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10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약 2년을 이집트 룩소르(Luxor)에서 생활하였습니다. 그리고 2015년 3월부터 우간다 글루(Gulu)에 살고 있으며, 12월까지 여기에 있을 예정입니다. 이집트는 지도 상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동북쪽 코너에 위치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이집트에 다녀온 이후로 한국에서 아프리카 지역에 다녀왔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이집트는 아프리카라 할 수 없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듣곤 했습니다. 이 말에는 여러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비해 북아프리카는 발전된 곳이라는 것.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북아프리카는 사회 문화적으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분명히 그런 측면이 있고, 그런 차이를 부인할 생각은 없습니다. ..
얼마 전 '회사 생활이 편해지는 업무 노트 습관'이라는 제목의 글을 읽고, 나는 어떻게 시간과 업무를 관리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전일제로 일을 하는 건 올해가 처음인, 비루한 경력이지만 공유 차원에서 적어 본다. 업무의 성격 나는 '프로그램 매니저'라는 이름을 달고 있고, 글루에서 진행되는 사업을 담당한다. 이 사업에는 사업계획서가 있고, 거기에는 올 한 해 동안 해야 할 큼직한 일들과 그에 배정된 예산이 모두 나와있다. 그렇지만 구체적으로 그 일을 언제,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와 같은 세부 사항은 정해져 있지는 않다. 나는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현지의 팀과 함께 의논하여, 본부의 승인을 받아 실행한다. 또, 애초에 계획된 모든 활동들이 차질없이 잘 실행될 수..
1. 언니 집에서 읽은 책. 그야말로 기이한 이야기들의 모음. 술술 책장이 잘 넘어감.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 국내도서 저자 : 미야베 미유키(Miyabe Miyuki) / 김소연역 출판 : 도서출판북스피어 2008.03.28상세보기 2. 1번과 비슷하지만 좀 더 긴 호흡의 소설이라 더 재미있게 읽었음. 주인공들이 호감. 말하는 검 국내도서 저자 : 미야베 미유키(Miyabe Miyuki) / 최고은역 출판 : 도서출판북스피어 2011.12.26상세보기 3. 문학학회 세미나 첫 번째 책. 혼자 읽을 때는 별로였는데 이야기하면서 못 본 것들을 많이 발견해서 재미있었음. 은교 (양장) 국내도서 저자 : 박범신 출판 : 문학동네 2010.04.06상세보기 4. 문학학회 세미나 두 번째 책. 왜 우리는 ..
철학자의 식탁에서 고기가 사라진 이유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최훈 출판 : 사월의책 2012.12.10상세보기 ■ 왜 읽었을까? 내가 처음으로 채식에 대해 알게 되고, '채식을 해 볼까?'하고 생각한 것은 8년 전의 일이다. 대학에 들어와 읽게 된 '부엌'이라는 한국 소설에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싫어서 남의 살, 즉 고기를 먹지 않는 인물이 등장했다. 그 사람이 하는 말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은 했으나, 그 생각이 나도 채식을 실천해야겠다는 결심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고기의 맛을 포기하기에, 또 고기를 먹지 않음으로써 발생될 불편함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 3년 전, 내 입 속으로 들어가는 것들이 나를 만들어내기에, 좋은 먹거리를 먹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임..
1. 코이카 사무소 / 2012.1.2 : 한 해를 열기에 좋은 책이었음. 앞으로 내가 걸어가고 싶은 길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됨. 히말라야 도서관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존 우드(John J. Wood) / 이명혜역 출판 : 세종서적 2008.02.10상세보기 2. 코이카 사무소 / 2012.1.3 : 전에 읽었던 '플라이, 대디 플라이'와 같은 주인공들이 나오는 책이어서 일단 반가웠고, 재밌었음. SPEED 국내도서>소설 저자 : 가네시로 가즈키(Kaneshiro Kazuki) / 김난주,양억관역 출판 : 북폴리오 2006.02.10상세보기 3. 코이카 사무소 / 2012.1.5 : 음식과 관련된 동아시아 문화와 역사,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점까지 다룬 깊이있는 책. 차폰 ..
