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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법륜
출판 : 휴(休) 2010.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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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읽었을까?
엄마한테 전부터 이야기를 들었던 법륜스님의 책인데다, 한겨레였나? 어디선가 책 소개된 것을 보니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읽어 보았다.

■ 어땠냐고?
꼭 결혼이나 남녀 관계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인 것 같다. 정말 구구절절 맞는 말이라 뭐 이런 것을 말로 하나 생각할 수도 있는, 그야말로 '삶의 기본 자세'를 막상 우리들은 전혀 따르지 않고 있는 것 아닌가. 내 스스로 삶을 복잡하고 힘들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다시 읽어 보면 머리 속이 깔끔해질 듯하다. 다만 처음부터 책을 쓸 생각으로 쓰신 글이 아닌 것인지, 여기 저기 비슷한 이야기가 자꾸 나와서 그 점이 좀 아쉬웠다.

■ 무슨 생각을 했냐면...
하나. 기억하고 싶은 구절 중 첫 번째, 지극히 동감한다.
둘. '내가 욕심을 부리면 그만큼 내놓아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셋. 내가 행복하지 못 한 것은 내 문제다. 다른 사람 탓이 아니다.
넷. 다른 사람 바꾸려고 아까운 시간 버리지 말고 그냥 내 자신을 바꾸면 삶이 편하다.
다섯. 아, 옛날에 윤리 시간에 배울 때는 머리로만 이해했던 말들이 비로소 마음에 다가오는구나 =_=
 
■ 기억하고 싶은 구절

행복은 결혼한다고 저절로 오는 것은 아닙니다. 결혼과는 상관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혼자 살면 외로워하고, 같이 살면 귀찮아합니다. / 결혼은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같이 살아도 귀찮지 않을 때 해야 합니다. (9쪽)

만약 부모의 말을 들어 보니까 일리가 있다면 사랑하더라도 그만두면 됩니다. 사랑한다고 꼭 결혼해서 살아야 하나요? 사실 결혼이라는 것 별거 아니에요. 난 안 살아 봐도 압니다. 처음에나 조금 깨 볶고 살지 지나 보면 그냥 자취생활이랑 비슷한 거예요. 학교 다닐 때 친구들하고 자취하는 것하고 비슷해요. 그러니까 밥 당번을 정하면 제대로 해 주는 게 중요하지, 부잣집 아들이든 아니든 그런 건 자취생활을 할 때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친구가 반찬을 조금 더 가져온다고 하지만 그것보다는 밥 당번 순서를 정했으면 제대로 지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해요. 같이 살아 보면 인물도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27쪽)

이제부터 결혼한 사람들은 혼자 사는 사람들한테 약 오를 정도로 잘 살든지, 혼자 사는 사람들은 결혼한 사람들이 후회할 정도로 혼자서 잘 살든지 선택은 자유예요. / 어떤 게 옳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를 안 하려고 아주 자랑스럽게 살려고 해요. 아시겠어요? 여러분이 잉꼬부부가 되고 사랑하고 잘산다 해도 부러운 마음을 안 내려고 해요. 왜? 부러운 마음을 내면 나만 손해니까. 그래서 내 삶에 충실하려고 그래요. 내 직분에 충실하려고 그래요. (55쪽)

내가 행복하지 못한 것은 다른 사람 때문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 부닥쳤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 하는 나의 문제입니다. 오르기 어려운 절벽을 맞닥뜨렸을 때 어리석은 사람은 거기서 좌절하고 절망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기뻐하며 되돌아가든지, 아니면 어떻게 하면 절벽을 올라갈 수 있을까를 연구합니다. 여러 각도에서 연구하지 거기서 울며 주저앉지는 않아요. (71쪽)

요즘 젊은 사람들이 연애할 때 한눈에 반했다고 하는데 사실 한눈에 반했다는 것은 상대방이 여러 가지 조건을 다 갖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뜻입니다. 가난한데다 팔이나 눈이 하나 없고 말을 더듬는 사람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는 경우는 없어요. 상대가 내 눈에 왕자 같거나 공주 같아 보인 경우에 한눈에 반했다고 하는 겁니다. (83쪽)

만약 같이 살 거면 상대를 그냥 날씨나 꽃처럼 생각하세요. 피는 것도 저 알아서 피고, 지는 것도 저 알아서 질 뿐, 도무지 나하고 상관없이 피고 지잖아요. 다만 내가 맞추면 돼요. 꽃 피면 꽃구경 가고, 추우면 옷 하나 더 입고 가고, 더우면 옷 하나 벗고 가고, 비 오면 우산 쓰고 간다고 생각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113쪽)

제가 하나 묻겠습니다. 여러분 자신을 바꾸기가 쉬워요, 어려워요? 어렵습니다. 자신도 못 고치면서 어떻게 저 인간을 고쳐요? / 고치기 어려운 것을 고쳐야만 내가 행복하다고 착각하며 살기 때문에 행복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런데 이 행복은 남편이 만드는 게 아니라 바로 내가 만드는 거예요. 그러면 나만 바꾸면 돼요. 물론 그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저 인간을 바꾸는 것보다는 누가 바뀌는 게 쉬울까요? 내가 바뀌는 게 훨씬 쉬워요. 원인의 결과가 나에게 달려 있고, 내 인생의 운명이 내 손에 쥐어져 있다는 말이에요. / 그런데도 여러분은 내 운명이 하늘에 있다, 남편에게 달려 있다, 자식에게 달려 있다고 착각해서 남 타령만 합니다. 이게 종노릇 아니고 뭔가요? (122쪽)

결혼하면 '저 사람은 내 거다' 하는 의식이 자기도 모르게 생깁니다. 이러한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표출되면서 상대를 함부로 대하게 되는 거죠. 게다가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들은 상대의 작은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만큼 상대가 좋아해 주지 않으면 쉽게 상처를 받아요. 그리고 상대의 말과 행동에서 '나를 좋아한다, 싫어한다' 라는 증거를 끊임없이 찾아내려고 합니다. 그래서 상대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소홀하다 싶으면 굉장히 우울해하고 의기소침해합니다. (143쪽)

우리는 매순간 깨어 의지에 따라 행동하기보다는 습관적으로 살아갑니다. 무의식적으로 살아가는 거예요. 내 습관, 카르마가 삶의 주인이지 내 자신이 삶의 주인은 아닌 거예요. / 이렇게 볼 때 내 운명이란 바로 카르마의 흐름이라 할 수 있어요. 내가 내 운명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운명의 흐름에 떠내려가는 존재에 불과해요. 바로 이런 존재를 중생이라고 합니다. / 카르마의 흐름에 떠다니며 가을바람에 휘날리는 낙엽처럼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다 바람이 멈추면 어느 개울, 어느 골짜기에 떨어질지 모르는 존재예요. 이런 인생을, 육도를 윤회한다고 말합니다. / 내가 내 운명의 주인,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카르마가 주인이 되는 게 아니라 내가 주인이 되어야 해요. 습관적으로 사는 게 아니라 늘 깨어서 삶을 살아야 해요. (22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