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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1일 월요일,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이 국내훈련의 열세 번째 날이니 슬슬 중반에 가까워집니다.

오늘은 ‘1달러의 날’이었습니다. 1달러의 날은, 아침 점심 저녁 세 끼를 1달러에 해당하는 음식으로 먹으면서, 세계의 굶주리는 사람들의 고통을 체험해보는 날입니다. 평소 식비에서 남는 돈은 나중에 연탄은행에 봉사실습을 하러 갈 때 연탄을 사는 데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사실 훈련소 내에서 다른 먹을 것을 구하기는 어렵지 않지만(과자 자판기도 있고, 무엇보다 저에게는 쟁여놓은 음료수 세 개와 식혜 등등도 있었거든요) 취지에 충분히 동감했기 때문에 철저히 식당에서 주는 음식만 먹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수업 중간에 너무 피곤한 나머지 폴로 사탕 하나를 먹었습니다 T_T)

저는 평상시 이곳에서 나오는 식단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평상시에 식비를 좀 줄여서 좋은 일에 썼으면 하고 생각합니다. 밥과 국에 반찬 서너개만 나와도 충분한 영양분을 얻을 수 있을텐데 한 끼에 고기와 생선을 꼭 같이 먹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아무튼, 1달러 식사라고 해도 맛있게 또 감사히 잘 먹었고, 좀 허기가 지기는 하지만 괜찮은 것 같습니다. 평소 식사량이 좀 많으신 분들이나, 활동을 더 많이 하시는 분들은 견디기 힘드셨겠습니다.

저에게는 이것이 단지 한 번의 ‘체험’일 뿐이고 내일부터는 다시 평상시의 식사로 돌아가겠지만, 세계의 어떤 사람들은 이런 식사보다 훨씬 못한 것을 평생 먹으며 사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체 어떻게 하면 이러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것일까요. 공정무역에 대한 보고서를 쓰면서도 생각했지만, 세상은 정말 정의롭지 못한 방식으로 굴러가고 있고 그것을 알면 알수록 화가 나기도, 슬프기도 합니다.


■ 아침 운동
월요일인 오늘은 구보를 하는 날입니다. 평상시와 같이 운동장 다섯 바퀴를 돌고, 선택식 운동으로는 배드민턴을 쳤습니다. 일요일 하루 운동을 쉬어서인지 이상하게 몸이 무겁고 피곤이 풀리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 아침 식사 -


■ 한국역사개론 - 신주백 선생님
오전 강의는 ‘한국역사개론’으로, 신주백 교수님께서 동아시아의 영토분쟁과 한국현대사라는 두 가지 주제를 놓고 3시간 동안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먼저 동아시아의 영토분쟁에 관해서는, 최근에 있었던 중국과 일본 사이의 갈등에서부터 시작하여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독도, 백두산 문제까지 여러 가지를 간략히 살펴 보았습니다. 전에는 이런 문제들을 단지 중국과 우리나라, 우리나라와 일본 이런 식으로 양국의 문제로만 생각했었는데, 실제로는 이것이 여러 나라가 얽힌 복잡한 문제이며 ‘역사’와 한 나라의 ‘정체성’과도 긴밀한 관계에 있기에 굉장히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강의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한국현대사를 살펴보면서는 우리나라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지 짚어보았는데, 앞으로 파견될 나라들이 개발도상국이기에 현지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그런 질문을 던질 수도 있으므로 이런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될 듯합니다.  

한국역사개론 강의 교재

실제 강의는 거의 PPT를 이용해 진행되었습니다


- 점심 식사 -


■ 한류의 올바른 이해 - 박정숙 선생님 (전 아나운서, 현 경희대 객원교수) 
코이카 홍보대사이자 대장금의 문정황후 역을 맡았던 탤런트 박정숙 씨가 오셔서 한류에 대한 강의를 해 주셨습니다. 얼굴은 작고 키는 크셔서 확실히 일반인과는 다른 포스가 있으시더군요 :) 한국의 여러 이미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고, 앞으로 내가 갈 곳에서 어떤 방식으로 한국을 알려야 할 것인지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문정황후 역을 맡으셨던 박정숙 씨

어려운 내용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뛰어넘었습니다



강의 후 쉬는 시간에 산책하던 중 찍은 사진

정말로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낍니다



■ 활동사례 발표 - 김성식 교관님
캄보디아에 컴퓨터 분야로 봉사활동을 다녀온 김성식 교관님이, 자신의 활동 경험담을 들려주는 시간이었는데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그 곳에서 있었던 에피소드와 사진 중심으로 강의를 준비해 오셔서, 캄보디아에 가는 단원이 아니라고 해도 흥미있게 들을 만한 내용들이었습니다. 특히, 캄보디아 단원들이 따로 의료 봉사단을 꾸려 매달 봉사활동을 나가는데 그 활동을 동영상으로 만든 것을 보았는데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일단은 각자의 자리에서도 봉사를 하고 있는 단원들이 따로 시간과 돈을 내어 의료봉사를 한다는 점이 신선하게 느껴졌고, 또 그것을 동영상으로 제작하는 능력에 감탄했달까요 :) 

활동사례 발표를 해 주신 김성식 교관님

   

■ 체육활동 OT
내일 있을 체육활동과 우리음식만들기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이었습니다. 이천 유네스코 훈련센터에서, 아침부터 오후까지 각종 체육활동과 깍두기와 약식 만들기를 할 것이라고 합니다. 덕분에 내일 아침 운동은 없습니다!

- 저녁 식사 -


■ 자기계발 : 우리 문화 익히기
우리문화익히기 시간에는 탈춤, 민요, 사물놀이, 대동놀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 배우게 되는데 저는 사물놀이를 신청했고 다행히 그 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장구를 잡았더니 어깨가 좀 아프기는 했지만 그래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참여했던 사물놀이 교재

총 네 분의 선생님이 오셨는데

이 분이 장구 선생님이세요


+ 오늘의 식사

아침 - 빵과 스프

점심 - 주먹밥과 유부된장국

저녁 - 카레라이스와 깍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