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시에서 찍었던 네 장의 폴라로이드. 혼자 여행을 가면 폴라로이드 사진 찍기가 참 막막한데 이번 여행에서는 둘이었기 때문에 돌아가며 한 번씩 서로 찍어주고 :) 나중에 자기 사진 한 장, 상대방 사진 한 장 이렇게 두 장씩 나눠 가졌다. 이건 돌아오는 떼제베 안에서, 서로 나눠갖기 전에 판대기 위에 올려 놓고 찍어둔 거. 안시는 진짜 이런 분위기였던 것 같다. (앗 물론 폴라로이드라 좀 더 밝게 미화된 부분은 있지만 =ㅁ=) 날씨 덕분에 환하고, 꽃이 가득하고, 맑은 물이 흐르고... 다녀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왠지 아련한 기억 같네.
2월에 투르 Tours 사는 프랑스 친구 집에 놀러갔을 때, 그 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얻어 타고 아재-르-리도 Azay-le-Rideau 성에 갔었다. 나는 11월에 한 번 갔던 터라 두 번째 방문이었는데, 11월 스산한 성과 이 날의 따뜻한 날씨 속 성은 좀 달랐다. 성 자체보다도 주위에 흐르는 시냇물이나 잔디 위에 핀 작은 꽃들이 참 예뻤었다. 이 때만 해도 '이 동네에는 봄이 참 빨리 오는구나+ㅁ+' 이런 생각을 하며 좋아하고 있었는데 왠걸, 아직도 여긴 제대로 봄이 오지 않은 것 같다. 아니면 이 상태를 여기서는 '봄'이라고 부르는 것일지도... 아무튼 내가 아는 봄은 아냐.
안씨에서 하룻밤을 보낸 누벨 호텔 Nouvel Hotel 에서의 아침식사 호텔 예약할 때 그 가격에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방문에 꽂혀 있는 가격표를 살펴 보니 1인당 9유로를 따로 내야 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할 지 이야기하다가, 어차피 점심을 간단하게 먹을 거니까 아침을 잘 먹자고 결론! 아침 7시부터 시작인데, 우리는 7시 정각에 식당에 내려가서 아무도 없는 식당에 둘이 앉아 천천히 8시까지 아침을 먹었다 =ㅁ=a 9유로 짜리니까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 + 뭐든 먹어봐야겠다는 호기심 의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 각종 빵들과 시리얼, 과일 주스, 요플레, 커피와 핫쵸코... >_< 사진엔 없는데, 이 지역 치즈 세 종류를 준비해 두고 잘라먹을 수 있도록 한 점이 특히 좋았다 :) 조..
하나. 마트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이 비네그레트 소스 세트를 발견 :) 비네그레트 소스는 프렌치 드레싱이라고도 많이 하는 것 같던데, 올리브유에 식초, 소금 정도만 넣은 아주 간단한 드레싱이다. 기숙사에서는 거의 웬만한 풀 샐러드(=_=)에는 이 드레싱이(만) 나온다. 우리나라식의 달콤짭짤한 드레싱에 입맛이 길들여져 있던 터라 처음에는 좀 별로였는데, 요즘은 그 별 거 없음에 슬슬 중독되고 있는 듯하다. 어쨌건, 마트에서 발견한 이 세트는 병 하나가 손가락 길이 정도라, 정말 귀여웠다. 기본 비네그레트 소스, 거기에 레몬이 첨가된 것, 바질이 첨가된 것 이렇게 세 종류인 듯 :) 충동 구매할 뻔한 것을 이성적으로 참아냈다 =ㅁ= 둘. 이번에 파리 가는 길에 새 여권을 찾으러 영사관에 들렀는데, 거기에서 한..
1월 1일, 우리나라 같으면 곳곳에 영화 보러, 맛있는 거 먹으러 나온 사람들이 바글바글할 텐데 이 동네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어김없이 가게 문 다 닫고 모두들 집에서 푹 쉬고 있는 모양이다. 스트라스부르를 다녀온 후 하루는 민박집에서, 또 하루는 아는 사람을 만나며 쉬었던 터라 이 날 하루는 파리 시내를 천천히 걸어다니며 문 연 곳들을(그런 곳이 있다면) 둘러보기로 결정했다. 외곽에 위치한 민박집에서부터 30분 정도를 걸어왔을까, 어느 동네의 빵집에 사람들이 길게 줄 지어 서 있는 재미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다른 가게가 문을 다 닫는 일요일이라도 빵집들만은 오전 영업하는 것을 앙제에서도 보곤 했는데, 아마 새해 첫 날인 이 날도 그것만은 비슷한가 보다. 사람이 빵은 먹어야지 인 것인가 =_= 어..
스트라스부르의 유스호스텔에서 같이 방을 썼던 프랑스인들에게 얻어 먹었던 음식 :) 이건 다음 날 콜마르 갔을 때 슈퍼마켓에서 발견해서, 잊어먹지 않으려고 찍어둔 사진이다. 간단하게 설명을 하면, 위 사진은 리예트(rillettes 프랑스 식으로는 히예트?)인데, 사전을 찾아보니 (다음 백과사전=_=) "돼지나 거위의 고기를 잘게 잘라 지방과 함께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삶은 음식. 빵 위에 얹어서 먹는다." 고 되어 있다. 설명만 보면 그리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이지만, 실제로 보면 돼지고기 장조림 비슷한 것이 좀 더 기름이 많고 간장은 없는(응?!=ㅁ=) 정도이고 무엇보다 푸아그라 같은 냄새가 없어서 먹을 만하다 :) 아래 사진은 그리스 치즈 종류인 짜찌기. (이름이 왠지 '찌꺼기'나 '자치기'를 생각나게 ..

