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태원에 갈 일이 많아서 FFM(Foreign food market)에도 종종 들르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 구입했던 몰라세스에 이어, 오늘 요리에 사용한 것은 '껍질콩(그린빈)'과 '병아리콩통조림'입니다. 영어로는 그린빈인 껍질콩은 프랑스에 있을 때 자주 먹었던 채소인데, 볶아 먹어도 삶아 먹어도 맛있으며 니스식 샐러드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곤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는데 FFM에서 발견하고는 반가워서 무작정 집어들었어요. 다음으로 병아리콩(Chick pea)은 이집트콩이라고도 불리는데, 삶으면 포슬포슬한 식감이 아주 좋고 우리나라 콩에서 나는 콩 특유의 향이 별로 없습니다. 중동요리에서는 빠지지 않는 재료로 팔라펠(Falafel)이나 후무스(Hummus)를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
오늘은 오랜만의 아침식사 포스팅과 함께, 마실거리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해요! 사실 저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라하는 음료인 '술'과 '커피'에는 큰 매력을 못 느끼는 편입니다. 빵에 이어 술과 커피에까지 홀릭이었다면 아마도 제 삶이 지금 같지 않았을테니, 천만다행인 거겠죠? 크크. 술이나 커피가 몸에 좋지 않다, 중독성이 있다, 뭐 이런 이유에서가 아니라 그냥 맛있다는 생각 자체가 안 들더라고요 :) 그렇다고 물을 좋아하지는 않고(물 맛도 구분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날씨가 선선해지면 차를 즐겨 마시곤 합니다. 정갈한 옷차림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앞에 놓인 다기와 다구를 구분해 가며 차를 우려내는 것-과는 매우 거리가 먼, 티백 하나 넣고 펄펄 끓는 물 부어서 적당히(!) 우려내는 홍차 정도가 딱 제 ..
기숙사에서 5분 거리, 빵집이 하나 있었다. 한국의 체인점들처럼 화려한 조명으로 무장한 깔끔한 '매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시설이 낙후되었거나 지저분한 것도 아닌, 프랑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빵집. 한창 빵에 중독되어 있었던 때는 거의 매일 그 곳에 들르곤 했다. 빵집 주인 아주머니는, 내가 아는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처럼, 친절했지만 그 이상의 관심은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다. 프랑스어에 그리 자신이 있지 않았을 때는 해야 할 말을 정리, 점검하느라 몇 마디 오가지도 않는 그 짧은 시간에 가슴이 콩닥콩닥했고, 어느 정도 익숙해진 다음에는 무슨 빵을 먹을 지 마음을 정하지 못 한 탓에 아주머니와의 인사는 흘려 보내곤 했다. 가끔씩은 초콜렛이 들어간 패스트리 류의 뺑오쇼콜라(Pain au choc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