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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DEF에서의 한 학기, 수업 평가의 시간~ :)

어학원에서도 자체적으로 수업 평가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설문지를 작성하지만
짧은 프랑스어로는 "Très bien" 이나 "bien" 등에 체크하고 넘어가는 것 외에 뭘 더 적기가 힘들었다.
아쉽게도 그 사람들은 못 보겠지만 그냥 혼자서라도 이렇게 평가를 해서 남겨두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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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gue (314) : Marie-noëlle COCTON


한 학기 동안 Langue 담임 선생님이었던 마리노엘은 정말 좋은 선생님이다.
첫째로 가르치는 데 열의를 가지고 있고, 둘째 학생들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셋째 재미있다!
학생들을 학생들로 대하기보다는 친구처럼 대해서 무엇이든 궁금한 것이 있을 때 물어보기에 부담이 없었다.
(수업 시간에 종종 '질문은 공짜!'라는 말을 하곤 했다, 심지어 '질문 안 하면 5유로!' 라고 협박하기도 했고~)

보통 일주일 수업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 지 대충 설명을 해 주었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할 수가 있었고
또한 교재의 목차 순으로 수업을 하는 대신 주제의 중요성, 문법의 난이도를 고려하는 부분도 좋았다.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빠지고 싶어할 만한 크리스마스 전 3일 동안은 평소처럼 프랑스어를 공부하는 대신
학생들이 직접 음식이나 노래, 영화 소개 등을 준비해서 시간을 보냈는데,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우리 반에는 중국 아이들(특히나 공부 안 하고 놀맨놀맨하는!)이 꽤나 많아서 그 점이 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런 요인에도 불구하고 Langue 수업에서 굉장히 얻은 것이 많다고 느끼는 데는 선생님의 역할이 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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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réhension orale :
Stéphane MORIN 

듣기 수업을 맡은 스테판은 정말 재미있는 선생님이다.
어떤 상황을 설명할 때 그냥 말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억양, 몸짓 등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동물 흉내 같은 것도 굉장히 실감나게 내기 때문에 수업 내용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수업 시간 동안 그냥 '듣기'만 연습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
프랑스에서도 중요하게 생각되는 주제(환경, 금연, 건강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또한 그러한 주제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단어들을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실제로도 큰 도움이 된다.

스테판은 자기가 대학생일 때 공부 많이 안 하고 놀았다고 종종 이야기 했는데
그런 경험(?) 때문인지 학생들을 '전혀' 볶지 않고, 요구치도 그렇게 높지 않은 것 같다.
시험은 조금씩 어려워지긴 하지만 녹음된 것을 여러 번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시험에 비하면 좀 쉬운 편이다.
누가 더 잘 했고 못 했는지 가리는 대신 각자의 성취도를 평가하려는 데에 시험의 목적을 둔 것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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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mmaire :
Martine RIVAL 

그야말로 문법 수업이라 내용 면에서 재미있을 리는 별로 없지만, 그래도 선생님은 재미있다.
아마 선생님마저 지루했다면 이 수업을 듣지 않았을 텐데, 일단은 목소리가 높낮이도 있고 생생한 편이다.
그리고 학생들에 대한 관심도 있으셔서, 중간 중간 학생들에게 말도 시켜보고 그러셨다. (당연한가?;)

나는 문법을 거의 모르고 프랑스에 왔던 상태라 이 수업 시간 외에도 개인적으로 문법 공부를 좀 더 했는데,
어느 날은 내가 교재를 혼자 공부해 둔 것을 보시고 이것 저것 물어보시더니 보충 프린트를 주기도 하셨다는;

Langue 수업에서 문법을 자세하게 다루지는 못 하기 때문에 이 수업을 들은 것이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다음 학기에도 더욱 자잘한 문법 규칙을 배우기 위해 수업을 들어야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 했다.
(특히나 선생님이 다음 레벨에 가면 문법 수업 듣지 말고 다른 것을 들으라고 조언하셨기 때문에'ㅡ')
아마도 다음 번에 수업을 한 번 들어보고 결정을 내려야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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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ire de l'Art : Rose LECOMPTE

유일하게 들은 문화 옵션 수업.
원래는 이것 말고도 프랑스 일상생활을 다루는 수업을 들으려 했으나 선생님이 너무 아니어서 그건 포기했었다.

선사시대부터 시작해서 18세기 회화에 이르기까지의 프랑스 예술을 공부했는데,
선생님의 설명이 아주 분명하고 이해하기 쉬운 데다 슬라이드로 많은 사진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었다.
기말 시험 공부를 할 때는 분량이 좀 많았지만, 막상 시험은 중요한 내용 위주로 나와서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 수업 내용은 공책에 그냥 버려두기 아까워서, 틈 날 때 간단하게나마 포스팅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수업 평가를 하고 나니까 꼭 학교에서 한 학기를 끝내고 강의 평가를 적은 느낌이다.
정보화 포털에서 성적을 보기 위해 꼭 입력해야만 하는 그 강의 평가가 아닌,
후배들이나 친구들에게 좋은 강의를 (또는 반드시 피해야 할 강의를) 알려주고 싶어서 적었던 그런 강의 평가.

언젠가 CIDEF에서 수업을 듣게 될 누군가에게도 이 수업 평가가 도움이 되면 좋을 텐데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