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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잘해요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이기호 (현대문학,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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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가져갔던 책 2탄!

외국에 나가 있을 때 매우 일상적인 어려움 가운데 하나가 언어다.
현지 언어에 완전 통달해 있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늘 어떻게 말할까 저건 무슨 뜻일까 등등
언어와 관련된 자잘한 고민을 달고 살아야 하고, 그래서 듣고 읽고 쓰고 말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소설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여서, 모르는 단어가 툭툭 튀어 나오는 책을 읽다 보면 이게 독서인지 공부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나는 종종 아무 고민 없이 내용에 빠져들 수 있는 한국 소설을 무진장 읽고 싶었더랬다.

이 책을 선택한 것은 그런 맥락에서였다.
'사과는 잘해요'라니 왠지 흥미로울 것 같고, 책표지 그림도 그럴 듯 하게 보이고...
소설을 읽는 잠깐 동안에라도 고민을 싹 내려놓고, 기분을 전환하라는 의미에서!

앗 이렇게 생각하니 이 책은 나쁜 선택이 아니었다.
그런데 막상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는 기대가 좀 컸던 것인지,
요즘 한국 작가들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참신한 소재, 그러나..." 문제가 이 책에서도 머리를 들었다.
인물들, 사건의 전개, 배경 모두 참신하고 흥미를 끄는 것은 분명한데
읽고 나서 '그런데 이 이야기를 통해서 전하고 싶은 게 대체 뭐야?' 이런 느낌이랄까.

아주 조금만 더, 문학으로서의 진지함이 살아 숨쉰다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