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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고돌이의 고시생 일기>, 이영욱, 김영사


책 표지에 버젓이 '고시생의, 고시생에 의한, 고시생을 위한 만화!' 라고 쓰여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먼 곳에서 (고시생도 아니면서) 굳이 이 책을 읽은 이유가 무엇이었을래나.

그냥, 뭔가가 읽고 싶긴 했는데 글로 된 책을 붙들 마음의 준비는 되지 않은 상황에서,
e-book 도서관에서 기대하지도 않았던 '만화'책을 발견한 기쁨 때문에 곧장 책읽기를 눌렀던 거다 :)

이 한 편의 만화책으로 내가 어찌 감히 고시생들의 삶을 다 알 수야 있겠냐마는
그냥 여러 편의 만화들을 읽다 보니 대강은 어떤 것이 힘들겠다, 짐작할 수 있겠더라.
좀 신기했던 것은, 나는 별로 의식하지 못 했던 '신림동 고시촌'(정확하게 말하면 고시촌 '옆' 이지만)이
그 곳에서 진짜 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고시촌'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는 거?
이렇게 적으니 그저 당연한 말 같지만.. (아악 설명력의 부족-)
나에게는 신림동이라고 하면 그저 '학교 근처', '우리 집' 이라던가, 우동촌이나 그린티애, 그날 서점 등이지만
거기서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이 외에도 '독서실' 이나 '학원' '수많은 고시생' 등등이 덧붙을 거라는 차이가 있다.
그런 고로, 물리적으로는 가까운 공간임에도 그곳에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서
실제 그 공간이 어떤 공간이 되고 각자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지가 참 다르겠구나 싶었다.

내 주위의 친구들이나, 연락은 안 닿지만 나와 같이 입학한 친구들 중에도 시험 준비하는 아이들이 꽤 될 텐데..
라는 생각과 동시에, 나는 어쩌면 순간적으로나마
나중에 결국 시험에 붙은 그 아이들과 그 때에도 별 이룬 것이 없을 내 모습을 비교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 보아도, 그 길은 나의 길이 아닌 것 같아서 안심했다 (응? ㅋㅋ)

사실 이 곳에서의 삶도 생활리듬으로만 보면 고시생과 별 다를 바 없을 듯 한데
(6시쯤 부스스 일어나서 6시 반에 아침 먹고, 어학원에서 수업 듣고, 그 외에는 혼자 공부하고 12시쯤 자고-
 약속이랄 것은 별로 없고 생활은 지극히 단순하고. 공부의 목표는 단 하나, 프랑스어 실력 향상? 이런 거)
작게는 생활 환경이 좋고 (토요일 아침에 내 방 침대에 누워서 뒹굴거리며 맑고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기쁨!)
크게는 '결과'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다는 점이 차이점인 것 같다.

학점이나 합격 같은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실제로 나는 연연할 수밖에 없는 성격이지만, 최소한 '덜' 연연하고)
과정에서 오는 기쁨을 최대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1년은 매우 감사한 안식년이다!
삼미 슈퍼스타즈에서 주인공이 했던 말들, 그것을 어떻게 이뤄나갈 수 있을지 조금 알 것 같달까 :)

아무튼 (응?) 시험 준비하는 친구들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