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소르에서 생활한 지도 이제 7개월이 넘었습니다. 뜨거운 여름이 가고 날씨가 좋아지면서 가끔 손님들이 찾아오시는데요, 그럴 때면 어떤 식당으로 가야할까 고민을 하게 됩니다. 사실 저는 채식을 해서 음식을 이것 저것 가려 먹는 데다 요리하는 게 취미라서 외식할 일 자체가 별로 없는데, 손님에게 매번 집밥만 먹일 수는 없어서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보니 어쩌면 룩소르를 찾는 여행자 분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제가 가 본 음식점 만이라도 간단하게 한 번 정리를 해 보자는 생각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입맛은 사람마다 각각 다른 거니까 너무 믿지 마시고 참고만 해 주세요. 아직 가 보지 않은 식당들이 너무 많은 것에 비해, 한 달에 겨우 한 번 외식할까 말까인 저..
운동을 좋아하지도, 잘 하지도 않는 제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운동이 수영입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수영을 배웠고, 소싯 적에는 수영대회도 나갈 정도로 꾸준히 수영을 해 왔기 때문에 진짜 겁이 많은 저도 물만큼은 두려워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한국에 있을 때부터 스쿠버 다이빙도 한 번 해 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학교에서 하는 여름 강좌 같은 경우 교육비용에다 바다에 가는 비용까지 합하면 좀 부담이 되어서 아직까지 시도해 보지 못 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여기 이집트로 오게 되면서 꼭 다이빙을 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이번에 짬을 내어 5일 동안 교육을 받고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따서 돌아왔습니다. 다이빙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두 곳이 바로 '다합'과 '후루가다'입니..
이 글은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보내는 메일입니다. 메일로 받아보실 분은 댓글로 등록해 주세요 :D 안녕하세요. 그 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네 번째 메일을 보낸 것이 5월 12일이었으니 약 세 달 만에 보내는 편지네요. 벌써 그렇게 되었다니,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 것 같아요. 먼저 그 동안 제가 한 일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드릴게요. 5월 말에 수업을 마무리하고 6월 중순에 기말고사를 본 후, 잠시 휴식을 갖다가 7월부터 보충수업을 시작했습니다. 9월 중순에 몇몇 학생들이 카이로에 가서 한국어 능력시험인 TOPIK을 치를 예정이기 때문에 7월 동안은 초급/중급으로 반을 나누어 보충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한 달 동안 일주일에 세 번, 두 개의 수업을 진행하다가 8월이 되면서 좀 한가해졌습니..
여러분들은 여행을 가면 기념품으로 어떤 걸 사시나요? 저는 저를 위해서는 주로 엽서를 사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작은 거라도 그 곳의 특색이 있는 물건을 선물하려고 애를 쓰는데요, 사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기 어려울 때도 많습니다. 파리에서 산 에펠탑 열쇠고리 10개 묶음 같은 경우에는 저렴해서 선물하기에 부담은 없었지만 만질 때마다 쇠 냄새가 나고 급기야 칠이 벗겨지는 것을 보며 싼 것이 비지떡이라는 사실을 절감했었지요. 제가 살고 있는 이 곳 이집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기념품이라면 아무래도 피라미드 모형이라거나 파피루스 책갈피 같은 것들일 거예요. 그렇지만 유적지 바로 앞에서 파는 물건들 중에는 정말 조악해 보이는 것들이 많아서 아무리 싸다고 해도 별로 사고 싶은 마음이 안 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난 토요일, 그러니까 7월 23일은 이집트 공휴일이어서 보충 수업이 없었습니다. 쉬는 날이라고 생각하니 어디 놀러가고 싶기는 한데 멀리 가자니 고생만 할 것 같아서, 먼 곳에 가는 대신 룩소르 시내에서 15분이면 갈 수 있는 졸리빌(Jolie ville) 호텔에 가서 하루 푹 쉬고 왔지요 :) 졸리빌 호텔은 Kings island라는 섬 하나를 통째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룩소르 시내와는 달리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라는 이야기를 듣고 가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는 분을 통해 예약을 한 덕분에 저렴한 가격에 좋은 숙소를 사용할 수 있어서 더 좋았지요. 아무래도 배낭여행으로 룩소르에 오시는 분들이라면 이런 곳을 굳이 찾지 않으시겠지만, 혹 지친 몸과 마음을 푹 쉬고 싶다 하는 분들이 있..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로, 지난 편지[2011/03/30 - [길위의시간/이집트통신] - First letter from Egypt] 이후 3개월 동안의 소식을 담고 있습니다. 내용은 한국어로 쓴 글의 종합에 가까우니까 굳이 읽지 않으셔도 될 거예요 :) Dear my friends, I've been so well in Luxor, Egypt, although the weather is quite hot. I intended to write a letter regularly, like once a month, but as usual, time goes fast and it's been already about three months since I wrote the last let..
