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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으로 전향한 이후로,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달달한 것들과는 작별을 해야 했습니다. 전에는 몰랐는데, 대다수의 초콜렛, 사탕, 과자들이 우유나 계란, 젤라틴과 같은 동물성 성분들을 포함하고 있더라구요. 물론 많은 양이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작은 것이라고 합리화를 하다 보면 큰 것에 있어서까지 타협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예 먹지 않으려고 하고 있지요.

원래 단 것을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 (저의 빵 취향을 보시면 아실 수 있듯이!)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가끔 울적한 날이면 기분을 업! 시켜줄 무언가가 땡기곤 했습니다. 하지만 비건용 과자나 초콜렛을 구하기도 어렵고, 또 설탕이나 첨가물이 가득한 것을 먹자니 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그냥 단념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지금 소개하려는 이 ‘정직한 핫초코’는, 집에 사다 놓으면 이런 상황에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녀석입니다 :) 

포장부터가 단순합니다, 핫초코.

20개들이 박스가 6천원이에요 :)


아름다운 가게에서 공정무역 커피, 홍차 등을 파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 핫초코를 판다는 것도 얼마 전 알게 되었지만 막상 아름다운 가게에 들를 일이 없어서 실물은 구경도 못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홍성 풀무생협에 빵을 사러 갔더니 거기에 이 핫초코도 있지 뭐에요. 브런치 모임 준비할 겸 20개짜리 한 통을 덜컥 사 와서, 10개 남짓은 모임에서 사람들과 나눠 먹었고 나머지는 집에서 야금 야금 두유 핫초코를 만들어 먹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가게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정직한 핫초코 소개


위에서 보시듯 포장부터가 단순한 이 ‘정직한 핫초코’는 공정무역 상품입니다.
혹시 지하철 역에서 스니커즈 같은 초콜릿 바의 끄트머리 부분만 남아있는 그림과 함께 단지 상품 금액의 5%만이 카카오 생산자에게 돌아간다는 문구가 적힌 광고를 보신 적 있나요? 이게 바로 아름다운 가게의 정직한 초코렛 홍보물이랍니다.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커피, 홍차, 카카오 등을 생산하는 사람들이 착취 당하지 않고, 노동을 통해 자신들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도록 소비자가 상품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공정무역 상품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아니 겨우 먹는 것 가지고 뭐 이런 것까지 신경써야 해?' 라고 생각하실 분도 있겠지만, 저는 이왕 쓰는 제 돈, 작게나마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방향으로 사용되었으면 하고 생각하기에 이 핫초코 살 때도 더 기분이 좋더라구요 :) 
 


그럼, 별 거 없지만 제가 만들어 먹는 '두유 핫초코'를 소개할까 해요. 준비물은 딱 두 가지, (단 맛이 안 나는) 두유와 핫초코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또 단 맛이 나는 두유들은 두유 특유의 맛이 강한 경우가 많아서 항상 제일 담백한 두유를 선택하곤 해요. 제가 사용한 것은 매일에서 나온 '소이카페'였는데, 삼육에서 나온 삼육콩국(진짜 콩국인 줄 알았더니 그냥 담백한 두유였어요;)도 비슷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핫초코 가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덩어리 없이 저어줍니다

일단 핫초코 가루를 컵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가루를 잘 녹입니다. 잘 안 녹이면 나중에 완성이 되었을 때도 핫초코 가루가 뭉쳐서 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으니 잘 저어줍니다. 그냥 이런 식으로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기만 해도 나름의 맛이 있지만, 부드러운 맛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두유(또는 우유)를 첨가하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따뜻하게 데운 두유는 거품기로 윙윙

풍성하게 거품을 내 보았어요

저는 2900원짜리(!) 거품기를 가지고, 따뜻하게 데운 두유에 거품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두유를 진득한 핫초코에다가 부어서 잘 저으면, 많이 달지 않으면서도 행복한 느낌을 선사해 주는 두유 핫초코가 완성되지요 :)

거품 낸 두유를 핫초코 녹인 것에 섞으면

짜잔~ 완성되었습니다 :)

살살 섞어 주니 핫초코 색깔이 나네요

그리 달지 않으면서 카카오의 맛이 입 안 가득!


맛에 대해서는, 먹어본 사람들마다 ‘많이 달지 않아서 좋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핫초코 자체의 열량은 20kcal 밖에 되지 않으니 별로 부담도 없지요? 사실 시중에서 파는 코코아 가루들은 설탕 듬뿍에 분유 등이 첨가되어 있어서 입은 즐거울 지 모르겠지만 도저히 건강한 먹거리라고 할 수는 없었는데 요 녀석은 딱 핫초코와 설탕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으니 걱정 없이 드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많이 먹는 것은 몸에 안 좋다는 거, 다들 아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