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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이집트에서 작성하는 글이네요! (짜잔~)
무사히 이집트에 잘 도착했고, 시차적응 + 현지적응으로 정신없는 며칠을 보내고 첫 휴일을 맞았습니다.
아, 여기는 이슬람 국가라 다른 나라의 일요일에 해당하는 휴일이 금요일이랍니다 :)

가장 먼저 27일에 한국을 출발해서 이집트에 오기까지 그 여정을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그 외에 이집트의 첫인상이나 주변 탐방한 이야기 등도 차차 시간과 인터넷 환경이 허락하는 한 부지런히 올리겠습니다.
그러니 읽으시는 분들도 읽고 나서 한마디씩 댓글 부탁드려요 :D


출국 날인 12월 27일 월요일.
13시 15분 비행기라 10시 경 공항에서 집합을 하기로 되어있었는데, 전 날 밤 눈이 올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에 혹시 늦을까 싶어 콜밴을 예약해두었고 당일 아침, 7시 경에 집에서 모든 짐을 가지고 구반포 쪽으로 가 공항버스를 탔습니다. 다행히 눈이 오지 않아 가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공항에 도착한 뒤부터 슬슬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결국은 비행기 이륙이 지연되었어요. 처음에 1시간 출발시간이 늦추어지고, 비행기에 탄 뒤에도 날개 청소, 관제탑의 허가 등을 이유로 결국은 4시 즈음에야 진짜로 출발을 했답니다. 개인적으로는 긴 비행을 좋아하지만, 빈 자리 하나 없는 비행기에서 마냥 기다리고 있는 것은 상당히 고역이었어요.

저의 짐은 이민가방 2개와 기내용 캐리어, 노트북 가방이었습니다


공항 도착했을 때는

슬슬 눈이 내리는 정도더니

출발할 즈음엔 이렇게!


인천 - 타쉬켄트 구간

타쉬켄트 - 카이로 구간


비행기 안에서 읽으려고 일부러 책도 가지고 탔는데, 결국 가는 내내 거의 영화만 보았습니다.
한국 영화인 시라노 연애조작단 (발상 자체가 신선하게 느껴졌고, 스토리 라인도 좋았습니다), 외국 영화인 카이로타임 (이집트에 가는 기념으로 보았는데 결말이 좀 허무한 듯해서 아쉬웠습니다. 한국어 더빙으로 한 번, 영어로 한 번 총 두 번 보았는데 정말 더빙에는 너무 한계가 많은 것 같아요), 다큐멘터리 누들로드 (음식문화사라는 것 자체로 흥미를 끌었는데 충실한 내용에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외에도 프랑스 영화를 한 편 보았는데 한국어 제목이 뭔지 모르겠어요. 거기 나오는 프랑스 할머니가 예전 기숙사 수녀님과 닮아서 신기해하면서 보았습니다. 문제는 더빙이 싫어서 프랑스어로 봐서 내용이 반 밖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는... :p

카이로타임

시라노 연애조작단

누들로드


이렇게 영화를 보고, 기내식을 두 번 먹고 나니 8시간의 비행이 끝나고 타쉬켄트에 도착했습니다. 그 곳이 종착지인 승객들은 완전히 내리고, 카이로까지 가는 사람들은 비행기에서 내려 기내 청소가 끝날 때까지 잠시 대기를 했지요.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보안검색까지 마치고 다시 비행기에 탑승한 우리들은 카이로로 출발했습니다.

카이로 행 비행기 탑승을 위한 카드

기다리며 거울로 셀카 :)


타쉬켄트-카이로 구간은 승객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빈 자리를 차지하고 편하게 앉아갈 수 있었습니다. 무슨 영화를 볼까 하다가 아직도 보지 않은 아바타(제가 아바타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무한도전에서 정준하가 분장했던 쩌바타를 통해서가 전부였어요 크크)를 보았는데, 이익을 위해서 다른 생명체를 무참히 짓밟는 이들이 이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마음 아팠습니다. 나와 '다른' 존재라면 나의 작은 편익을 위해서 그렇게 나쁜 방식으로 대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라는 종족일까요.
 

결국은 극장이 아닌 비행기 안에서 아바타를 보았네요


아바타를 보고 한 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기내식을 먹고 나니 카이로에 도착할 시간이 다 되었더군요.

드디어 카이로 공항을 나와 유숙소로~


공항에서 마중 나온 현지 사무소 분들, 선배 단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한 장 찍은 다음 버스로 짐을 모두 싣고 유숙소로 이동했어요. 원래는 밤 10시 경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서울에서 출발이 늦어지는 바람에 카이로 도착 시간이 12시 즈음이었고, 유숙소에서도 짐을 엘리베이터로 올리는 문제로 주인 아주머니까지 나와 실랑이를 벌이는 바람에 결국 1시 넘어서야 짐을 풀 수 있었습니다. 짐을 정리하던 중 새벽 3시 즈음에는 정전까지 되었으니, 정말 하루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큰 문제 없이, 이 곳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것이라고 봐요 :)


마지막으로, 출발 전 미리 신청해 두었던 채식 기내식 사진입니다.
Vegetarian meal을 먹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대한항공의 비건 기내식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예전에 독일항공을 이용했을 때는 빵은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빵을 주어서 이게 정말로 비건 기내식이 맞는 것인지 의심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제 식사에 포함된 빵이 달라서 확실히 기준을 지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 정체가 무엇인지 도통 알 수 없는 음식이 있어 처음 먹을 때는 조금 두려웠지만 맛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는 이 기내식 때문에 비행기 타는 것이 좋아요 :)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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