세계 각국의 채식 음식에 관심이 많은 저는, 종종 외국 블로거들의 블로그에서 새로운 레시피를 찾아내 시도해 보곤 합니다. 먹어보지도 않은 음식을 레시피만 보고 만들다보니 가끔은 실패도 하고 국적불명의 음식이 탄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항상 똑같은 것을 먹는 것은 재미가 없고 지루해서 모험을 하는 쪽을 택하게 됩니다 :) 몇 달 전 쯤, 자주 들르는 몇 개의 블로그 중 하나인 101 cookbooks에서 '두까'라는 이집트의 고유한 혼합 향신료에 대한 포스팅을 읽게 되었는데, 정작 이집트에 살고 있으면서도 슈퍼마켓에서든 식당에서든 그것을 본 적이 없어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혀 뜻하지 않은 기회에, 저의 아랍어 선생님인 샘 아저씨를 통해서 두까를 맛 보게 되었지요 :) 알고보니 '두까..
열기구를 타고 룩소르를 내려다보는 벌룬투어~ J언니네 집주인이 벌룬투어 사장이라 300기니에 저렴하게 다녀왔습니다. 사실 다녀온 지는 좀 되었는데 지난 2주 동안 이런 저런 일들로 바빴던 탓에 이제야 포스팅을 하게 되었네요 :) 맨 처음 모인 시각은 4시 15분, 차를 타고 페리 선착장으로 가면 거기에서 함께 배를 타고 강을 건너 서안으로 갑니다. 배 안에서 이름과 몸무게(열기구의 안전을 위해서? =_=)를 적고 간단히 설명을 들었지요. 사람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5분 정도 다시 차를 타고 가면 열기구 타는 장소가 나오는데, 대략 5개의 열기구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서 안 동 안 새벽 5시에 열기구가 떠올라서 6시 즈음에 내려왔으니 하늘에서 한 시간을 보낸 셈입니다. 사실 저는 워낙 겁이 많..
음 이게 벌써 지지난 주에 있었던 일이네요. 시간이 참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딱히 바쁘지는 않은데 말이에요. 원래 목요일은 수업이 없는 날이지만, 사정이 있어 그 전 주에 결석한 4학년 학생 보충 수업을 하러 학교에 갔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라 그런지 수업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 버려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학교 바로 옆에 있는 윈터팰리스 호텔에 들렀습니다. 이 호텔에도 야외 수영장이 있는데, 위성 사진으로 보니 전에 갔던 에밀리오 호텔 수영장보다는 커 보여서 외부인도 사용 가능한지,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 물어보러 간 것이었어요. 학교 옆에 있는 호텔 뒷문으로 들어가서 5분 정도 걸었더니 수영장이 나왔는데 대략 에밀리오 호텔 것의 두 배 정도는 될 것 같았습니다. 이만하면 크기도 좋고 주변 ..
'샘하우스'는 룩소르를 여행하는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집트 상형문자나 상징물 모양의 목걸이, 팔찌, 반지 등의 은세공품을 파는 가게인데, 주인인 샘 아저씨의 한국&일본 사랑이 각별해서 주 고객도 한국인과 일본인입니다. 가게에 들어서면 벽에 붙어있는 메모와 편지들에서 샘 아저씨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사실 룩소르에 오기 전부터 여러 블로그를 통해 샘하우스에 대해 알게 되기는 했지만 큰 관심은 없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한 번쯤 들러서 기념품을 사야겠다는 정도였지요. 그런데 2주 전쯤 일요일에 J언니가 팔찌를 산다고 해서 따라갔다가, 저도 친절한 샘 아저씨의 점심초대를 받게 되었습니다 :) 블로그에서 보던 대로 참 쾌활한 성격인 아저씨는 '진상' '지못미' 같..
