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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파리에서의 둘째날 이야기입니다 :D
(지금 이 글을 쓰는 데 오류가 20 번쯤 나서 계속 로그인 다시 하고 ㅠ_ㅠ 울면서 쓰고 있어요 흑흑)

일단 아침 7시쯤 눈을 떠서 부비적거리며 세수만 대충 하고 밥을 먹었지요.
아침에는 빵이랑 씨리얼 정도가 나온다고 알고 있었는데,
토스트한 식빵, 씨리얼, 계란 후라이, 커피, 버터, 잼이랑 누뗄라(맛있어요!)까지
평소 식단에 비하면 엄청 호화스러운 아침이었습니다 히히
무엇보다도 바게뜨빵이 아니라 토스트한 식빵의 질감이 너무 좋았어요 'ㅡ' (감격)

꾸역꾸역 아침을 입에 밀어 넣고, 또 다시 어디로 가야 할까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이 때 이후로도 파리에는 또 오게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리하면서까지(사실 별로 무리도 아니건만) 많은 것을 보려는 생각은 없었어요.
마치, 서울에 한 번 놀러가는 거라면 남대문, 인사동, 경복궁 (또 뭐가 있지?@_@) 다 보려고 하지만
서울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한 군데씩 찾아가게 되는 것처럼요.
물론 저는 파리에 사는 것은 아니지만(쿨럭'ㅅ') 몸이 힘든 여행자가 되고 싶지 않았달까요.

그리고 고 1 & 3 같은 반이었던 (그리고 저의 대녀이기도 한 'ㅡ') 란이를 만날 것이기도 해서
그 전에 한 군데만 살살 둘러보고 있어야지 하고 생각을 했답니다.

아무튼 그리 길지 않은 고민 끝에, '파리에 왔으니 당연히 에펠탑을!' 이라고 결정을 내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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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먹고 에펠탑으로 가는 길 :D 에 지하철 역에 사람이 별로 없길래 찍은 사진-
민박집이 이 역에 있었어요. 지도 상으로는 외곽이었지만
파리가 그리 크지 않아서 (저는 서울 정도로 생각했..) 얼마 안 걸렸지요!


에펠탑은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다지 헤매지 않고 갈 수 있었어요 :D
에펠탑이 어디에 있나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드디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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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좀 그래서 꼭대기가 안개에 가려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와 에펠탑이다~"

