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 목요일 카이로 공항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이 곳 날씨가 그리 따뜻하지는 않았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고 빗방울까지 살짝 떨어져, 한국과는 다른 따스한 봄바람을 기대했던 저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웠지요. 그런데 어학원을 다니며 길거리를 보니 전과는 달리 푸른 잎사귀들과 화사한 꽃들이 곳곳에 고개를 내밀고 있었습니다. 바야흐로 봄, 아니 어제의 날씨를 생각해 보면 초여름이라고도 할 수 있을 카이로의 풍경을 전합니다. 자연만이 이집트에 봄을 가져다 준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이 곳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자신들의 직접 손으로 불러온 봄의 흔적 또한 여기 저기에서 볼 수 있었지요. 이번 시민혁명을 통해 이집트인들은 자신의 나라에 대해 좀 더 자부심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고대의 영광을 넘어서, 이제는 밝..
샤모니에서 다시 기차를 타고 (대체 이 날 하루 동안 기차를 몇 번 탄 건지...=_=) 2시간 반, 드디어 우리가 하루를 묵을 곳- 아침에는 잠시 스쳐 지나가기만 했던 안시 Annecy 에 도착했다 >_< 일단 미리 예약해 두었던 호텔로 가서 체크인을 한 후 짐을 내려놓고, 호텔 직원 분에게 괜찮은 음식점 정보를 얻은 다음 지도 한 장을 들고 안시 시내 구경에 나섰다. 안시는 여행 전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돌아다닐 때 보았던 사진들처럼, 정말 예쁜 도시였다 :) 도시를 관통하는 운하의 맑은 물과, 그 주변에 피어있는 화사한 꽃들... 원래는 저녁으로 라클레트 Raclette (치즈를 녹여 삶은 감자, 햄 등과 함께 먹는 요리)를 먹고 싶었는데 아무리 이 근처 식당들의 메뉴판을 들여다 봐도 그걸 파..
2월에 투르 Tours 사는 프랑스 친구 집에 놀러갔을 때, 그 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얻어 타고 아재-르-리도 Azay-le-Rideau 성에 갔었다. 나는 11월에 한 번 갔던 터라 두 번째 방문이었는데, 11월 스산한 성과 이 날의 따뜻한 날씨 속 성은 좀 달랐다. 성 자체보다도 주위에 흐르는 시냇물이나 잔디 위에 핀 작은 꽃들이 참 예뻤었다. 이 때만 해도 '이 동네에는 봄이 참 빨리 오는구나+ㅁ+' 이런 생각을 하며 좋아하고 있었는데 왠걸, 아직도 여긴 제대로 봄이 오지 않은 것 같다. 아니면 이 상태를 여기서는 '봄'이라고 부르는 것일지도... 아무튼 내가 아는 봄은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