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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 일요일, 오늘은 국내훈련의 열아홉 번째 날입니다. 많은 분들이 외박을 나가셔서, 조용한 분위기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며 다음 일주일을 살아갈 에너지를 충전하는 하루였습니다 :)

당연히 아침운동과 점호는 없었고, 7시가 넘어 눈을 떠서 아침을 먹으러 식당에 갔습니다. 처음에는 룸메이트 언니와 저밖에 없었는데 배식을 받는 사이 조금씩 다른 분들이 오셔서 대략 열 분 남짓 뵌 것 같습니다. 식사를 하고 나서는 잠시 산책을 하고, 다시 방에 돌아가 휴식을 취하다가 내일 있을 규정 시험 공부를 하러 페루 국별룸으로 갔습니다. 규정집과 정리된 요약본을 꼼꼼히 읽어본 후에는 스페인어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의 점심메뉴는 비빔밥이었는데, 고추장이 고기가 들어간 약고추장이고 계란 후라이도 나오길래 그냥 어제 남은 호밀빵과 과일을 먹기로 했습니다. 훈련소의 식사는 늘 풍성하고 맛도 있지만 평소 제 식단과는 좀 다르기에, 이렇게 제가 원하는 대로 단순하고 소박하게 준비한 식사가 오히려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무한도전 다운 받은 것을 보며 좀 놀다가 다시 국별 룸으로 돌아가 스페인어 공부를 계속했습니다. 오후 4시를 넘어서자 슬슬 외박 나갔던 훈련생 분들이 돌아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점차 북적거리는 훈련소 본연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저녁 식사 이후에는 가톨릭 소모임이 있었습니다. 오늘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낙담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뜻으로 재판관을 귀찮게 하는 과부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이 비유에 대해 함께 나누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을 무겁게 하는 일이 있는데도 막상 어떻게 기도해야 할 지 몰라 주말 내내 싱숭생숭한 상태였는데, 일단은 제가 원하는 것을 진솔하게 말씀드리고 들어주십사 기도해야 할 것 같아요. 들어주시든 안 들어주시든 그것은 그 분의 일이고, 저는 일단 제 나름의 최선을 다 해 보기로 했습니다. 어떤 일인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제 나눔을 듣고 자기 일처럼 걱정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마음이 힘든 와중에도 참 감사할 수밖에 없는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다시 새로운 일주일의 시작입니다. 아침을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도록 오늘 밤을 잘 마무리해야겠습니다 :)


+ 오늘의 식사

10월 17일 오늘의 식단


아침 - 밥, 황태계란국, 샐러드, 진미채무침, 두부구이, 김치

점심 - 건포도호밀빵, 배, 사과, 아침 식사에 나온 두유

저녁 - 밥, 버섯매운탕, 연북어조림, 비빔쫄면, 사과샐러드, 명엽채조림, 김, 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