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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월요일, 그러니까 5월 2일 저녁에 제가 일하는 기관인 룩소르 관광호텔 고등교육원(=이고스)의 졸업파티가 있었습니다.

학생으로부터 초대를 받고 간 것이었는데, 가기 전에는 정확히 어떤 식으로 행사가 진행되는지 몰랐던 터라 생각 외로 다양한 공연에 뜻밖에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한국의 졸업식과 비슷한 행사인 것 같은데,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졸업이 아직 한 달은 남은 때에 열리는 졸업파티라는 것이지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제가 가르치는 4학년 학생들 중 참석한 아이들은 한 두 명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볼 때 다수가 참여하는 행사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학사모를 쓰고 학장님으로부터 졸업장을 받으며 졸업의 기쁨을 만끽하는 학생들을 보니 대견했습니다.


7시 시작이라던 행사는 8시에 시작되었습니다. 이럴 것을 예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식적인 행사인데... 흑

닫혀있던 막이 열리고

사회자가 등장했습니다

무대에 올라온 예비 졸업생 전원이 한 마디씩 이야기를 합니다

저희 학생 쉐이마는 대표로 한국어로 말을 했습니다

학장님의 축사 비슷한 한 말씀이 끝나고 나서

일본어과 선생님 아자의 사회로 행사는 계속되었습니다


아래는 그 뒤로 이어진 다양한 공연 사진입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준비한 것이라 생각해서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을 했는데,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전문 공연단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게, 중반의 아마추어 삘이 나는 연극을 제외하고는 너무 완성도가 높아 보였어요. 어쨌거나 무대 아래쪽에서 연주하는 생음악을 배경으로 신나는 리듬의 전통춤을 몇 종류 선보였고, 시작과 끝에는 고대 이집트와 현대 이집트를 나타내는 듯한 율동이 있었는데 이 또한 멋있었습니다. 또, 기타를 들고 나온 사람은 나름 유명한 가수인 것인지 저희를 제외한 청중들은 노래를 알고 따라 부르는 듯했어요. 



준비된 공연이 모두 끝난 후에는 졸업장처럼 보이는 뭔가를 수여했습니다. 학장님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이 일렬로 서 있으면 사회자가 이름을 부를 때마다 한 명씩 올라와 일일이 악수를 하며 졸업장을 받아가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한국처럼 대표 학생만 올라와 받고 끝나는 것 보다는 이렇게 한 명 한 명 부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자의 졸업은 자신이 이뤄낸 것이지, 대표가 대신 해 준 것이 아니잖아요 :) 


이렇게 해서 모든 행사가 끝이 나고, 기념사진을 찍느라 정신없는 학생들을 뒤로 하고 행사장을 빠져나왔습니다. 내년에 다시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된다면 그 때는 정확히 어떤 학생들이 참여한 것이고, 이 행사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으려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