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2일 월요일 ~ 10월 28일 일요일 업무 1. 2학년 : 월요일 수업에서는 별 문제가 없었다. 수업 중간에 학생 두 명이 쓰던 펜에 문제가 생겨서 밖에 펜을 구하러 갔다 온 것 정도? 한국에서는 필통에 여러 자루의 필기구를 가지고 다니는 게 보통 학생의 자세인 데 반해, 여기에서는 필통은 커녕 펜도 제대로 안 가지고 다니는 학생들이 많다. 필기구가 없으면 내가 혼내는 걸 아니까 다들 펜은 하나씩 가지고 다니는데 딱 하나씩만 가지고 다니다 보니 어쩌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친구한테 빌릴 수도 없는 것이다. 사실 학생들이 연필이나 샤프가 아닌 펜으로 쓰다가 실수를 해서(실수가 적으면 몰라) 찍찍 긋고 다시 쓰는 것도 내 마음에는 영 안 드는 부분이지만 이것까지 간섭하자니 너무 기력이 달려서..
2012년 10월 15일 월요일 ~ 10월 21일 일요일 업무 1. 2학년 : 지난 주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간단히 복습한 다음 연습문제로 넘어갔는데, 그렇게 어렵지도 않은 연습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한 명 빼고 다들 헤매고 있었다. 이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나는 학생들이 제대로 이해를 못 했다 싶으면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는 대신 다시 반복하는 식으로 수업을 하는데, 계속 이렇게 하자니 너무 힘에 부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전에 대학교에서 받았던 프랑스어 수업을 돌아보면, 빠른 속도로 요점만 정리하고 쑥쑥 진도를 나가는 식이었는데 당시에는 이해가 잘 안 되더라도 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터득이 되기도 했기 때문에 그냥 그런 식으로 할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그렇지..
2012년 10월 8일 월요일 ~ 10월 14일 일요일 업무 2학년 수업 : 학기가 시작한 지 1주일이 넘었는데도 안 오는 학생들이 있어 다른 애들에게 물어봤더니 그 중 한 명은 아예 제2 외국어를 바꾼 것 같다고 했다. 아주 잘 하는 학생은 아니었어도 힘든 고비를 넘기고 기초를 단단히 다지면서 1년 동안 한국어를 공부했는데 지금 와서 그만둔다니 좀 아쉽지만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니 어떻게 할 수는 없다. 혹시라도 한국어 공부가 어려워서 그러는 거라면 나와 개인적으로 상담이라도 하고 옮겼으면 싶은데, 정확한 이유를 듣질 못 했으니 뭐.. 이번 주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지난 시간에 가르친 것을 많이 잊어버리고 엉뚱한 대답들을 해서 좀 힘들었다. 집에서 공부를 제대로 하는데도 이런 상황이라면 내가 더 천천히 가..
2012년 10월 1일 월요일 ~ 10월 7일 일요일 업무 10월도 되었겠다, 이제는 정말 학기가 시작된 것이라 생각하고 지난 학기에 가르치던 본 교재로 돌아갔는데 학생들의 출석률은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12월 중순이면 학기가 끝나는 데다 10월 말에는 이슬람 명절도 있어서 한 주 정도 수업이 없는 탓에 가뜩이나 수업할 시간이 모자란데, 어째 마음이 바쁜 것은 나 혼자인 것 같다. 사실 지금과 같이 느슨한 이집트의 교육 시스템 자체가 바뀌지 않는 이상 지금 내가 느끼는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거라고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뭔가 해서 조금이라도 바꿔 보고 싶은 게 여전히 욕심을 버리지 못 한 내 마음인가 보다. 수업에서는 그냥 내용을 가르치기만 하면 되..
2012년 9월 24일 월요일 ~ 9월 30일 일요일 업무 2학년 보충수업에서는 지난 수업에 이어 동사 변화를 연습하고, '개' '권' 같은 단위 명사도 복습했다. 특히 단위 명사를 학생들이 많이 어려워해서 여러 번 반복했다. 다들 수업에는 진지하게 참여하는데 집에 가서 복습을 꼼꼼히 하지 않는 것인지 다음 수업만 되면 기억하는 애들이 별로 없다. 그러면 그냥 웃으면서 다시 가르쳐줘야 하는데 성격 상 그게 잘 안 된다, 흑.. 생활 몇 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페루에서 보낸 편지가 지구 반 바퀴를 돌아 내 손에 들어왔다. 원래 내가 갈 곳이었던 페루, 결국 이집트에 오게 되어 함께 국내훈련을 받은 동기들과는 헤어졌지만 지금도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를 통해서 소식을 전해 듣고 있다. S오빠가 몇 번 편지를 보냈..
