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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짐을 챙기는 김에 다이어리를 꺼내 한국 들어온 이후로 한 것들을 끄적여봤는데,
약 일주일이라는 기간에 비해 정말 한 것은 없는, 그야말로 빈둥거린 시간이었다.

나는 목표를 확실히 정해 놓고 거기에 맞춰 바쁘게 움직이며 계획들을 착착 실천할 때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어서,
이런 식으로 어디로 흘러가는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안개 속을 걷는 것 같은 이런 시간이 참으로 싫다.
그렇지만 내가 싫든 좋든, 그냥 참고 견뎌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지만 그 때를 기다리면서.

그렇다고 그냥 앉아 기다리는 것은 도무지 체질에 맞지 않아서 당분간 음성 꽃동네에 가서 일을 좀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내가 착한 사람이어서 봉사를 하러 가는 것은 아니고, 그냥 뭐라도 일을 좀 하고 싶은데 그게 돈을 버는 것일 필요는 없는 데다
봉사단원이라는 지금의 신분을 생각하면 자원활동을 하는 것이 가장 맞는 것 같았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한 거라 볼 수 있다.
어떤 일이 주어질 지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 지 전혀 모르기에 약간의 두려움과 기대가 뒤섞인 떨림이 느껴진다.
 
오늘 점심 때쯤 부산을 출발해서 기차를 타고 음성에 도착하면 삼촌이 꽃동네까지 태워다 주시기로 했다.
아무쪼록 날씨가 너무 춥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
이런 연유로 어쩌면 인터넷 전화도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디에 있든 몸 건강히 잘 지내고 있을 것이니 걱정은 마시고! 심심하신 분은 꽃동네에 일하러 오셔도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