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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이틀 동안 두 권의 책을 읽었다.

하나는, 프랑스 소설인 <개를 돌봐줘> (물론 한국말로 된 거)

또 다른 하나는, 김형경의 심리여행에세이 <사람 풍경> (이건 e-book 다운 받은 거) 이다.

<사람 풍경> 은 아직 다 읽지 못 했지만, 그래도 이 두 권의 책을 내리 읽는 동안 여러 생각을 했다.

 

첫째로 프랑스 소설 <개를 돌봐줘> 는 내 생각과 많이 달랐지만, 결론적으로 '괜찮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처음에는 '이 작가 이야기를 대체 어디로 끌고 가려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냥 작가의 의도대로 잘 끌려다녔더니 마지막 순간, 숨어있던 반전의 재미를 맛볼 수 있었다.

사실 마지막 한 챕터는 앞 부분들에 비하면 긴장도 떨어지고 밋밋한 편인 것 같다.

게다가 나는 그 챕터의 전체적인 말투, 어미 자체에 묘한 거부감을 느끼기도 했던 터라 좀 맘에 안 들었고.

그래도 그 챕터가 주는 반전은 특별했다.

 

이런 식으로 소설을 창작했다는 것 자체가 작가의 능력을 새삼 돌아보게 만들었고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나는 그냥 남들이 열심히 만들어 놓은 것 읽기나 해야지)

또한, 당신이 읽고 있는 이건 진짜 같지만 소설이에요 ... 하고 끊임없이 말하는 듯한 책들과는 다르게

확실히 소설임을 인지한 다음에는 그 외의 것에서 신경을 끄고 그저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차라리 터무니없으려면 확 터무니없는 것이 몰입하기 좋지, 어정쩡하면 자꾸 의심만 생겨난다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높이 치고 싶은 점은 이 소설이 끝까지 길을 잃지 않고 제 갈 길을 갔다는 점이다.

물론 작가가 맘대로 만들어 놓은 소설에 '제 갈 길' 이라는 것이 따로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가끔 보면 '응? 이렇게 끝내려고? 귀찮았구나... (아님 어떻게 끝내야 할 지 몰랐거나)' 싶은 소설들도 있다.

그야말로 신기한 소재에서 시작했지만 결국 끝에서는 뱀꼬리가 되고 말았던 <수상한 식모들> 이나

이 책이 잘 팔리는 것은 순전히 작가의 이름이나 마케팅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파피용> 같은?

 

 

<개를 돌봐줘>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 새로운 이야기로서의 소설을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라면

<사람 풍경>은 물처럼 흐르는 작가의 글쓰기에 반하게 만드는 책이다. (물론 내용에 대한 공감도 빼 놓을 수 없다!)

중간 중간 적절히 이론들을 집어 넣으면서도 자신의 경험과 깨달음을 하나의 글로 만들 수 있는 능력...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 거의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초 복잡한 것에 대한 소설'을 써 냈던 작가에 대해 가지고 있던 경외심이 좀 시들어져 버렸다.

물론 어떤 일을 경험하는 것과 그 경험을 토대로 그런 소설을 써내는 것이 같을 수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왠지 내가 읽었던 그 이야기가 어딘가에 존재했었던 사실이라는 데서 오는 아쉬움이랄까...

 

<사람 풍경>은 다음에 그 내용에 대해서만도 따로 이야기하게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