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도는 15장의 초대장이 문득 생각났어요! 남겨뒀다 어디 써 먹을 것도 아니고, 혹시 필요하신 분 있으면 보내드리겠습니다 :) 음, 이왕이면 열심히 블로그 활동하실 분이 신청하시면 좋겠네요. (저도 그닥 부지런하지 않아 이런 말 할 입장은 안 됩니다만 하하) 댓글로 메일 주소 남겨주시면 확인하는 대로, 15장이 동 날 때까지 보내드리겠습니다. ----------------- 이렇게 빨리 많은 분들이 신청하실 줄은 몰랐네요 ㅠ_ㅠ 최대한 열심히 보내드렸어요. 다음 기회가 생기면 또 뵙겠습니다!
애기똥풀이 하는 말 정일근 내 이름 너희들의 방언으로 애기똥풀이라 부르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내 몸 꺾어 노란 피 내보이며 노란 애기똥을 닮았지, 증명하려고는 마 너희들이 명명한 가벼운 이름, 더 가벼운 손짓에 나는 상처받고 시들시들 죽어가고 있어 너희들 속에 생명이 있다면 내 속에도 뜨거움이 있고 너희들이 이 땅에 존재한다면 나도 이 땅에 뿌리내리고 있어 이제 우리 서로 사랑하기로 해 내 너희들에게 착한 자연이 되듯이 너희들도 나의 좋은 친구가 되어줘 너희들의 방언으로 내 이름 부르기 전에 이제는 내 방언에 귀 기울여줘 내 얼마나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로 너희들의 이름 부르고 있는지 아니 귀 기울여줘, 내가 부르는 너희들의 이름을 친구라고 부르는 너희들의 이름을 ----------------------..
어제, 그러니까 4월 29일 목요일에 있었던 여섯 번째 수업입니다. 그 전 주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강을 했었던 터라, 또 오랜만에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었지요. 다른 학년들은 여행을 떠나서 학교 전체가 조용했습니다. 정말 적막 그 자체 +ㅁ+ 교무실에 들러 나눠줄 프린트물 복사를 한 다음 교실에 들어갔는데, 느껴지는 분위기가 좀 그랬습니다. 다들 약간 처져 있고, 아침인데도 별 활기없는 느낌이랄까요. 저도 덩달아 조금 힘이 빠졌지요. 상황은 지난 차시 수업과 비슷했습니다. 즉 책을 읽어 온 아이, 안 읽어 온 아이, 책을 안 가져 온 아이, 글까지 써 온 아이들이 골고루 섞여 있었어요. 놀랄 일은 아니었지만, 지난 주에는 제가 휴강을 하면서 그 시간에 감상문을 쓰게 해 달라고 선생님께 부탁했기 때문에 ..
2주 전, 4월 15일에 있었던 다섯 번째 수업의 후기를 이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수업 후에 바로 바로 남겨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것 저것 하는 사이에 시간이 훌쩍 지나갔네요. 자고로 시간은 기억을 변형시키게 마련인데, 앞으로는 바쁘더라도 꼭 이틀 사흘 내로 쓰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4월 8일에는 반 전체가 강릉으로 여행을 떠나서 수업이 없었구요, 이 날 드디어 다시 5명과 수업을 하게 되어서 조금 기대를 안고 학교로 갔습니다. 참, 저와 2005년에 사범대 열린교실에서 만나 여전히 좋은 친구로 남아 있는 J도 수업을 보러 동행했어요. 아이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고 수업을 시작하려 하는데, 이 날도 어김 없이 문제 발생. 2주 전에 나누어 준 프린트물을 안 가져오거나 안 읽어온 아이가 다섯 중 셋이..
