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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스트라스부르 근처에 있는 콜마르에 가는 날이다.

기차로 약 40분 정도가 걸리는, 스트라스부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작은 동네인데

좀 더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고 해서 이왕 북쪽으로 올라온 김에 가보기로 생각한 곳 :)


그리 난방이 잘 되지 않는 침대에서 빠져나와, 씨리얼 빵 오렌지주스 등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휑한 겨울 공원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스트라스부르 역에 도착.


기차 안에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덕분에 좀 더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콜마르 역에 도착~ 프랑스에서는 어느 역에 가든지 저 글씨체로 역 이름이 적혀 있는 듯하다.

날씨가 좀 더 화창했다면 좀 더 여행 분위기가 났을 텐데, 우중충한 하늘 탓에 기분이 조금 축 늘어졌다.


역에서 지도 한 장을 얻어서, 시내 쪽으로 천천히 걷기 시작.

15분 정도 걸으니 슬슬 중심가의 분위기가 난다.


앙제나 파리와는 확연히 다른 건물들, 아마도 이것들이 알자스 지방의 건축 양식인가 보다 :)


(아마도) 아이들을 위한 목마. 이렇게 생긴 목마 대여섯 마리가 줄 지어 움직이고 있었다.


드디어 도착~ 이 곳은 작은 베니스(petit venice)라고 불리는 콜마르의 명소인데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런 우중충한 겨울 날씨 속에서는 전혀 빛을 발하지 못 하는 것 같았다 T_T

더구나 내가 보았던 사진은 창가에 알록달록한 꽃들이 놓여져 더욱 활기 있어 보이는 모습이었기에

이 모습을 보고 '엥 이게 쁘띠 베니스라고=_=?'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역시 날씨가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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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라 물의 양도 그리 많지 않았다.
크리스마스가 얼마 전이었으니 그래도 활기 찬 모습일 줄 알았는데, 여러 모로 아쉬움이 남았던 곳.
이 곳에 가실 분들이 있다면 꽃이 피어 있는 계절에 가시거나, 아예 크리스마스 좀 전에 가시는 것을 추천 +ㅁ+

 
그래도 집들 자체는 예쁘다 :) 앙제 쪽에 비하면 좀 더 아기자기한 느낌.

 
운하를 따라 쭉 걸었는데, 사실 도시가 그리 크지 않아서 얼마 안 걸렸다.
가는 길에 기념품 점에 들러 엽서 구경도 좀 하고...

 
이렇게 창문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 놓은 예쁜 집들도 중간 중간 보였다.

 
마을을 돌아다니다 잠시 들렀던 골동품 가게 :) 살 만한 것은 없었지만 구경하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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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 가게에서 발견한 예쁜 엽서 "ㅁ"
설명을 대충 보니까, 이 동네 출신인 아티스트가 그린 엽서인 것 같았다.
그냥 풍경을 담은 엽서보다 좋은 듯 해서 몇 장을 구입 >_< (지금 엽서함을 확인해 보니 세 장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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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를 따라 계속 걷다 보니 나름 중심가에 도착했다.
아까에 비하면 사람들도 꽤 있고 북적북적한 느낌 :)
크리스마스 마켓도 늘어서 있고, 늘 볼 수 있는 회전목마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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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마켓도 구경했는데, 사실 스트라스부르에서 본 것들과 그리 다르지 않아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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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여행의 치명적 단점 중 하나는, 추워서 지속적으로 돌아다니기가 너무 힘들다는 점 T_T
콜마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걸어다닌다고 힘들거나 다리가 아픈 것은 아니었는데,
추위 때문에 계속 돌아다니기에는 무리였다. 그래서 성당을 발견하자마자 몸도 녹일 겸 들어갔다.

여느 성당들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앗 그러고 보니 여기에서 촛불 봉헌 기도를 발견했었구나 :)
그 기도문 때문에 훈훈한 마음으로 초 봉헌 하고 나왔던 기억이 어렴풋하다.

 
이 동네(프랑스)는 참 신기한 것이, 이런 놀이기구를 끌고 와서 특별한 기간에만 설치해 놓는다.
하긴 우리나라에 비하면 놀이 공원 같은 게 그렇게 가깝지도 많지도 않은 것 같긴 한데,
여튼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라 그런 지 볼 때 마다 사진을 찍곤 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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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마켓 중 한 곳에서 본 나무 구유 모형.
소의 눈이라든가, 질감 같은 것이 정겹게 느껴졌다. 아기 예수님도 아주 단순한 모형 :)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크리스마켓을 둘러보다가 점심 먹을 시간이 되어서 밥을 먹으러 갔다. (기억이 가물..)
원래는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할 생각이었는데, 날씨가 너무 추워서 어딘가에 들어가야만 했다.
돌아다니다가 대충 이 지역 특별음식인 슈크루트를 파는 식당에 들어갔다.

