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일들을 볼 때면 바로 이런 것이 '우연을 넘어선 운명'인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이렇게 거창한 말로 이야기를 꺼내고 나니 조금 부끄럽지만, 이번에 제가 세이브더칠드런의 '해외아동 결연후원'을 하게 된 것은 그런 신기한 '우연'들이 모여 이루어진 일입니다. 맨 처음 세이브더칠드런을 알게 된 것은, 이번에 한국에 들어가 몇 주를 머물렀던 삼촌 댁에서 '모자뜨기 키트'를 발견하고서 였습니다. 전부터 뜨개질을 배워보고 싶기도 했고, 손으로 뭔가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픈 열망도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모자를 뜨게 되었지요. 제가 열심히 모자를 뜬 것은 물론 '아프리카의 신생아들을 살린다'는 좋은 취지에 동감을 했기 때문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잉여스러운 ..
한국에 들어온 지 한 달 만에 코이카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협력요원들과 아인샴스 단원들 몇몇은 이미 이집트로 들어가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결국 언제가 될 지는 모르나 돌아가는 것은 확실하다,는 이야기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안개 자욱한 숲 속에 있다가 이제는 글자가 희미할 망정 낡은 표지판이라도 보이는 것 같아서, 다시 뭔가를 시작해 볼 힘을 얻었다. 그렇다고 아직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2월 10일 - 15일 (꽃동네) 지난 포스팅에서 꽃동네로 떠난다고 말을 했었다. 2월 9일 수요일에 대전을 거쳐 음성에 도착해서 삼촌 댁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2월 10일 목요일 아침 일찍 꽃동네에 갔다. 랜덤으로 수녀님이 골라주신 곳은 '애덕의 집'이었는데 도착하기까지도 나는 그 곳이 어떤 곳인지 전혀 알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