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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프랑스 회화 : La peinture française du 17e siècle


17세기 회화의 특징은 그 전에 비해 훨씬 다양해진, 새로운 주제들이라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새로 등장한 주제들에는,

풍속화 (예를 들면 자신의 집에서, 각종 일상적 물건들과 함께 그려진 소작인 가족들)

풍경 / 정물화 / 카드놀이하는 사람들 / 단체 초상화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등이 있다.




1 La famille de paysans / Les frères le Nain



이 그림은 소작인들을 그린 첫번째 그림이다.

주로 이 시기에 그림을 주문했던 부르주아 계층이 이 그림에 거부감을 가지지 않았던 것은

그림 속의 농민들에게서 폭력적인 모습이나 혁명의 기미 등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이 그림에서는 종교적 색채도 찾아볼 수 있다.

첫째로는 빵이나 포도주처럼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상징하는 물체들이고

두번째로는 왼쪽 뒤에 그려진 두 명의 인물, 즉 기도하는 남자와 선하고 착한 얼굴(처럼 보이는) 여인이 그러하다고.




2 Soldats jouant aux cartes/ Les frères le Nain



카드놀이하는 사람들을 그린 그림이면서, 동시에 동일한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단체 초상화이기도 하다.

(그림이 작아서 잘 안 보이지만) 잘 보면 카드놀이를 하는 가운데 두 명이 서로 짜고 다른 사람을 속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3 Le printemps / Nicolas Poussin



이 시대의 풍경화는, 풍경을 그린 그림이기는 하지만 '진짜' 풍경을 그린 그림은 아니라고 한다.

당시에는 직접 바깥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사회적으로 합의된, 정해진 풍경을 그리는 식이었기 때문이다.

이 그림만 해도, 여기에 묘사된 자연 경관을 보아서는 왜 이 그림이 봄을 나타낸 그림인지 알 수가 없다.

그림 가운데에 있는 인물들 즉 아담과 하와의 존재를 통해 사랑-생명-봄 이라는 연관성을 보아야만 이해 가능하다.




가을을 나타낸 이 그림 또한 마찬가지. 날씨나 주변 식물을 봐서는 왜 이 그림이 가을인지 알기 어렵다.

사람들이 들고 가는 포도(엄청 커다란!)를 통해 포도-수확-가을 이라는 연결고리를 생각할 때서야 제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4 Port de mer au soleil couchant / Le Lorrain



이 시기의 많은 화가들이 빛을 주로 이용한 데 반해, 이 화가는 색을 이용한 그림을 그렸던 사람이다.

그림의 먼 부분을 보면 자세히 표현된 것이 아니라 희미하고 불분명하게 그려져 있는데,

이런 탓에(?) 후세의 화가 모네 Claude Monet 가 이 그림을 좋아했다고 한다.

이 시기에는 이 그림처럼 풍경을 그린 그림이라고 해도 실제로는 그 풍경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동반되었는데

여기에서도 마찬가지, 풍경은 그 곳에 모여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어떤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에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5 Nature morte à la coupe de fruits / Lubin Baugin



과일을 그린 정물화.

그림의 안정된 구성을 통해 부르주아 계층의 삶의 균형성을 보여주고 있고,

우아한(나는 특별히 그렇게 느끼지 못 했지만 선생님의 설명으로는) 과일 받침대는 부르주아들의 부유함을 드러낸다.

또한 여기에 나타난 과일 자체도 이 시기에는 귀하고 비싼 과일이었던 복숭아이기 때문에 마찬가지 의미를 지닌다.

이처럼 그냥 대상을 나타낸 것처럼 보이는 정물화도 실제로는 부르주아 계층의 성공적인 삶을 보여주는 데 사용되었다.




6 St Joseph charpentier / Georges de la Tour



이 그림은 수업을 듣기 전에, 루브르 박물관을 다룬 우리나라 방송 프로그램에서 본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빛과 어둠의 강한 대비가 인상적이었는데, 수업을 들으니 왠지 더욱 친숙해진 느낌 :)

예전에는 예수님을 항상 십자가, 후광 등과 함께 특별한 인물로 표현했던 데 반해

이 그림에서는 그냥 어린아이의 모습을 가진 평범한 예수님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어린아이인 예수님은 미래에 대한 별 걱정이 없는 천진난만한 표정인 데 반해

요셉 성인은 어딘지 슬프고 걱정스런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데 이는 그가 이미 예수님이 겪을 고난을 알기 때문이라고. 




7 Le tricheur à l'as de trèfle



이 그림에는 '클로버♧ 에이스'와 '다이아◇ 에이스', 이렇게 두 버전이 있다고 한다 :) (왠지 재미있다~)

등장인물은 한 편인 부유층 창녀 + 그 가정부 + 사기꾼과 그들이 속여 먹으려 하는 한 젊은 청년, 이렇게 네 명이다.

여자가 하고 있는 진주 목걸이가 그녀의 직업을 드러내주는 상징물이며,

사기꾼의 풀려있는 리본은 좋지 않은 교육을, 그와 반대로 젊은이의 단정히 매어진 리본은 좋은 교육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카드 문양도 각각 의미를 지녔는데,

젊은이가 가진 스페이드♤는 불행을, 사기꾼 쪽의 클로버/다이아는 행운/돈을 나타낸다고 하니 젊은이가 질 것은 뻔하다.

또한 이 그림은 성서 속의 '돌아온 탕자' 이야기의 한 장면으로 볼 수도 있어 종교적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