멀리서 한 장 찍고, 가까이서 한 장 찍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셀카도 찍어 보고-
에펠탑을 보니까 왠지 파리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조금 들더라구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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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휭휭 불어서 머리는 휘날리고 흠흠- 그래도 에펠탑과 함께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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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아래 쪽에 보이는 곳이 처음 제가 있었던 곳이에요.
저기에서부터 쭉 걸어서 에펠탑 아래를 지나서 여기까지 왔답니다 :D
에펠탑 위에도 올라가 보고야 싶었지만,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의 엄청난 줄을 보고 포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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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앞이 군사학교였던 것 같은데 (맞나?)
여기에는 여러 나라 말로 '평화'를 적어 놓은 기둥들이 있었어요.
한글로 적혀 있는 '평화'를 보고 반가워서 :D
그리고 그 너머로 멀리 에펠탑도 보입니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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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이를 만나러 가기 전에 시간이 좀 남아 있어서 쭈욱 걸었어요.
여기는 무슨 건물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그냥 밖에서만 구경했는데,
인상깊었던 것은 이 건물의 꼭대기 금칠보다 은행잎 노란색이 더 예뻤다는 거에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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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봤던 건물(금색 지붕)의 주위를 쭉 돌아서 정문까지 걸었습니다.
사실 이 사진을 찍은 건 이 건물이 인상깊어서라기보다
꼭 무슨 일 일어날 것 같은 음산한 분위기의 날씨 때문이었어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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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한참을 걸어서 (아침부터 거의 1시간 반은 걸은 것 같아요 흑)
사진에는 나오지 않지만, 오르쎄 박물관 앞에서 란이를 만났습니다 :D
친구를 만나고 나니 여기가 파리인지 서울인지 부산인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냥 웃고 떠들고, 골목을 돌아다니며 이것 저것 구경을 했어요.
이 사진은 한 골목을 지나가다가 찍은 예쁜 꽃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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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걸어다니다가 배가 고파서 밥을 먹기로 했어요 :D
이 곳 저 곳 기웃거리다가 점심 메뉴가 13€ 정도인 한 레스토랑에 들어갔는데,
아무리 메뉴판을 봐도 재료 말고는 어떤 음식일지 짐작이 안 가는 요리들 'ㅅ' ;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전채 요리로는 달팽이를 시켜봤는데 그냥 골뱅이 같았어요 크크
본식으로 나온 닭가슴살 요리는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습니다 흑 (고르는 것도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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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며 한참 구경을 하다가, 이번에는 마카롱을 먹어보러 갔어요 :D
유명한 집이라서 그런지 마카롱을 사러 온 사람들이 가게 바깥까지 줄을 서 있었습니다.
란이와 함께 그 줄에 합류해서 5분 정도 기다려서, 마카롱을 6개 정도 (쪼꼬만 게 비싸요!)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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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들고 우물우물 먹었는데, 맛있어요! (초코맛이랑 커피맛이 제일 맛있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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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생 제르멩 데 프레 성당이에요.
이 성당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고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돌아다니는 것이 분명 'ㅅ' ;)
안에 들어가서 조용히 구경하고 다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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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근처에 있던 극장에서 '밀양'을 하더라구요 :D 또 괜히 반가운 마음~
이렇게 큰 상을 타지 않고서는 여기서 한국 영화를 영화관에서 볼 일이 거의 없을 듯해요 'ㅡ' 흠
Angers에서도 한 극장에서 '밀양'을 상영하던데, 많은 사람들이 보는지 궁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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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저씨들은 성당 옆 거리에서 공연을 하던 분들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서서 구경을 하고, 어떤 사람들은 통에 돈을 넣고 가기도 하더라구요 :D
정말 사람을 즐겁게 하는 신나는 음악이어서, 두 곡 정도 듣고 난 뒤 동전을 살짝 넣고 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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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저리 돌아다니다 발길이 닿은 곳은 루브르 박물관 마당이었어요.
전 날은 바깥쪽에서, 이 날은 안쪽에서 (결국 안은 들어가 보지 않았습니다 허허)
루브르는 정말 거대해서 보다가 사람이 지칠 정도라고 하는데,
다음 번에는 체력과 지식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루브르 구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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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해가 져서 어둑해지는 루브르에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앞쪽에 환하게 빛을 내며 돌아가는 관람차가 보여서 그 쪽으로 향했어요.
이렇게 멀리서 보니까 참 그럴 듯하고 낭만적으로 보였지만
막상 가까이서 이 관람차를 보니까 좀 위험해 보이기도 하고 (바람이 부니까 막 흔들 흔들)
그리고 좀 추울 것 같기도 하고 그랬답니다, 허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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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람차 근처에서, 에펠탑이 반짝거리는 것을 목격!
낮에는 그냥 '커다란 고철탑' 비스무리한 에펠탑이었지만
까만 하늘을 배경으로 반짝거리는 모습은 정말 하나의 '보석'같았어요.

어떤 면에서, 낮과 밤의 에펠탑은 파리라는 도시가 가진 양면성과 닮은 듯해요.
많은 사람들이 '파리'하면 반짝거리는, 꿈과 낭만이 있는, 사랑이 있는 그런 도시를 생각하지만
막상 또 파리에 와 보면 개똥도 많고, 좀 우중충하고, 기대와는 한참 다르니까요.

아무튼 반짝거리는 에펠탑을 보기 위해 또 다시 걸었습니다.
그렇지만 에펠탑은 가까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가는 사이에 반짝거리는 것은 끝이 났고,
란이와 함께 에펠탑 아래에서 다시 불이 깜빡거리기를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눴지요 :D
그러다 어느 순간, 아마도 7시 정각이 되었을 때, 다시 반짝거리는 에펠탑!
왠지 이 때는 참 행복한 기분이었던 것 같아요.  


에펠탑을 한참 구경하고, 란이와 걸으며 이야기를 하다가
저는 민박집으로, 란이는 다시 어학원 기숙사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짧은 만남이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 곳에서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았고
그래서 첫 날보다는 둘째 날이 더 뿌듯하고 기쁜 날로 기억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민박집에 돌아가서는 무려 "감자탕"을 먹었답니다 (정말 정말 맛있었어요 'ㅡ'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