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침, 갑자기 빵을 만들고픈 충동을 느끼고는 재료를 찾아봤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통밀가루와 냉동실에 잘 보관되어 있는 통보리가루를 보고, 전에 만들었던 것과 비슷한 통밀보리빵을 만들기로 결정을 했지요. 대신에 이번엔 무화과가 아니라 시나몬 가루를 넣어 향을 더하기로 했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겁도 없이 계량도 안 하고 대강 짐작으로 반죽을 시작했어요. 재료 : 통보리가루, 통밀가루, 글루텐, 시나몬가루, 아가베시럽, 소금, 이스트 통보리가루를 통밀가루보다 더 많이 넣고, 글루텐을 적당히(?) 넣은 다음, 소량의 소금과 이스트를 넣어 미지근한 물로 반죽을 했습니다. 순서가 좀 뒤바뀐 것 같긴 하지만 반죽을 하다 생각이 나서 시나몬 가루를 적당히 넣어 주고, 단 맛을 내기 위해 약간의 아가..
돌이켜 보면, 제가 처음으로 베이킹이라는 것을 해 본 것은 프랑스의 기숙사에서 였습니다. 그 기숙사에서는 평일에는 식사가 제공되었지만 주말에는 학생들이 직접 음식을 해 먹었기에 간이 주방을 개방해 주었는데, 그리 크지 않은 주방에도 아주 당연하다는 듯 오븐이 두 개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오븐을 사용해 본 적이 없던 저는 호기심에서 믹스를 사 와서 머핀을 만들어 보았었는데, 그것이 제 베이킹의 맨 첫 걸음이었던 것 같아요 :) 그렇게 베이킹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제가 점차 깨달은 사실은, 저는 참 욕심이 많고 성격이 급한 사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쿠키를 굽든, 빵을 굽든, 제대로 된 것을 만들어 내려면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반죽을 해 놓고 냉장고에서 숙성이 되도록 30분 정도 휴지를 시킨다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