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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

아침 8시 9분 기차였기 때문에 6시 반쯤 일어나서 준비를 시작했다.
가방은 전 날 다 챙겨놓았기 때문에 딱히 준비랄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열흘 정도 기숙사를 떠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것 저것 정리를 했다.

조용한 기숙사를 빠져나와서 역으로 향하는 길, 날씨가 참 추웠다.
예전에 처음 파리에 갈 때는 두근 두근 했는데 이번에는 그냥 담담 :D
1시간 30분만에 기차는 파리 몽빠르나쓰 역에 도착했고 곧장 민박집으로 향했다.
민박집에 짐을 내려놓고, 챙겨 주시는 아침밥을 넙쭉 받아먹은 다음
무얼 할까 생각하다가 파리 시내로 산책을 나가기로 결정 'ㅡ'

일단은 소르본 근처 서점이 많은 거리에 들러서 라틴어 희랍어 책을 구경.
고등학생 수준의 책은 너무 어려워 보였고 그나마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의 책이 괜찮아 보였다.
나는 라틴어를 처음 구경한 게 대학교 2학년 때인데, (그나마 라틴어 강좌가 있는 학교도 별로 없고)
여기에서는 초등학교에서도 라틴어를 배울 수 있으니, 이건 차이가 없을래야 없을 수 없다.
이왕 서점에 들른 김에 인터넷에서 미리 찾아 보았던 프랑스어 교재도 다 구경해야지 'ㅡ' 하면서
책장 가득 꽂힌 책들을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고, 그러다 보니 금방 두 시간쯤 지나버렸다.

서점에서 나와서 찾아간 곳은 룩셈부르그 공원 (Jardin du Luxembourg)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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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서 분수 가장자리는 꽁꽁 얼었다.
그래도 산책나온 시민들, 구경 온 관광객들이 공원 곳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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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 있는 분수 위에서 한가롭게 돌아다니는 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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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새들의 스케이트장 같은 느낌이었음 :D
어떤 새들은 가운데 얼지 않은 부분 근처로 가서 물을 마시기도 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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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책자에서 이 공원에 대한 설명을 찾아 보았더니
'앙리 4세의 왕비 마리 드 메디시스가 망향의 일념으로 17세기에 세우게 한 궁전의 앞뜰이었던 공원'
이라고 나와 있었는데, 돌아다니다가 그 왕비의 조각상을 발견해서 사진 한 컷 'ㅡ'
그 왕비는 이 궁전을 지음으로써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좀 달랠 수 있었던 걸까?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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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해가 저물고 있는 오후 무렵의 공원 풍경.
그냥 이렇게만 보면 여기가 파리 룩셈부르그 공원인지, 부산 영주동 민주공원인지 알 수 없다, 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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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을 손에 들고 연기 연습을 하는 고대 그리스의 연극 배우, 라고 적혀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막상 나는 이걸 보고 무한도전 댄스 스포츠 편을 떠올렸다는 '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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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나온 다음 아주 가까이 위치한 판테온(Panthéon)을 보러 갔다.
지하에는 위인들이 묻혀 있는 묘지가 있다고 하는데 그 외에는 잘 모르겠.. (네 저 무식해요)
어쨌거나 24일 오후라 입장이 금지되어서 앞에서 옆에서 기웃거리며 구경만 할 수밖에 없었다.


주변 상점을 구경하기도 하고, 걷기도 하다 보니 어느 새 노트르담.
지난 번에 노트르담을 구경했을 때는 앞에서만 보고 바로 안으로 들어가 버렸기 때문에
이번에는 성당 주변을 돌아다니며 뒷부분까지 구경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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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을 지탱해 주는 저 건축장식, 참 예쁘다.
앞에서 보면 약간 땅딸막해 보이는 파리 노트르담이지만 (미안) 뒤쪽은 예쁘구나 싶었다 크크.

노트르담이 위치한 시떼 섬과 바로 연결된 생 루이 섬으로 넘어가서 잠깐 구경.
섬이라고 해 봐야 손바닥만해서 구경하는 데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ㅅ' ;

좀 더 돌아다니고 싶었지만 날씨가 너무 추웠기 때문에 오후 5시쯤 민박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

민박집에서 약간 이른 저녁을 먹고, 7시 반쯤에는 영국에서 승현이가 도착해서 데리고 돌아왔다.
오랜만에 승현이랑 이야기도 많이 하고, 같이 머무르는 분들과도 인사 나누고,
민박집 사장님이 제공해 주신 와인&음식들도 먹으며 따뜻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