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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에 오기 전에도 전반적인 교육제도와 성인교육 관련한 이슈들에 관해 나름 공부를 하였지만, 실제 현장에서 목격한 것으로부터 생겨난 질문은 훨씬 강력하고 생생한 것 같습니다. 연일 우간다의 신문을 장식하고 있는 PLE(Primary Leaving Exam, 초등졸업시험) 관련하여 눈길을 끄는 기사가 있어 공유하려고 합니다.


기사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PLE: higher fees return better results"


* PLE란?

간단히 얘기하자면, 7년의 초등학교 생활을 마무리하며 치르는 시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간다에서는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한 번, 4년의 O-level 중등교육(한국으로 치면 중학교라고 할 수 있겠지요) 끝에 한 번, 2년의 A-level 중등교육(고등학교인 셈) 끝에 또 한 번, 총 세 번의 국가 수준 시험을 치릅니다. PLE는 바로 그 첫 번째 시험으로, 중학교 진학을 결정짓게 됩니다. 한국과 달리 PLE 점수는 낮을 수록 좋습니다. 영어, 수학, 과학, 사회 4과목에서 각각 최고점인 1점을 받았을 때 나오는 4점이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1등급(first grade) 또는 division 1에 해당됩니다. 반대로 각 과목에서 최하점인 9점을 받으면 낙제점인 36점이 되겠지요.


2015년 1월 19-20일자 The Observer 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된 PLE 결과를 분석했을 때 더 비싼 학비를 받는 학교 학생들이 더 좋은 성적을 얻었다고 합니다. 45개 구역(district)에서 최고 성적을 낸 5개에서 20개 학교들의 리스트를 수합하였는데, 학기 당(우간다는 1년=3학기) 평균 750,000실링(한국 돈으로 28만원 정도)을 받는, 즉 학비가 비싼 학교에서 가장 많은 수의 1등급 학생이 나왔습니다. 그 중에서 98.6%의 학생이 1등급을 받은 일부 학교는 학기 당 1,200,000실링(한화 45만원 정도)의 특히 높은 학비를 받는 학교였습니다. 일례로 작년에 100%의 7학년 학생이 1등급을 받은 한 학교는 시험 결과가 발표되자 학비를 900,000실링에서 1,200,000실링으로 인상했습니다. 이번에는 그 학교에서 딱 2명만 1등급을 받는 데 실패했다고 하고요. 학비는 교사들이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기 위해 인상된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각 지역마다 그 지역 엘리트의 필요에 부합하는 우수 학교들이 있으며, A-list에 이름을 올리는 공립학교는 오직 몇 개 뿐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공립학교를 옹호하는 이들을 걱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간다는 1997년 보편적 초등교육(UPE) 정책을 도입하여 학비를 내지 않고도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하였는데, 막상 공립학교를 다녀서는 성취할 수 있는 수준이 낮은 상황인 것입니다.


Uganda National Examinations Board(UNEB)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3 PLE에서 585,622명이 시험을 치른 가운데 457,808명(78.1%)이 공립학교 출신이고 나머지 130,233명(21.9%)은 사립학교 출신이었습니다. 이 중에서 높은 학비를 부담하는 사립학교 학생 35,439명이 1등급을 받았는데 이는 공립학교 출신으로 1등급을 받은 25,517명보다 9,922명 많은 숫자였습니다. 이러한 숫자를 언급하면서 Forum of Education NGOs in Uganda(FENU)의 상임이사 Mwesigye 씨는 “정부는 공립학교를 더 잘 관리함으로써 이러한 부분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고, 감독을 늘리고 교사들의 봉급을 높일 필요가 있다. 정부는 또한 잘 한 일에 상을 주고 잘 못 한 일은 징계를 해야 한다. 교사들이 열심히 일 하는데도 돌아오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것은 이들이 열심히 일하도록 동기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정부가 공립학교를 돕지 않는다면, 자녀들이 더 좋은 시험 결과를 얻고 좋은 중학교에 진학하게 하고 싶은 부모들은 계속해서 비싼 사립학교를 찾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교육부장관 Jessica Alupo는, 정부가 시골 지역의 교사들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일 수 있도록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교사 봉급의 30%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학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것이고, 교사들이 통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관사를 지을 것입니다.”




예전에 한국에서 중학교 입학시험이 매우 중요한 시험이었던 것처럼 (그 열기는 '무즙파동'에서 감지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간다에서 PLE는 매우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신문에는 최고점을 받은 학생들의 명단, 학교 명단, 우수 학생들을 배출한 교사의 인터뷰 등이 실리고, 지역교육청에서는 이 결과 발표와 관련해 교장 모임이 열릴 정도입니다. 


PLE의 중요도를 생각할 때, 이 시험에서 사립학교의 성취도가 한 눈에 띌 정도로 공립학교의 성취도를 넘어선다는 것은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지만 공립학교가 PLE 성적에서 사립학교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 특히 1등급 학생의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는 것이 정말로 학생들이 의미있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일일지는 의문이 듭니다.


PLE를 둘러싼 우간다의 열기는 앞으로 계속해서 관심있게 지켜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번에는 PLE best teachers 인터뷰를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