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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로 열네 번의 현지어 수업은 모두 끝이 났습니다.
스페인어와 달리, 아랍어는 문자의 장벽이 높기 때문에 배운 양 자체가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어느 언어를 배우든 꼭 배우게 되는 것들 - 자기 소개, 인사말, 숫자, 물건 사기, 길 묻기 등의 필수적인 것들을 배웠지요.

이집트에서 온 친구 사마르와의 공부는 쭈욱,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열두 번의 수업을 했고, 이집트로 떠나기까지 남은 시간 동안도 계속 만나서 공부할 생각입니다. 일단 교재로 쓰고 있는 'Colloquial Arabic of Egypt'를 모두 끝내는 것이 목표이고, 예정보다 빨리 끝나면 복습을 해야겠지요 :)

현지어 수업에서 배우는 것보다는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배워서 머리로 아는 것을 입으로 뱉을 정도로 익히지는 못 한 상태라 사마르가 아랍어로 질문을 하면 한참 버버버 거리다가 대답을 하곤 합니다 ㅠ_ㅠ 그렇지만 아랍어 배우기 시작한 지 이제 한 달 조금 넘은 거니까,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습니다.

아랍어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 약간 문제가 되는 것은, 제가 배우는 것이 표준 아랍어가 아니라 이집트 방언이다 보니 말로 하는 것과 글로 쓰인 것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마치 똑같이 글로 적힌 것이라도 서울말로 읽는 것과 부산 사투리로 읽는 것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듯이 말이에요. 그래서 철자를 정확히 외워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어느 정도로 공부를 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종종 고민이 됩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소처럼 우직하게 '모두' 공부하고 외우는 것이겠습니다만, 가끔은 무거운 짐을 진 당나귀처럼 꾀를 부리게 되네요. (꼭 물에 들어가서 그것이 소금이었는지 솜이었는지 확인을 해 볼 필요는 없을텐데요 하핫)

오늘이면 드디어 출국일정이 나옵니다 :) 언제 떠나게 되는지 말 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