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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별로 생각해 볼 일이 없어서 그냥 머리 속에서
'이제 곧 수업 다 끝난다!' 랑 '6월 말에 한국 돌아간다!' 이런 생각을 하는 정도였는데,
어제 기숙사 사는 일본 친구들, 한국 언니랑 같이 차 마시며 이야기 하던 중에
누군가가 다들 지금 어떤 기분이냐는 질문을 던져서 비로소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곳을 떠나는 게 슬프지도 않고. 한국에 돌아가는 게 엄청 기쁘지도 않고.
그냥 나한테는 이게 다야, 라고 이야기했던 것 같다.
처음부터 9개월의 시간을 생각하고 이 곳에 와서 지금까지 생활하면서,
때로는 알차게 보낸 시간도 가끔은 흘려 보낸 시간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지금, 전에 목표했던 것을 이루지 못 했다는 아쉬움은 남지 않았고.
이 곳에 남겨 두고 떠나야 해서 아까울 만한, 그런 것도 없다.
여기에서의 내 삶은 참 단순하고 평안해서 좋았지만, 9개월 맛 본 것으로 충분하다.
오히려 누가 나한테 여기서 평생 살라고 그러면 손 저으며 "아, 괜찮아요" 라고 그럴 듯.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그냥 덤덤한 사실.
인터넷 속도가 더 빨라질 거고, 여름에도 집에 있으면 시원할 거라는 건 물론 좋다.
꽤 오래 보지 못 했던 사람들을 얼굴 맞대고 볼 거라는 사실이야 물론 더 좋고.
그렇지만 어차피 한 달 뒤에 돌아갈 거니까 '아 너무 가고 싶어....' 뭐 이런 생각은 없다.
어쩌면 여기에서의 내 계획은 이미 끝이 났기 때문에 별 아쉬움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학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 뒤로 2주 간의 여행도 남아 있지만
이미 관심은 이제 앞으로 펼쳐질 다른 계획으로 옮아가 버렸다고나 할까.
그래서 요즘엔 한국 돌아가면 그 뒤로 할 것들 계획 짜면서 소소한 기쁨을 누리고 있다 =ㅁ=
헛 이건 마치 한창 시험기간 중에 '시험 끝나면 뭐 하지+ㅁ+' 이런 거나 마찬가지인지도.
그렇지만 아무래도 이런 '계획 짜기'는 내가 살아가는 원동력인 것 같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