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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뜨 삐아프(Edith Piaff)의 일생을 다룬 영화, <La mô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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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라비앙 로즈>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던 걸로 알고 있다 :)


전부터 제목을 보고 어떤 영화인지 궁금했었는데, 몇몇 영화제에서 상을 받길래 한 번 받아서 봤다.

프랑스에 있으니만큼 그냥 프랑스어 버전으로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지만,

그러다가 제대로 이해를 못 할 것 같아서 그냥 한글자막 포함된 것을 구해서 보는 편을 택했다.


나에게는 사실 이 영화의 내용이 부담스러웠다.

어두운 환경에서 자라고, 온갖 고생을 하고, 정상의 자리에 올라선 그녀의 모습.

거기서 그치지 않는 역경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의 끝자락에서

'Non, je ne regrette rien'(나는 후회하지 않아요)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그녀.

그것이 그녀의 삶을 다룬 이 영화에서 얻을 수 있는 '감동'인지 모르겠으나,

그녀의 구부정한 자세처럼 어딘지 불안하게 느껴지는 그 삶을 편하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이 내용이 그냥 허구가 아니고, 누군가가 정말로 그렇게 살았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웠는지도.

어쩌면 단순히 내가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은 거부감 때문이었는지도.


지금 생각컨대, 차라리 소설이었다면 그렇게까지 팍 와닿지는 않았을 것 같다.

나처럼 깊게 상상을 잘 안 하면서 내용 파악하는 식으로는 아마 그 무게를 느끼기 힘들었을테니까.

하지만 영화를 통해서는 외면할 수 없는 그 불안한 눈빛이나 자세, 그런 것들도 한 몫했나 보다.


참, 내용과 별개로, 영화 속의 에디뜨의 모습을 볼 때마다 문득 문득 신기했다.

내가 만약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는 Marion Cotillard의 모습을 미리 보지 않았더라면

에디뜨의 모습에서 그녀를 찾아내기란 불가능했을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예쁜 배우인지도 몰랐을 테고 :)

그 정도로 그냥 영화 속의 에디뜨, 그 자체처럼 느껴지는 배우였다. 다른 영화에서의 그녀가 궁금했다.


아무튼, 안 좋은 영화는 결코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영화.

특별히 에디뜨 삐아프의 노래를 좋아하거나, 그녀에게 관심이 있거나, 이런 삶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

뭐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내가 잘 아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