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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주머니

소설에 대한 취향

곰파 2009. 5. 25. 22:36
오늘은 오랜만에 '책'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냈다 :)

휴가를 받아 나온 현진, 요새 통 얼굴을 보지 못 했던 꼬-
특별히 문학학회라는 이름을 달고 만난 것도 아니었는데,
밥을 먹고 자리를 옮긴 이후로 우리 입에서 나온 얘기는 세미나에서와 다름없었던 것 같다.

아날로그적 인간들이라고 해야 하나.
책을 좋아하고, 이야기를 좋아하고, 그 속의 사람들에 '공감'하는 것이 우리의 공통점이긴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전부터 어렴풋이 느꼈듯 우리의 '취향'은 참 많이 다르기도 하다.
나처럼 이야기, 서사 그 자체를 좋아하고 그 속의 의미에 집착하는 인간이 있는가 하면
현진이처럼 눈에 그려지는 이미지를 통해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 있고,
또 김연수씨에 대한 팬심을 글로 써야 했던 꼬 같은 친구도 있으니까 :)

이런 점을 느끼다 보니 자연스레 소설에 대한 나의 취향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난쏘공, 앵무새죽이기, 허삼관매혈기, 부엌, 삼미슈퍼스타즈의마지막팬클럽, 드래곤라자, 베로니카죽기로결심하다 ...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 소설들은, 겉으로 보기에 특별한 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아마도 '이야기들에서 의미를 끌어낼 수 있고, 그것을 통해 내가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하나로 모을 수 있을 것 같다.
음 결국은 '소통' '배움' '변화' '성장' 이라는 내 삶의 키워드를 여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구나 :)


그러고 보면 타인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을 권한다는 것은 얼마나 무모한 일인 걸까.
어쩌면 우리의 소설에 대한 취향의 차이는, 음식에 대한 입맛 차이보다도 훨씬 클텐데,
내 입맛에 딱 맞는 소설을 권하고는 다른 사람들의 짜다거나 싱겁다거나 하는 평에 괜히 마음이 서늘해지곤 했다.
그렇지만 우리가 똑같은 취향을 가지지 않았기에 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더 풍요로워지고
가끔은 편식 습성에서 벗어나 별식도 먹고 그럴 수 있는 거겠지?
어쨌거나 얘들아 난 너네가 있어서 참 좋아 :)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