진 찍을 생각이 났어요

잎사귀까지 달려 있다니!


그럼, 모두들 이 사과만큼이나 예쁜 하루 보내세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