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파이루즈 01화
정현이 ‘호텔 파이루즈’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다른 곳에서 만난 한국인 여행자에게 자신의 다음 여행지를 이야기했을 때, 그 여행자는 자신이 묵었던 곳이라며 호텔 파이루즈를 소개해 주었던 것이다. 정현은 특별히 예약해 둔 숙소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미리 수집해 둔 정보도 없었기 때문에 그 곳으로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홈페이지는커녕 인터넷 카페 하나 없이 입소문으로만 영업을 한다는 것은 좀 이해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어쨌거나 덕분에 기차에서 내렸을 때 그녀가 가진 것은 그 여행자가 그려준 어설픈 약도 하나였다. 주변에 이렇다 할 큰 건물은 없었다는 그의 말을 반영하듯, 약도라고 해 봐야 하얀 종이 위에 직직 그어진 몇 개의 선일뿐이었다. 기차역을 빠져 나와 ..
생각주머니/꾸며쓰다
2011. 12. 10.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