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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주머니

공부쟁이

곰파 2007. 5. 22. 01:11

나, 3학년이 된 이후,
생각해보면 상당히 착실하게 공부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니 분명히 그러고 있는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ㅁ*!)

작년 이맘때쯤 썼던 일기 등을 보면,
매일 놀았다는 둥, 공부 안 했다는 둥- 그런 기록들이 가득 가득한데,
공강 시간마다 사도에서 공부하는 요즘의 나는, 분명 그 때의 나와는 다르지 않은가=ㅁ=
물론 그렇다고 해서 " 지금의 나 > 예전의 나 "← 이런 식의 비교가 가능하지는 않지만...
궁시렁대면서도 라틴어 공부하고, 프랑스어 복습하고, 희랍어 예습 복습 하는 스스로에게
약간의 기특함과 보람 따위를 느꼈다고나 할까-_-a

오늘도 월요일마다 있는 라틴어 강독을 마치고~
말방에서 '발등에 불 떨어진' 희랍어 공부를 하다가 11시 반이 넘은 시각에 학교를 나오면서 문득
이번 여름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또 가을에, 겨울에, 만약 이 곳이 아닌 곳에 내가 서 있다면
그 때의 나는 또 무엇을 생각하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런 것들을 떠올려 보면서 빙긋 웃기도 하고, 지레 걱정하기도 했다.

살아가면서 중요한 순간마다 찾아오는 갈림길,
지금 또 그런 것을 마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지 고민이 되기도 하지만,
어쩌면 나는 '선택'한다는 '의식'조차 없이 벌써 어떤 길을 걸어가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1학년 때의 나와, 2학년 때의 나, 그리고 지금의 나를 돌아보면
뚜렷이 무엇을 선택하지 않았는데도 하루 하루 흘러가는 사이에 많은 것이 변해버렸듯이.

지금의 내가 몰두할 수 있는 공부가 있다면, 공부쟁이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예전의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을 몽땅 무시하지 말고~
언제나 주의할 것은 균형을 맞추는 일이라는 거!


덧.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 16, 33)

요즘의 나는 종종 정말로 신경질적이고 (나쁜 의미로) 까칠해서
흡사 가시를 세운 고슴도치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고슴도치도 자기 자식은 이뻐한다는데,
모든 사람을 내 자식처럼 (엇 이건 좀 아닌가..'ㅁ';) 여기고 아끼고 사랑하기...
그로써 또한 당신 속에서 평화를 얻게 되기를,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