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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프랑스 앙제에서 지낼 때 처음 알게 된 J 언니를 만나러 홍대에 다녀왔다.

언니를 못 본 지 그렇게 오래 되었다고 생각을 안 했었는데
곰곰히 따져보니 벌써 1년 하고도 4개월은 된 듯. 새삼 깜짝 놀랐다.

그곳에서도 만난 적은 몇 번 안 되지만(다 합쳐서 세 번?)
직접 만나기 전에도 블로그를 통해 인사를 나눴었고,
언니를 못 보는 동안에도 가끔 블로그에 들러 구경을 했었기 때문인지
오히려 기숙사에서 같이 살았던 다른 언니보다 가깝게 느껴졌던 것 같다.

어디에서나 마음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이지만
프랑스에 있는 동안은 특히나 주변 한국 사람들이 거의 미술을 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특별하게 기억나는 한 친구 말고 다른 사람들과는 거의 인사만 하는 수준으로 알고 지냈었다.
그에 비하면 J 언니는 전공도 가깝고, 목표도 비슷해서 이야기가 잘 통한다고 생각했는데
언니가 급히 돌아가게 되면서 모처럼 만난 '사람'을 잃게 되는 느낌에 좀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여튼, 그러고 나서 나는 나대로 정신없이 한국 왔다 뉴질랜드 갔다 하면서 스르르 소원해졌는데
이번에 다시 연이 닿아 어제 언니를 만나러 갔던 것.
전부터 만약 일을 하게 된다면 가장 들어가고 싶었던 곳이 출판사였는데
마침 언니가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출판사에서 일을 해 왔던 터라 궁금한 것도 무지 많았고
블로그를 통해서 들을 수 없었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듣고픈 생각도 있었다.

홍대에서 맛있는 저녁 + 진짜 진한 핫초코를 먹으며 수다 떠는 사이 흘러간 그 시간 동안
참 듣고팠던 이야기를 들었고, 낯설음보다는 반가움을 훨씬 많이 느꼈다.


가끔은 나도 내 좁은 인간관계를 돌아보면서
두루 폭넓게 사람을 사귀는 것이 더 나은 걸까 고민해 보기도 하지만
주파수가 맞지 않는 사람과는 5분 이상 이야기하기가 힘들고
'그냥 술자리'에서 게임하며 노는 사람들과는 정말 할 얘기가 없는 걸 어쩌겠어.
어제처럼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사람과 기분 좋게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 날이면
그 좁은 인간관계가 그리 나쁘지 않다고,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