2주 전 월요일, 그러니까 5월 2일 저녁에 제가 일하는 기관인 룩소르 관광호텔 고등교육원(=이고스)의 졸업파티가 있었습니다. 학생으로부터 초대를 받고 간 것이었는데, 가기 전에는 정확히 어떤 식으로 행사가 진행되는지 몰랐던 터라 생각 외로 다양한 공연에 뜻밖에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한국의 졸업식과 비슷한 행사인 것 같은데,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졸업이 아직 한 달은 남은 때에 열리는 졸업파티라는 것이지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제가 가르치는 4학년 학생들 중 참석한 아이들은 한 두 명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볼 때 다수가 참여하는 행사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학사모를 쓰고 학장님으로부터 졸업장을 받으며 졸업의 기쁨을 만끽하는 학생들을 보니 대견했습니다. 7시 시작이라던 행사는 8시에..
이 글은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보내는 메일입니다. 메일로 받아보실 분은 댓글로 등록해 주세요 :D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메일로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안녕하셨는지요? 지난 달 17일에 현지적응훈련을 모두 마치고, 18일부터 룩소르에서 본격적인 코이카 단원으로서의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도착해서 바로 수업을 시작하였는데, 그와 동시에 집 정리하고 생활에 필요한 몇 가지 일들을 해결하다 보니 몸이 힘들었는지 며칠 가볍게 몸살을 앓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아주 생생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 먼저, 제가 살고 있는 동네는 룩소르의 '파이루즈'라는 구역인데, 신기하게도 제 아랍어 이름과 똑같은 지명입니다. 코이카 단원들과 자이카(일본의 코이카) 단원들이 주로 ..
제가 있는 룩소르는 고대 이집트 신왕국 시대의 수도로, 옛날 이름은 '테베'입니다. 실제로 이집트 인들이 그렇게 불렀던 것은 아니고, 어떤 단어가 당시 이 곳을 찾았던 그리스인들의 귀에는 자기들에게 익숙한 테베로 들려서 그렇게 알려졌다고 합니다. 예전의 영광이 고스란히 남아있지는 않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유적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동안에는 신전(카르낙 신전, 룩소르 신전)과 박물관이, 서안에는 왕가의 계곡을 비롯한 무덤들이 주로 있습니다. 아, 동안과 서안이라는 것은 각각 나일강을 경계로 동쪽과 서쪽을 의미합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해가 서쪽으로 지기 때문에 서쪽은 죽은 자들을 위한 땅이라고 생각해서 무덤을 그 곳에 만들고 산 사람들은 동쪽에서 생활했다고 합니다. 서쪽이 죽어서 가는 곳인 것은 거의 ..
4월 18일에 룩소르에 도착해서 지금까지 약 2주의 시간을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집 청소부터 시작해서 가지고 온 짐과 택배로 부친 짐을 몽땅 정리하고, 그 와중에 한국어 수업도 하느라 나름 바빴어요. 사실 중간에 휴일도 있어서 숨 돌릴 틈은 있었는데 아직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 소식을 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 지금도 선배단원인 J 언니네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는 것인데, 언제쯤 집에서 편하게 인터넷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흑. (처음 이 포스팅을 시작하던 4월 30일로부터 또 시간은 흘러서 이제는 집에서 인터넷을 하고 있네요!) 오늘은 룩소르 도착 후 첫 포스팅으로, 저의 아늑한 보금자리인 집을 구경시켜 드리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집들을 구경하면서 봉사단원이 혼자 살기에는 너무(?) 좋은 집이 ..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4월 17일 일요일로, 오전에 현지적응훈련 수료식이 있었습니다. 12월 27일에 시작된 이집트 현지적응훈련이 거의 4개월이 가까워지는 시점에 끝을 맺게 되었네요. 내일이면 모든 짐을 가지고 룩소르로 내려가게 되는데, 앞으로 20개월 동안 아무 탈 없이 활동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카이로를 떠나기 전 저에게는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이 곳에 사는 채식 블로거인 제니퍼를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제니퍼는 이집트에 온 지 15년이 된 미국인으로, 인터넷에서 '천 개의 기쁨'이라는 뜻을 가진 블로그, "알프 하나(Alf hana)"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집트에 오기 전 여기에서 두부나 두유 등의 채식 식품을 구하는 것이 가능한 지 궁금했던 저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