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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방해드립니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카를로 프라베티 (문학동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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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24에서 책구경하다가 처음 보고 재밌겠다 싶었는데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자금난으로 잠시 보류,
그러다가 운좋게 책을 얻게 되어서 어제 오늘 지하철에서 술술 읽었다 :)

줄거리를 소개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자세히 이야기 못 하겠고,
이 책에 대한 감상을 한 줄로 줄이면 '기대만은 못 하지만, 가볍게 읽기 좋고, 재미있음'이 되겠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바,
세상에는 이것 혹은 저것으로 나눌 수 있는 것들이 무수히 많고,
미친 사람들이 오히려 세상의 본질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등등- 에는 마음 깊이 공감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136쪽짜리 책에 담아내려 하다 보면, 둘 중 하나가 되는 게 아니겠는가.
작가의 천재성이 증명되거나, 아니면 벌써 끝이야 싶게 이야기가 끝나 버리거나. 허허. 아쉽게도 이 책은 후자.

나는 참신한 소재를 끄집어 내고, 남들이 하지 않는 상상을 할 수 있는 작가를 좋아하지만서도
단군신화 속 호랑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물음에서 잘 시작했다가 결국은 산으로 가 버린 소설에 데이고 나서는
참신한 소재가 좋은 소설의 충분조건은 아님을 알게 되었고, 이 책에 대해서도 비슷한 류의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지만 이 소설이 원래 청소년 문학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사실은 그냥 내가 적합한 독자가 아닌 걸까 :)

앗 그러고 보면 띠지에 있는 문구가 상당히 와 닿는 게,
'책이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환자를 위한 처방전 : "이 책을 하루 세 번 식후 30분 동안 읽으시오"'라고 되어 있으니
사실 나같은 환자(?), 그러니까 책이 지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 꼭 맞는 처방은 아닌 것을 의미하는지도 :) 크크

나처럼 지나친 기대를 갖지 않고 읽는다면
(제목이 '책을 처방해 드립니다'여서 난 정말 기대감에 두근거렸는데! 원제는 'Calvina'였다 어흑 T_T)
즐겁게 읽을 만하고, 나름의 생각거리들도 제공하는 소설. 시험 끝나고 할 일 없는 청소년들에게 특별히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