슈크루트는 양배추 절임인데, 여기에다 삶은 감자와 훈제 돼지고기, 소시지 등을 곁들여 먹는다.
양배추 절임이 약간 시큼하기 때문에 이걸 가지고 부대찌개도 끓여 먹을 수 있는데,
나도 기숙사에서 통조림으로 한 번 시도해 본 적이 있다 +ㅁ+ 그냥 약간 실패한 김치로 만든 듯한 느낌? 히히

여하튼 자리를 잡고 앉아 슈크루트 1인분을 시켰다 :) 아주 한~참을 기다려서 음식이 나왔다.
사진으로 보니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지만 꽤 양도 많았고, 맛도 통조림보다는 확실히 나았다 >_<
 

밥을 먹으며 확실하게 몸을 녹여 주고, 이번에는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장난감 박물관으로 향했다.
그래봤자 걸어서 10분~15분 정도였지만 =_= 가는 길에 베네통에 들러 10유로짜리 까만 털장갑을 하나 샀다.
(이 장갑은 다음 해 2월 파리 퐁피두 센터 앞 카페에 흘리고 오게 된다...=ㅁ= 허허)

아래에서부터는 쭉 다 장난감 박물관에서 구경한 것들이다 :)
박물관은 3층으로 되어 있었는데, 천장이 다 막힌 것이 아니라 2층부터는 면적의 반 정도만을 사용하는 식이었다.
(말로 설명하려니 어려운데, 아마도 아래에 있는 사진을 보시면 이해하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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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아래층에는 서커스 모형들이 잔뜩 전시되어 있었고,


어릴 적 읽었던 동화 속에 나올 만한 예쁜 마차 모형도 전시되어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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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층에 올라가면 천장에 붙어 뱅뱅 돌고 있는 비행기 모형도 좀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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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양한 옷을 입고 있는 각국의 바비 인형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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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보면 약간 무섭게 느껴지는 여자 아기 인형들도 많~이 있었다.
특히 이 아래 사진의 맨 오른쪽 인형은 좀 많이 무섭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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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인형이 거울을 보고 있길래 나도 같이 사진을 찍었다 >_<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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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 타고 있는 꼬맹이, 장난감 가지고 노는 꼬맹이 등등...
뒤쪽으로는 미니 사이즈 요리기구도 보인다. 여기 있는 아기들은 상대적으로 좀 덜 무서웠다 +ㅁ+

이 박물관에서 무엇보다도 인상깊었던 것은 맨 위층에 있는 기차 모형이었다 :)
그냥 모형만 세워둔 것이 아니라, 그 기차 모형이 작은 철로를 따라 거의 한 층을 돌아다니는 식이어서
기차를 따라다니며 그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집에 이런 게 있으면 정말 재밌을텐데 >_<
역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철로 근처의 탄광 같은 것도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좀 감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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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휙~ 지나가고 있다 :D 여러 종류의 기차가 있어서 다니다 보면 서로 스쳐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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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조금 작은 크기의 철로였는데, 마찬가지로 자잘한 것들까지 다 모형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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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사진을 보면 산을 타고 올라오는 사람들까지 모형으로 만들어져 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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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해서 보면 아래와 같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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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장난감을 가지고 놀 나이가 아닌 내가 봐도 신기하고 재미있는데,
한창 나이인 애들에게는 얼마나 좋은 볼거리일지 +ㅁ+ 곳곳에서 딱 달라 붙어 있는 꼬맹이들을 볼 수 있었다.


박물관에서 나오는 길에 본 장난감(?) 동물들이 열심히 기계를 돌리고 있다 =_=

다시 시내 중심가로 걸어가는 길에, 거리에 놓여진 꽤 큰 크기의 구유 모형을 발견했다.
울타리 같은 게 쳐져 있어서 가까이에서 볼 수는 없었지만, 이 구유 모형 아래에는 진짜 염소들도 있었다 :)
(앗 그렇다고 아주 큰 크기의 모형들은 아니었음, 이제까지 본 것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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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한 나절의 콜마르 구경은 모두 끝.
다시 역으로 가서 5시 반쯤 기차를 타고 스트라스부르로 와서, 공원 구석에 있는 호스텔로 돌아왔다.
조금만 덜 춥거나, 조금만 더 화창했어도 훨씬 좋은 인상을 받았을텐데... 그 점이 좀 아쉬웠다 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