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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여행 준비하기

곰파 2008. 2. 22. 02:26

처음에 프랑스로 올 때는 같은 유럽이니까 여기 저기 많이 여행다녀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어학연수'를 하는 입장이고, 이것 저것 따지다 보니 프랑스 밖으로는 한 발 나가보지도 못 한 상태다.

 

'이왕 여기 온 거 최대한 많은 곳을 둘러보고 싶다' 는 생각은 늘 갖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저 일정에 맞춰 여기 저기 둘러보는 것이 과연 내 취향에 맞는 여행일까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집 밖으로 나가면 뭐든 '돈'이라는 사실은 세계 어디서나 똑같은 듯.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_=) 여행도 다녀본 사람이 잘 하겠지 싶기도 한 것이,

여행을 많이 다녀본 사람이야 웬만큼 교통비 들고, 숙박비 드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겠지만

내 돈 내고 여행을 가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기차, 항공편 검색할 때마다 뜨는 돈을 볼 때마다 '컥!' 소리가 나온다고.

 

그래도, 이 곳에 온 이상 그리스와 이탈리아만은 꼭 보고 가야겠다는 것은 이미 오래된 계획이었고

이제는 슬슬 따뜻한 햇살도 비추고, '4월'이 그렇게 멀게만은 느껴지지 않는 시점이기에 여행 준비에 발을 들여놓았다.

 

뭐 처음에는 누구나 그렇듯 꿈이 커서,

이탈리아에서는 로마, 폼페이, 피렌체, 베네치아, 아시시 등을 둘러보고 싶었고

그리스에서는 아테네, 델피, 미케네, 미코노스, 크레타 그리고 꿈의 섬인 산토리니를 물망에 올려두었더랬다.

그렇지만 나에게 주어진 2주의 시간과, 무엇보다도 교 통 비 를 고려하기 시작하면서 (한마디로, 정신이 들면서...)

도시들을 하나씩 줄여 나가고, 이것도 빼고, 저것도 빼고...

 

그러고 나니 남는 도시들은 결국

로마(+바티칸, 아시시or폼페이) 아테네(+델피, 수니온) 미코노스(꿩 대신 닭. 산토리니 가는 비행기표가 조금만 더 싸도- 흑)

되도록이면 나름 단촐한(응?) 일정으로 여행을 해 보기로 했다 히힛.

 

로마... 는 안 갈 수가 없는 곳이고, 하루 정도는 시간 내서 폼페이도 둘러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테네...도 당연히 가야겠고, 아폴론의 성지이자 세계의 배꼽이 있다는 델피에 가서는 신탁이라도 하나- (응?)

그리고 아테네 여신에게 밀려난 포세이돈의 성지 수니온 곶도 위로 차 방문?

미코노스...는 그리스에서는 섬을 꼭 가 보아야 한다는 말에 솔깃하여 가까운 섬으로 찍은 곳 (뭐 이런 기준이-)

 

사실 이것 저것 더 보고 싶은 욕심을 집어넣는다면야 베네치아도 가 보고 싶고, 아테네 근처에서도 더 구경하고 싶지만

내가 왜 이 곳을 여행하려는 것인지, 여기서 뭘 보고 싶은 것인지를 생각하면 '부질없는 짓이야' 라고 마음을 접게 된다.

 

라틴어와 희랍어를 공부하려는 건 이젠 꽤 굳어진 계획이 되었고 (이룬 것은 하나도 없으나 하도 여기저기 말 해서..)

이것들을 공부해서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이면 당근 라틴 문학과 희랍 문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태어난 땅을 직접 보고 싶다'는 것이 이 여행의 동기.

사실, 가서 보면 아무런 느낌이 없을 수도 있고, 게다가 아는 것도 별로 없으니 더 눈에 보이는 것이 없을 줄은 알지만

'그래도 그 곳을 보고 오면 혹시 다음에 뭘 읽었을 때 뭔가 느낌이라도 올 지 몰라!' 라는 자기 합리화. 크크.

 

조금 더 찾아 본 후에 다음 주 쯤에는 좀 확정을 짓고 비행기표도 예약해야겠다 +ㅅ+

 

 

+ 이번 주말에는 기숙사에 사는 Lucie라는 아이네 집에 놀러간다 :)

  걔네 집이 Loire 고성들에 가까운 Tours 라는 도시에 있어서, 주말에 차로 성 구경시켜주겠다고 전부터 그랬는데

  나는 사실 그리 친하지 않으나 같은 테이블에서 밥 먹는 인연으로 얼떨결에 따라가게 된 상황. 이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