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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2010년 6월 24일 목요일

곰파 2010. 6. 26. 06:06
■ 상쾌한 아침
이상하게 알람도 울리지 않았는데 아침 6시에 눈이 번쩍 떠졌다.
일어나서 뭘 할까 하다가 이미 해가 떠서 밝아진 창밖을 보고 아침 산책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몇 달 전에 5515 종점 근처에 '샘말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주민을 위한 휴식공간이 만들어졌는데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터라, 세수도 하지 않고 그냥 디카만 챙겨서 집을 나섰다. 혹시 사람이 너무 없으면 그냥 집으로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너무 흉흉한 세상이니까) 웬걸, 부지런한 아주머니&할머니들께서 공원에 삼삼오오 모여서 운동을 하고 계셨다. 관악산 등산로 앞까지 살짝 걸어갔다가 기구들을 이용해서 허리, 다리, 팔 운동 같은 것도 하고 집에 돌아왔다. 아침으로는 오월의 종에서 산 잡곡호밀빵을 살짝 토스트해서 과일과 함께 먹었다. 별 거 안 했는데도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느낌이어서, 여름 동안에는 좀 일찍 일어나서 종종 산책 다녀야겠다고 생각 중!

■ 현미두유머핀
공주 작은빛님 댁에 들고가려고 현미두유머핀을 만들었다. 지난번에 만든 현미두유떡과 거의 비슷한데, 왠지 식감이 점점 떡보다는 머핀에 가까워지는 느낌이라 이름만 다르게 붙여보았다. 찜통에 찌기만 하니까 수분이 너무 많은 듯하여 이번에는 찐 다음 살짝 오븐에 구워봤는데, 나쁘지 않았고, 몇 개는 아예 처음부터 오븐에 굽기도 했는데 이 경우에는 좀 더 머핀에 가깝게 만들어졌다. 2/3 정도는 전에 했듯이 소금으로 간을 하고, 1/3은 코코아파우더와 설탕, 다크초코칩을 넣어서 초코현미두유머핀으로 만들었는데 그리 달지 않으면서 초코맛이 나서 괜찮았다. :)


■ '책과 함께' 마지막 수업
이번 학기 성미산 학교에서의 마지막 소설 읽기 수업이 있었다. 오늘은 아이들이 써 온 기말 에세이 계획서를 읽고 개별적으로 이야기하는 날이었는데, 1시간 30분이 너무 금방 지나가버려서 아쉬웠다. 아이들의 '스스로 평가'도 받았는데, 읽어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 그리 다르지 않게 스스로를 평가하고 있었다. (잘 알고 있으면서 왜 그렇게 한 거냐 이 녀석들 ㅠ_ㅠ)
학기 초의 혼란과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아이들이 소설 읽기 수업을 통해 나름 얻은 것이 있는 것 같아 뿌듯했지만, 내가 스스로의 수업을 평가해 보면 너무 주먹구구식으로 했던 것 같아 좀 반성을 하게 된다. 다음 학기는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만약 한 번 더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 때는 이번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좀 더 나은 수업을 하고 싶다.  

■ 작은빛님 댁으로
한울벗 회원이신 작은빛님 댁에서 감자 줍기 모임이 있어 저녁에 버스를 타고 공주로 갔다. 원래는 금토일 3일을 머무르며 일을 도와드릴 (+ 먹고 놀) 예정이었는데, 여러 사정으로 인해 나는 목요일 저녁에 가서 금요일 저녁에 올라오는 것으로 일정을 바꿨다. 다른 회원분들이랑 고속터미널에서 만나서 공주로 가는 고속버스를 탔고, 1시간 30분만에 도착하여 거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40분 정도 들어갔다. 밤이라 바깥 풍경을 하나도 볼 수 없어 좀 아쉬웠고, 버스 아저씨는 엄청난 속도로 어둠 속을 질주하셔서 살짝 무서울 정도였다 =_= 버스에서 아무런 안내 방송도 안 해 주고 밖은 어두워 잘 보이지도 않는데 그 곳 사람들은 자기 내릴 곳을 척척 알고 내리더라만, 외지인인 우리 일행은 계속 바깥을 주시하며 어떻게든 내릴 곳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써야했다.
우리를 마중나온 하늘농부님 차를 타고 덜컹 덜컹 10분쯤 더 들어가니 드디어 도착! 집에 들어가자마자 짐을 내려놓고 줄리아언니가 만든 떡, 내가 가져간 현미두유머핀, 작은빛님이 내 오신 수박, 보리수열매와 찐감자 등을 열심히 먹어치운 다음 1시 넘어까지 이야기꽃을 피웠다. 작은빛님을 직접 뵙는 것은 처음이지만 여러 글을 통해 접해 익숙한 데다 작년에 서리태, 야콘, 고구마 등을 주문해 먹어서인지 그냥 아는 분처럼 느껴졌다는... :)

약간 떫지만 맛있는 보리수 열매

콩이 촘촘히 박힌 콩떡

갓 쪄서 김이 모락모락한 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