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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2010년 6월 25일 금요일

곰파 2010. 6. 26. 11:26
■ 시골에서의 하루
아침에 일어나서 텃밭에서 각종 채소를 따서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현미밥에 각종 김치에다 깐콩볶음, 겉절이를 반찬으로 먹었는데 워낙 식식한 야채들이다보니 별 거 없이 쌈만 싸서 먹어도 맛있었다. 9시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긴팔 남방 + 목까지 덮는 썬캡 + 고무장화) 차로 10분쯤 떨어져 있는 밭에 가서 옥수수씨 심기를 시작했다. 7명이서 500평을 다 끝내는 데 한 4시간쯤 걸린 것 같다. 아, 옥수수씨 심기 전에는 밀 수확해 놓은 것 포대에 담는 것도 했다 :)

싱싱한 채소가 풍성한 식탁

푸릇푸릇한 내 접시

햇볕 아래서 열심히 옥수수 심기


집에 돌아와서 정선님이 열심히 갈아 놓은 서리태 콩물에 통밀국수를 넣어 콩국수를 해 먹었는데, 감동의 맛이었다. 글루텐에 각종 야채를 넣어 밀고기도 만들고, 쉬다가 잠시 밖에 나가 나무에서 오디 따 와서 오디잼도 만들고, 청소 조금 도와드리고... (헛 이거 쓰다 보니 일 한 것은 얼마 안 되고 나머지는 다 놀고 먹었다는 것이 뚜렷해진다 =_=) 시간이 금방 지나서, 미리 만들어 둔 밀고기와 밭에서 따 온 양상추, 로메인 등을 넣어 통밀샌드위치를 만들어 저녁을 먹고, 작은빛님과 하늘농부님이 싸 주신 감자 한 봉지씩 챙셔 공주 터미널로 갔다. 염치 없지만 다음에 옥수수 수확철이 되면 또 오겠다며 인사를 드렸다.

큼직큼직 달고 맛있는 오디

감자샐러드와 오디잼, 밀고기 샌드위치


농사일이라는 것이 정말 힘도 들고 손이 많이 간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니, 앞으로는 감자 한 알, 옥수수 하나를 먹어도 귀하게 여겨야겠다는 생각이 팍팍 들었다. 나로서는 나중에라도 귀농은 꿈도 못 꾸겠고, 다른 일 하면서 소일거리로 작은 텃밭만 가꾸는 정도의 시골생활은 참 좋을 것 같았다.

■ 버스타고 음성으로
솔이별이 공부를 봐 주러 음성으로 가려는데, 공주에서 음성으로 바로 가는 버스는 없어서 청주에 들러 버스를 갈아 탔다. 공주에서 청주까지 1시간, 청주에서 음성까지 1시간 10분 정도 걸리는데 좋은 노래들을 들으면서 창밖 구경을 하고 있으니 여행하는 기분이어서 신났다. 버스 타고 길게 갈 때는 이런 저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참 좋다.

■ 늦은 생일 파티
터미널에 마중 나오신 숙모를 만나 집으로 갔는데, 문 열고 들어서니 솔별이가 깜짝 생일파티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 생일축하 노래도 듣고 폭죽도 터뜨리고 케이크 촛불도 불고 생일선물도 받았다 >_< 전혀 예상도 못 했던 거라 더 고마웠다. 이쁜 녀석들! 그렇지만, 이제까지 공부한 거랑 시험 공부하고 있는 상태를 확인하고는 어쩔 수 없이 다시 깐깐하고 무서운 사촌언니 모드로 탈바꿈해야했다. (얘들아, 언니가 친절하고 상냥한 사촌언니가 될 수 있게 좀 도와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