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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게 될 나라에 대해 사전 정보를 얻기 위해, 도서관에서 이집트와 관련된 책 세 권을 빌려왔습니다.

1. 그래도 사랑해, 이집트

그래도 사랑해, 이집트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문윤경
출판 : 밀리언스마일북스 2009.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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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서 6년 동안 가이드로 지냈던 글쓴이의 경험담입니다. 일단 이 책은 여행자의 시각이 아닌, 현지에서 생활을 했던 사람의 눈에 비친 이집트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또한 단순히 시간 순서에 따라 자신이 지내온 이야기를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일정한 주제에 맞추어 짤막한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방식이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생활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일기처럼 적은 것이다보니 이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정보라든지 특별한 조언 등은 별로 없었다는 것입니다. 또, 중간 중간 자신의 감상을 시처럼 적은 것들이 있었는데 독자로서 저는 이 글들에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인터넷에서라면 공짜로도 볼 수 있는 블로그 포스팅들을 책이라는 매체로 옮겨 놓기만 한 듯한 느낌이 들었고, (13000원이라는 책값에 걸맞게) 좀 더 자신에게 특화된 주제를 잡고 그에 맞는 이야기들을 추려 냈더라면 좋았으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2. 1000일간의 아라비안나이트

1000일간의 아라비안나이트
국내도서>여행
저자 : 김정은
출판 : 동아일보사 200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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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한국에서 방송일을 하다가 일본으로 건너가 공부를 하던 중 재일교포인 기자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된 사람으로, 이 책은 남편이 이집트에 특파원으로 파견되면서 함께 시작한 이집트 생활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도 사랑해, 이집트'와 비교하면 좀 더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유용한 정보가 많았습니다. 이를테면 '이집트의 차 이야기'처럼 따로 주제를 잡아 관련된 내용을 써 내려간 페이지가 있었고, 생활담을 들려주면서도 개인적인 부분과 함께 시사적인 부분도 다루고 있어 글쓴이가 책을 쓰기 위해 꽤 수고를 들였으리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글쓴이의 생활 환경 자체가 중산층 이상이다보니 이집트 서민층의 삶을 엿보기에는 역부족이었고, 두바이의 호텔이나 명품 이야기처럼 제가 만날 이집트와는 거리가 있는 내용도 좀 있어 아쉬웠습니다.


3. 이집트

이집트
국내도서>여행
저자 : 수잔L.윌슨 / 정민경역
출판 : 휘슬러 200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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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리어스 모로코, 페루에 이어 세 번째로 읽게 된 이집트 편입니다. 자연과 역사에서부터 그 곳 사람들의 관습이나 생활양식에 이르기까지 이집트의 역사, 정치, 사회, 문화 등을 총망라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워낙 담고있는 정보가 많다보니 한 번에 술술 읽으며 내용을 소화하기는 좀 어려웠지만, 이집트에 대해 가지고 있던 많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책에도 단점이 있으니, 바로 번역입니다. 외대 아랍어과를 나온 옮긴이는 '책을 통해서나마 중동의 정취를 느끼려고 번역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독자인 저는 책을 통해서 중동의 정취를 느끼는 대신 어색한 한국어의 향연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자연스러운 번역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저도 잘 알지만, 주술호응이 안 맞는 문장이라든가, 대체 원래 표현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표현들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있는 것은 좀 곤란하잖아요. (플라스틱백을 '비닐봉지'가 아닌 '플라스틱 가방'이라고 해 놓아서 순간 플라스틱으로 만든 장바구니 같은 것을 말하는 건가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번역이 남긴 오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다시 한 번 읽으면서 메모를 해 둘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