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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훈련 열두 번째 날인 10월 10일 일요일입니다.

아침 점호도 운동도 없는 날인데, 새벽 5시에 눈이 떠져서 휴게실에 올라가 공정 무역에 관련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예전부터 공정 무역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었고 책에 페루의 커피 산업에 관한 내용도 나와서 재미있긴 했는데, 오랜만에 머리를 쓰며 뭘 이해하려고 하니 좀 힘이 들었습니다 :P 아침 식사 시각인 7시 30분까지는 샤워를 하고 책을 읽다가 밥을 먹으러 갔는데, 어제 밤에 간식으로 나누어주었던 고구마가 많이 남았던 모양인지 식단에 고구마샐러드가 있어서 좀 웃겼습니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 읽은 책


아침을 먹고 나서는 책을 끝까지 읽고, 본격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분량이 포인트 13으로 다섯 장 이상만 쓰면 되는 것이어서, 평소 쓰는 10포인트로 작성하면 세 장 정도만 쓰면 되겠더라구요 :) 아무튼 점심 먹은 이후에도 놀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고 보고서를 작성해서 끝내버렸습니다. 할 일을 끝내놓으니 마음이 가볍네요. 여러 권의 책을 읽고 공정 무역에 대해 폭넓게 살펴본 다음 쓴 보고서가 아니어서 내용이 좀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공정 무역이 어떤 배경에서 등장했고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지 살펴보고, 현재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점심 때 산책하다 본 은행나무

은행이 가득 달려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하고 나서는 오늘 새벽에 받아둔 무한도전을 보면서 기분 전환을 하고, 여유롭게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며 놀았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미사 대신 가톨릭 소모임을 통해 독서, 복음 말씀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 동안의 제 생활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특히나 오늘 복음 말씀의 주제가 ‘감사’였던 터라 제가 정말로 그 분께 받은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반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그냥 눈인사만 했던 가톨릭 신자분들과 인사도 나누게 되어 더욱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오늘밤이 지나고 나면 내일부터는 또 조금 빡빡한 일주일이 시작되는데, 주말에 충전해 둔 힘으로 즐겁게 한 주일을 보내야겠습니다 :)

+ 오늘의 식단
오늘은 하루 종일 식단표가 붙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음식을 잘 살펴보고 식판에 담던 중, 점심 때 소스 옆에 생선까스라고 되어 있길래 그걸 하나 집어 들었는데 자리에 앉아서 보니 아무리 봐도 생선까스가 아닌 돈까스처럼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일하시는 분께 찾아가서 정말 생선까스가 맞는지 확인을 하고 한 입 먹었는데, 음, 생선까스가 아니었어요 :(
사실 생선이든 고기든 다 생명이 있는 것이고, 페스코니 락토오보니 하는 채식의 기준도 제가 정한 것이니까 그걸 먹은 것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저는 최소한 제가 먹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선택하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것이겠지만 저에게는 중요한 문제이니까요. 그래서 저녁에는 어제 밤에 받은 간식 중 남아 있었던 고구마와 밤, 홍시, 방 언니에게 얻은 검은콩볶음과 두유로 곰파식 식사를 했고 다시 기분을 회복했습니다 :) 

아침 - 밥, 무국, 고구마샐러드, 멸치볶음, 계란찜, 김, 김치, 요거트

점심 - 밥, 국, 브로콜리, 깻잎, ?까스, 열무김치, 참치김치볶음, 오렌지주스

저녁 - 홍시, 찐 고구마, 삶은 밤, 검은콩볶음, 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