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처음 한 달을 보내면서 아쉬웠던 점 한 가지는 유럽풍의 담백한 곡물빵들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통밀빵은 매우 쉽게 구할 수 있었고, 현지인들이 즐겨먹는 납작한 빵 '아이쉬'(걸레빵으로도 불린다는)도 제 입에는 잘 맞았지만 프랑스에서부터 시작된 '장인이 한 덩이 한 덩이 직접 만든 빵'에 대한 열망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았습니다. 그 한 달 있으면서 메리어트 호텔의 베이커리에 들러 곡물빵을 사기도 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룩소르로 가게 되면 그것마저도 어려울 터, 결국 저는 제 손으로 빵을 만들어 먹기 위해 한국에 있는 동안 빵 만드는 법을 배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전에 인터넷에서 모니터 넘어 배운 방법으로 빵을 몇 번 만들어보긴 했지만, 근본 없는 베이킹이라서인지 결과..
'오월의 종'에 다녀온 이후로, (2010/06/23 - [일상다반사] - 정이 가는 빵집, 오월의 종) 호밀이 90%나 들어 있다는 독일빵 전문점인 악소(Ach so)의 빵을 맛볼 기회를 엿보고 있었지요. 그러다 어느 한적한 오후, 드디어 큰 맘 먹고 한남동을 찾아갔습니다 :) '악소'는 한남대교 건너편 순천향대학병원 근처, '리첸시아'라는 건물 1층에 자리잡고 있어요. 큰 길에서 가까운 데다, 채식 식당인 러빙헛 한남동점에 다녀오던 길에 눈여겨 봐 놓은 터라 찾기는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매장에 들어서니 테이블이 두세개 있고, 벽면에는 독일과 관련된 물품, 지도 등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저는 독일에는 한 번도 간 적이 없어서 그냥 신기한 눈으로 쳐다 보기만 했는데, 여행 다녀오신 분이라면 추억이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