지원서 언제 쓰나 했는데 토요일 한 나절 할애했더니 금방이다. 오늘 쓴 거 다시 확인하고, 방금 전에 제출! 아직 졸업 전이라 2급 정교사 자격증이 안 나온 상태라 적을 수 없는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그 분의 뜻이 있는 길이면 이루어질 것이고, 아니면 더 좋은 다른 길이 열리겠지. (이렇게 말은 하지만, 필요에 의해 납작 엎드리는 습관은 어딜 가지 않는다. 기도가 자연스럽게 나오는군 흑흑) 내가 마음에 두고 있는 곳은 '모로코'다. 원래는 페루와 같은 중남미의 스페인어권 국가를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페루 한국어교육 티오는 나오지도 않았고 튀니지는 티오가 나오긴 하였으나 남자 단원을 뽑기에 지원할 수가 없다. 모로코는 프랑스에 있을 때 티비 프로그램 같은 데서 구경을 하긴 했지만 거의 아는 게 없어서 이..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이 글은 산에 갔다왔다는 자랑 + 채식에 대한 생각 + 옛날에 읽은 책(부엌) + 요즘 배운 이론(바흐찐) 의 짬뽕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것이 바로 탁쌤이 원하시는 21세기의 글쓰기가 아니겠냐며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있어요. 그다지 재미는 없겠지만 혹 읽어 보실 분들을 위해 :) 지난 토요일, 드디어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온 듯 따뜻했던 그 날, 나는 처음으로 관악산에 올랐다. 그 기슭에 있는 학교를 다닌 지 5년 만에, 비로소 산을 오를 마음이 생긴 것이다. 예전에는 어차피 도로 내려올 산을 왜 올라가는 것인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흙을 밟고 나무 사이를 지날 때 드는 상쾌한 기분에 나도 나이를 먹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대 정문 쪽에서 등산을 시작해서 삼막..
지난 일요일, 한국어 도우미로서 만나게 된 말레이시아 학생 그레이스와 함께 인사동에 다녀왔다. 다른 학생이 한 명 더 있는데 몸이 아프다고 못 나와서 단둘이 오붓하게 구경. 말로는 서울에 살지만 사실 학교 근처에서 떠날 일이 별로 없다 보니 (심지어 과외 조차 옆 동네고..) 인사동, 삼청동, 신사동 뭐 이런 예쁜 동네들을 못 보고 지낸 지도 꽤 되었던 터라 오랜만에, 게다가 날씨가 화창했던 봄날 오전 인사동 골목을 돌아다니는 것은 즐거웠다. 게다가 그레이스나 회이같은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면 어차피 한국말로 어려운 이야기를 못 하기 때문에 덩달아 내 말과 생각까지 어느 정도 단순화 되어서 머리 복잡할 일이 별로 없다 :) 그나저나 그레이스는 사진을 잘 찍는 것 같다! 다니면서 주로 각자의 디카로 서로 사..
클래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프랑수아 베고도 (문학동네, 2010년) 상세보기 이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 깐느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탔다는 사실은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지금 검색해 보니 2008년이었네요, 그러면 제가 프랑스에 있었던 때인데 당시에는 관심이 없었나;) 프랑스에서 알게 된 J언니가 편집한 책이라고 해서 관심이 더욱 증폭되었습니다. 4월 1일이었나 그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을 했기에 처음에는 영화를 보러 갈까 생각하다가 영화를 먼저 보면 소설을 읽는 데 아무래도 방해가 될 것 같아서 책 먼저 읽기로 했지요. 읽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중간 중간 과제, 공부 등의 다른 일을 해야 해서 단숨에 읽지 못 했는데도 총 3일을 넘기지 않았으니까요. 막상 문제는 읽은 다..
지난 주, 결석한 3명을 제외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온 다음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수업에 참여하려는 아이들에게서 신청서를 받아냈습니다 :) 우여곡절이라 함은, 각각 수요일 오후와 밤 12시에 신청서가 들어와서 2명 수업 자료를 준비했는데 다음 날 성미산 학교에 갔더니 메일함에 또 하나가 들어와 있었고, 마지막으로 교실에 가서 하나를 받았거든요. 이렇게 해서 총 네 명의 아이들과 함께 앞으로의 소설 읽기를 해 나가게 되었습니다. (아 정확히는, 안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아이들이 두 명이니까 다섯 명이 될 가능성도 있군요.) 신청서를 읽어 보았더니 책이랑 친해지고 싶다는 이유에서 수업을 듣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원래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해서 듣는다는 아이도 있었어요. 저에게는 이유 자체보다는 이..
두 번째 수업을 마치고 고민에 빠져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저도 즐겁고, 아이들도 즐거운 소설 읽기 수업을 만들어 볼 수 있을까, 하고 말이죠. 그러다 번뜩, 이 수업이 의무 과목이 아니라 선택 과목이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그냥 시간표 상에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제 수업에 들어오지만, 만약에 선택권을 주고 '듣고 싶은' 사람만 듣도록 한다면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일단은 고등과정을 담당하고 있는 수리와 심순께 상의를 했고, 세 번째 수업이 있는 주의 화요일에 확인을 했더니 그렇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 즉시 수강 신청서를 만들기에 돌입했습니다. 일단 제가 생각하는 소설 읽기 수업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