2012년 9월 17일 월요일 ~ 9월 23일 일요일 업무 1. 이번 주부터 학기가 시작된다더니, 아니나 다를까 말을 바꿔서 2주는 더 지난 10월 초에 개강을 할 것 같다고 한다. 지금까지 같은 패턴으로 반복된 일이라 크게 영향은 받지 않았지만,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조금도 변하지 않은 학교의 모습이 좀 안타까웠다. 2. 2학년 보충수업 : 이번 주에도 학생들이 집중을 잘 하고, 가르치는 대로 잘 따라와서 기분 좋게 수업할 수 있었다. 숫자 뒤에 붙는 '개' '명' '권' 이런 것들이 영어나 아랍어와는 좀 다른 부분이라서 다들 처음에는 헷갈려했는데, 예문을 들어 설명하는 동안 조금씩 이해를 하는 것 같았다. 직접 문장을 만들게 하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가 명확히 드러나서 좋기 때문에 작문도 좀 ..
2012년 9월 10일 월요일 ~ 9월 16일 일요일 업무 1. 2학년 보충수업 : 이번 주에는 계획한 대로 월요일과 목요일, 두 번의 수업을 했다. 룩소르에 사는 학생들만, 대략 4~6명 정도가 수업에 오는데 모두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라 가르치는 보람이 있다. 아직 정식으로 개강을 하지 않은 상태라 지난 학기에 쓰던 교재 대신에 그림 단어카드를 이용해서 몇 가지 주제의 명사들을 가르쳤고, '가다' '오다' 같은 기본적인 동사들로 현재, 과거, 미래 시제 문장을 보여줬다. 본격적인 문장을 가르치니까 단어만 다룰 때보다 학생들이 좀 더 흥미있어 하는데, 아무래도 어순이 영어나 아랍어와는 다르다 보니 좀 헷갈려했다. 영어로 문법 설명을 하면 너무 길어지고, 개중에는 못 알아듣는 학생들도 있어서 되도록이면 예..
2012년 9월 3일 월요일 ~ 9월 9일 일요일 업무 1. 이번 주 월요일부터 2학년 보충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는데 약속한 10시가 되어도 학생들이 한 명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다른 학년이면 모를까, 2학년 학생들은 그냥 말도 없이 안 나올 애들은 아니어서 그 중 한 명에게 전화를 해 보았더니, 수업 시각을 아침 10시가 아니라 오후 2시로 잘못 들어서 그렇게 된 것이었다. 나는 10시부터 한 시간 넘게 기다린 상황이어서 결국 이 날은 수업을 취소하고, 목요일부터 정상적으로 보충 수업을 시작했다. 전체 10명의 학생 중 룩소르에 있는 7명이 나왔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원활하게 수업이 잘 이루어졌다. 가장 신경을 긁는 학생(잦은 지각과 결석 + 숙제 안 해옴 + 실없는 농담 툭툭의 3종 세..
2012년 8월 27일 월요일 ~ 9월 2일 일요일 업무 라마단 이후의 명절도 모두 끝나고, 이번 학기에 2학년 올라가는 학생들에게 연락이 와서 다음 주부터 보충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작년에는 7, 8월 다 보충수업을 했었는데 올해는 라마단, 국외휴가 등을 이유로 이제야 시작을 하게 되었으니 꽤 늦은 데다 그리 길게 할 수도 없게 되었다. 돌아갈 때가 다 된 단원의 나태함인가 생각을 해 보았는데, 그것보다는 예비 2학년 학생들에게 받는 일종의 스트레스가 보충수업을 선뜻 시작하지 못 하게 한 더 큰 이유인 것 같다. 한국어를 잘 하고 싶어하는 열망은 참 칭찬해 줄 만 한데, 학생들이 실제로 기울이는 노력에 비해 너무 과한 결과를 바라고 있어서 지난 학기에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힘들 때가 종종 있었다. 그렇..
2012년 8월 20일 월요일 ~ 8월 26일 일요일 업무 여전히 방학 중이라 집에서 다음 학기 수업을 준비하거나 관광 한국어 교재를 손보고 있다. 생활 이번 주에는 스리랑카에 있는 동기 단원 H오빠가 국외 휴가 차 이집트 여행을 왔다가 룩소르를 방문했다. 이틀 정도 룩소르에 머무르는 동안 다른 단원들 소식도 전해 듣고, 샘하우스에도 함께 놀러가는 등 이런 저런 일들을 하면서 프랑스 여행에서 돌아온 후의 심심함을 좀 달랠 수 있었다. 게다가 스리랑카에서 온 캐슈넛과 현지 사람들이 직접 실을 꼬아 만든 알록달록한 팔찌까지 선물로 받아 더욱 신이 났다. 나는 2년 동안 이집트에 있는다는 생각에 여유를 부리느라고 아직도 가 보지 않은 곳들이 많은데 짧게 여행을 온 H오빠는 얼마나 열심히 구경을 다니던지, 3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