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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 영화는 '사랑은 타이밍'
얼마 전에 본 '스페니쉬 아파트먼트'의 속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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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제목은
Les Poupees Russes, 그러니까 '러시아 인형'이다.
러시아 인형이라 함은, 여러 겹으로 되어 있어서 큰 인형 속에 작은 인형이 계속 들어있는, 그거다.
어릴 때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나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 자비에가 하는 대사가 이 러시아 인형과 관련 있다.
우리들은 사람(이성)을 만날 때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마지막에 나올 그 작은 인형은 어떤 것일까 하는 궁금함을 가진다고...
정확히는 이런 대사.

마지막 인형을 고대하며 우린 게임 같은 인생을 산다. 단번에 만날 순 없다.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야 한다. 하나씩 뚜껑을 열 때마다 궁금하다 '이게 마지막일까?'


근데 사실 영화가 보여주는 것이 이거랑 크게 관련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영화를 보다 보면, 이런 생각밖에 안 든다. '이 놈은 주변에 여자들이 많기도 하군..'
뭐 그게 나쁜 것은 아니다만, 내 기준에서는 이 주인공이 그렇게 괜찮아 보이지는 않더라.

자기 꿈을 찾아서 직장도 때려 치고 나왔는데, 그 꿈도 딱 딱 이루지 못 하고 사는 거.
이걸 보고 이 주인공한테 실망했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그걸 보고는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럴 가능성이 훨씬 많겠지.
그렇지만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면서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건, 싫다고.
특히 웬디랑 함께 있다가 모델 셀리아에게로 가는 부분에서는 아 대실망.
거짓말을 한 데다가, 웬디가 그렇게까지 이야기했는데도, 스스로도 가면 안 될 것을 알면서도...
'저런 사람이 되지는 말아야지.' 이게 그 부분에서 내가 느낀 거였달까, 하하.

결론적으로, '사랑은 타이밍' 이라는 명제에 동의하고
원제가 말하는 러시아 인형의 의미에도 공감하지만,
이 영화 자체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는 거.
전편인 '스페니쉬 아파트먼트'가 조금 더 혼란스럽게 보이지만, 그게 더 좋았던 듯하다.

아직까지는 나에게 사랑에 대한 환상이 가득해서인지,
나는 '긴 넥타이 긴 치마' 가 더 좋다 :D 히힛

+ 덧 +
이 영화에서 이자벨로 나오는 세실 드 프랑스- 역할 엄청 잘 어울리고, 멋지다.
아마 다른 영화에서 다른 역할로 나오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