1. 서울역 철도문고에서 구입 / 2011.02.04 : 오랜만에 읽은 한국 소설. 재미있는데 장편이 아니라 시작하다 마는 점이 아쉬웠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국내도서>소설 저자 : 김영하 출판 : 문학동네 2010.07.21상세보기 2. 사촌동생 집에서 / 2011.02.11 : 중간 중간 곁가지로 새는 느낌이 있기는 했지만 이야기와 문체 모두 좋았음. 외딴방 국내도서>소설 저자 : 신경숙 출판 : 문학동네 1999.12.04상세보기 3. 꽃동네에 있던 책 / 2011.02.13 : 산티아고의 길을 걷고 온 저자가 올레길을 만들기까지의 이야기. 제주에 가고 싶다! 제주 걷기 여행 국내도서>여행 저자 : 서명숙 출판 : 북하우스 2008.09.01상세보기 4. 엄마한테 빌려 읽음 / 2011...
정현이 ‘호텔 파이루즈’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다른 곳에서 만난 한국인 여행자에게 자신의 다음 여행지를 이야기했을 때, 그 여행자는 자신이 묵었던 곳이라며 호텔 파이루즈를 소개해 주었던 것이다. 정현은 특별히 예약해 둔 숙소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미리 수집해 둔 정보도 없었기 때문에 그 곳으로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홈페이지는커녕 인터넷 카페 하나 없이 입소문으로만 영업을 한다는 것은 좀 이해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어쨌거나 덕분에 기차에서 내렸을 때 그녀가 가진 것은 그 여행자가 그려준 어설픈 약도 하나였다. 주변에 이렇다 할 큰 건물은 없었다는 그의 말을 반영하듯, 약도라고 해 봐야 하얀 종이 위에 직직 그어진 몇 개의 선일뿐이었다. 기차역을 빠져 나와 ..
세 잔의 차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그레그 모텐슨(Greg Mortenson), 데이비드 올리비에 렐린(David Oliver Relin) / 권영주역 출판 : 이레 2009.02.13상세보기 ■ 왜 읽었을까? 룩소르 이웃 분께 추천을 받아 읽게 된 책이다. 그레그 모텐슨이라는 사람이 우연한 계기에 히말라야 산간 마을의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되어 처음으로 그 곳에 학교를 짓게 되고, 점차 더 많은 마을로 그 활동을 확대해 나간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했다는 점과 '교육'이 중요한 키워드라는 점에서 기대를 안고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 어땠냐고? 비소설 분야에서 '올해의 책'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나에게는 많은 울림을 남긴 책..
국경없는 의사회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엘리어트레이턴 출판 : 우물이있는집 2003.06.20상세보기 ■ 왜 읽었을까? 코이카 사무실에서 읽을 만한 책을 둘러보다가, 국경없는 의사회(Medecins Sans Frontieres)에 관한 책들이 눈에 띄어서 집어들었다. 전부터 이름은 많이 들어왔던 단체이지만 실제로 아는 것은 전혀 없는 듯한 생각에서였는데, 읽어보니 정말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없었구나 싶었다. ■ 어땠냐고? 이 책은 먼저 읽었던 '국경없는 의사회' 책과 비교하면 훨씬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준다. MSF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오로지 인도주의적인 동기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 현장에서는 TV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장면 외에 불협화음도 종종 불거져 나온다. 이 외..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국내도서>역사와 문화 저자 : 루츠 판 다이크(Lutz van Dijk), 데니스 도에 타마클로에(Dennis Doe Tamakloe) / 안인희역 출판 : 웅진주니어 2005.09.30상세보기 ■ 왜 읽었을까? 내가 가는 이집트도 아프리카 대륙에 있다 보니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은 점차 커지고 있는데, 그 곳에 대해 아는 것은 정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마침 언니 책들을 살펴보다 보니 이 책이 있는 것이 아닌가. 언니에게 예전에 수업에서 읽었던 책인지 물어보았더니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샀다고 한다. 가끔 이런 식으로, 나와는 전혀 관계없을 만한 책을 주변에서 손쉽게 발견할 때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 어땠냐고? 청소년을 위한 아프리카의 역사라고 하는데..