[ 초코 파운드 케이크 + 내가 만든 쿠키 3종류 + 아야카의 초코칩쿠키 ] 지난 번에 길게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군것질 욕구가 늘어난 것 같아서 나름 그것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지난 주말에 쿠키를 만들어 봤었다! (응? 말이 되는 소리?) 요리하는 사람은 의외로 자기가 한 거 잘 안 먹기도 하는데 쿠키도 혹 그렇진 않을까 싶어서.. (=_=?) 그보다도, 기숙사에는 오븐이 두 개나 있고 이 동네에서는 제과제빵 재료 구하기가 더 쉬울 듯 해서 인터넷에서 구한 여러 레시피들을 한꺼번에 시험해 봤는데, 결과는 비교적 성공 :) 만든 후에 재빨리 포장해서 여기저기 나눠준 덕분에 내 입으로 들어간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저 쿠키들 중에서 제일 괜찮았던 것은 연한 갈색의 동그란 쿠키인데, 만들기도 제법 간단하고 ..

콜로세움 앞에서 로마군인 복장을 한 아저씨들을 발견해서 사진을 찍어도 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에게 같이 찍자고(찍어 준다고) 막 이리 오라 그런다. 얼떨결에 그 옆에 서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그런데 찍고 나서는 일인당 5유로를 내라고 하는 것이다=_= (그러게 너무 서비스가 좋다 했지!) 어쨌거나 돈을 받고 싶었으면 찍기 전에 미리 말했어야지, 이런 식으로 막 돈을 내라고 하다니=_= 흥흥 나는 돈 없다고, 주머니에 있는 20센트짜리 보여주면서 그냥 사진을 지우겠다고 더듬 더듬 말했다. 결국 그 아저씨는 별로 기분 좋지 않은 표정으로 그냥 가라고 했고 그 덕분에 사진은 남아 있다 허허. 당시에는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는데 지나고 나니 이런 것도 다 여행의 추억이 되는고나.

'얘가 잘 살고 있나...' 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저 잘 살고 있습니다+ㅅ+" 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 Nantes의 한 매장에서 조명, 거울을 구경하다가 슬쩍 찍은 사진. 어쩌면 얼굴이 더 동그래졌는지도 모르겠고... (흑흑) 2008년 2월 8일 금요일. 2007년 2월 9일 금요일의 내가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했었는지, 모조리 기억이 났다. 왠지 나 혼자서 그 기억 속을 헤매고 돌아다니는 듯한 억울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헤매고 돌아다닐지라도 그 속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좋았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