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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이 고장나 약간은 꿉꿉한 방에서 두번째로 본 영화
'스페니쉬 아파트먼트' - 원제는 L'Auberge Espagnole 이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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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면 두 번째가 아니라 세 번째로 고른 영화인데
두 번째로 고른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가 너무 취향에 맞지 않는 탓에
중간쯤 보다가 그만두고 이 영화를 선택했다!

알리앙스의 불어 선생님(프랑스인 선생님:D)이 좋아한다고 하셨던 영화- 크크

줄거리라고 하면,
이십대 청년(!) 자비에가 취직하는 데 도움을 얻을 목적으로(스페인어 + 경제학 공부)
에라스무스라는 유럽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스페인에 가서 1년간 생활하는 이야기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가는 것으로 나오기는 하지만 사실 공부하는 건 별로 안 나오고,
배경이 되는 스페인에 대해서도 그다지 자세하게 나오지는 않는데
대신 각국에서 온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면서 겪는 문제라든가, 자신의 가치관 혼란.. 등이 그려진다.

유럽이라는 곳이 분명 우리나라와는 여러 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감정이입할 수는 없었지만
(특히 그 자유분방한 연애란! '음 영화니까 뭐' 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본다면 좀 충격적이지 않을까)
누구라도 자신의 생활환경이 그렇게 달라진 곳에서, 전과 같은 삶을 쉽게 이어가지는 못 할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슬며시 걱정이 되기도 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맨 마지막!
자비에가 프랑스로 돌아와서 원하던(아버지가 원하던?) 직장에 취직을 하는데,
첫 날 직장에 출근을 해서 이런 저런 설명을 듣던 도중 결국 뛰쳐나온다.
그리고는, L'Auberge Espagnole 라는 책을 쓰기 시작한다 :D

뭐 누군가는 '그럼 현실은 어쩌냐구?'라고 물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난 이 결말이 좋았다.
가끔 들르는 레오님의 블로그에,
'용기를 갖고 생각한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있는데
응, 정말 그렇다고 생각하거든.
그런 점에서, 나는 용감(무식)한 청춘에 한 표 던질래 :D


아 참!
그리고 '아멜리에'에 주인공으로 나왔던 오드리 토투- 이 영화에서 자비에의 여자친구로 나온다.
아멜리에에서는 진짜 반짝반짝 빛나게 예뻤는데 여기에서는 그냥 예쁘다, 인 것을 보면,
어떤 역할이고, 어떻게 찍고, 어떻게 분장('ㅁ'?)하느냐도 참 중요한 것 같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