2010년 9월 이후로 내가 읽은 책들을 그냥 목록으로 간단하게 정리하고, 코멘트 달아 둔 것 :) 1. 성미산학교 도서관 (2010.09.01) : 설정 자체는 흥미로우나 소설로서의 매력은 떨어짐 박사가 사랑한 수식 (양장) 국내도서>소설 저자 : 오가와 요코 / 김난주역 출판 : 이레 2004.06.28상세보기 2. 다함이에게 빌린 책 (2010.09.08) : 책을 손에서 놓기가 어려움. 흥미진진. 그러나 한 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헝거 게임 (양장) 국내도서>소설 저자 : 수잔 콜린스(Suzanne Collins) / 이원열역 출판 : 북폴리오 2009.10.31상세보기 3. 성미산학교 도서관 (2010.09.11) : 청소년 용으로 가볍게 풀어낸 매카시즘 이야기. '고전'과 그렇지 않은 책..
스님의 주례사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법륜 출판 : 휴(休) 2010.09.13상세보기 ■ 왜 읽었을까? 엄마한테 전부터 이야기를 들었던 법륜스님의 책인데다, 한겨레였나? 어디선가 책 소개된 것을 보니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읽어 보았다. ■ 어땠냐고? 꼭 결혼이나 남녀 관계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인 것 같다. 정말 구구절절 맞는 말이라 뭐 이런 것을 말로 하나 생각할 수도 있는, 그야말로 '삶의 기본 자세'를 막상 우리들은 전혀 따르지 않고 있는 것 아닌가. 내 스스로 삶을 복잡하고 힘들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다시 읽어 보면 머리 속이 깔끔해질 듯하다. 다만 처음부터 책을 쓸 생각으로 쓰신 글이 아닌 것인지, 여기 ..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국내도서>인문 저자 : 김정운 출판 : 쌤앤파커스 2009.06.02상세보기 ■ 왜 읽었을까? 엄마가 읽어보시고 재미있다고 강력 추천을 해 주셔서, 때마침 추석이라 집에 내려간 김에 짬짬이 다 읽고 올라왔다. 제목에서 왠지 거부감이 느껴졌었는데 (내가 공감할 수 없는 남자들의 이야기일 것만 같아서-) 읽어보니 전혀 그런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되었을 책이었다. 그냥 주절주절 적은 에세이가 아니라, 저자가 공부한 분야를 자기의 이야기로 풀어낸 것이라 특히 좋았다. ■ 어땠냐고? 다 읽고 보니, 읽는 도중 책 귀퉁이를 접어놓은 것이 열 개를 넘었다. 즉, 공감가는 부분이 꽤나 많았다는 거다. 대체 왜 우리나라에는 재미없게 사는 사람들이 이토록 많은 걸까, 그런 궁금증이 있었는데 읽..
2005년 3월, 부푼 마음을 안고 들어간 학교. 중간에 휴학 2년을 하고, 7학기 만인 2010년 8월 31일에 졸업했습니다. 아직도 제가 졸업생이라는 실감은 별로 나지 않습니다. 그냥 7, 8월의 여름방학이 9월까지 쭈욱 이어지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제가 취직을 해서 새로운 생활을 하게 되었다면 좀 달랐을텐데, 지금의 백수 생활은 대학생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인 듯합니다. 돌이켜 보면, 제 나름대로 의미 있고 보람된 대학생활이었습니다. 스스로 참 잘 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규정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제가 정말 듣고 싶은 강의들로 시간표를 채웠던 거예요. 인문학 글쓰기, 조선시대의 지성사(노관범 선생님), 한국문학과 여성, 서양미술사 입문(윤세진 선생님), 라틴어 1, 2(김헌 선생님), 희랍비극..
나는 남자의 자격을 아주 가끔씩 봐서, 박칼린 음악감독이 나오는 부분을 보지 못 했고 다만 요즘 화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네이버 검색어를 통해서 알았다. 사실 좀 부끄럽지만 나는 박칼린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봤고, 뭐하는 사람인지도 이걸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하핫. 어쨌거나,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라는 프로그램에 이 분이 나온 것을 엄마가 한 번 보라고 강력히 추천을 하셔서 방금 봤는데,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꽤 많아서 메모를 해 놓았다. 남이 다 했던 거는 하기가 싫은 거에요. 그리고 남들이 다 만들어 놓은 시스템 안에서 하는 건 아무런 매력도 없고, 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계속 도전을 찾아갔던 게,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는데, 적성에는 맞았어요. 그럼 나의 정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