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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훈련 넷째 날인 10월 2일 토요일. 입소하던 날 미리 신청해 둔 대로, 오늘은 외출이나 외박을 할 수 있는 날입니다 :)

■ 아침 운동
토요일이기 때문에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다음 뒷산에 올랐습니다. 그래도 목요일에 한 번 가 봤다고 이번에는 훨씬 덜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초행길에는 길 자체에 익숙하지 않고, 심지어 언제 끝이 나는지도 모르기에 더 힘들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려와서 다시 스트레칭으로 마무리 운동을 해 준 다음 아침 운동을 마쳤습니다.

아침 운동 전 찍은 하늘, 색깔이 오묘합니다.


- 아침 식사 -
■ 현지어 강의 2
두 번째 현지어 강의 시간, 일단 어제 배운 알파벳과 이름 묻고 답하기를 복습하고 새로운 것들을 배웠습니다. 아,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로 각자 현지에서 사용할 스페인어 이름도 정해서 예쁘게 책상 위에 적어 놓았어요 :) 저희 페루 단원들은, Raúl, Pedro, Viviana, Amelia, Iker, Isabel, Enrique, Gloria, Frida, Lucia 그리고 저 Antonia 이렇게 11명입니다. 신기하게도 이름과 각 단원들의 이미지가 비슷해서, 쉽게 외워질 것 같습니다.

제 이름입니다 :) 다른 단원분들 이름도 써 드렸어요 캬캬


오늘은 먼저 발음 연습을 Z까지 모두 끝냈고, 나라 이름과 국적 형용사를 배운 다음 스페인어의 Be 동사인 Ser 동사의 인칭별 활용을 익혀 자신의 이름, 성, 국적을 소개하는 것까지 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보면 어려운 내용이 아닌 것 같지만, 이쪽 계열의 언어를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는 충분히 헷갈릴 만한 소지(이를테면 형용사에 남성, 여성이 있는 것 등)가 있는 것들이다 보니 매우 천천히 진도를 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저로서는 스페인어를 배우는 것도 재미있지만, 그보다 Adrian이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것을 보면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롭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부터 문법적인 내용을 모두 가르치는 대신 의사표현을 하는 데 가장 필요한 요소만 골라서 가르치는 것이라든지, 한국어를 거의 못 하면서도 수업을 하는 데 별 문제가 없는 것에서 '아, 내가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팁을 얻는 것이지요. 다음 현지어 강의 시간도 기대가 됩니다.

나라와 국적 형용사를 배워보고

그에 관련된 간단한 문법 설명도 들었습니다


- 점심 식사 -

■ 외출 / 외박 
점심을 먹은 후, 미리 챙겨둔 짐을 들고 훈련센터 본부에 가서 외박 싸인을 하고 핸드폰을 받았습니다. 훈련센터에서 버스정류장까지는 걸어서 약 15분이 걸렸고, 강남역까지 가는 버스를 기다리다 지쳐 동서울로 가는 버스를 타고 중간에 수서역에서 내려 분당선을 타고 선릉에서 갈아 탄 다음 강남으로 갔더니 (이렇게 쓰고 보니 굉장히 복잡하네요) 2시 45분 정도가 되었습니다.
 
국내훈련 때문에 듣지 못 했던 수, 목요일 스페인어 중급 수업을 보강하기 위해 바로 펠리스 어학원에 가서 3시간 동안 수업을 들었는데, 대망의 '부정과거' 시제를 배웠습니다. 정말 엄청난 어미변화를 보여주기에 처음에는 조금 헷갈렸지만, 계속 말하면서 입에 붙이면 크게 문제는 없을 듯합니다. 무엇보다도 중남미에서는 '완료과거'가 전혀 쓰이지 않고 그 용법을 모두 '부정과거'가 대신한다고 하니 제대로 해 놓지 않으면 현재형 인간으로밖에 살 수가 없겠더라고요. 고급과정에 가면 접속법도 배우게 될텐데 그러지 못 해서 매우 아쉽습니다. 프랑스어 배울 때도 접속법은 제대로 해 놓지 않아서 늘 '고급'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거든요. 아무래도 훈련센터로 돌아갈 때는 '종합기초스페인어' 책을 사서 가야 할 듯합니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무한도전을 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국내훈련 생활이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아니지만, 빡빡한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보니 정신적으로 압박이 좀 있었나 봅니다. 오늘 내일 그래도 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나면 다시 일주일을 활기차게 살아갈 힘이 충전되겠지요 :)

+ 오늘의 식사
집에 돌아와서 체중계에 올라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 네, 진짜로 조심해야겠어요.

10월 2일 오늘의 식단


아침 - 밥, 열무된장국, 두부조림, 알감자조림, 단호박샐러드, 깍두기

점심 - 밥, 콩나물국, 장조림의 고추와 양파, 호박볶음, 무생채, 김치, 미숫가루

저녁 - 제일 먹고 싶었던 것이 과일이어서, 종류대로 먹었습니다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