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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게 벌써 지지난 주에 있었던 일이네요. 시간이 참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딱히 바쁘지는 않은데 말이에요.

원래 목요일은 수업이 없는 날이지만, 사정이 있어 그 전 주에 결석한 4학년 학생 보충 수업을 하러 학교에 갔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라 그런지 수업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 버려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학교 바로 옆에 있는 윈터팰리스 호텔에 들렀습니다. 이 호텔에도 야외 수영장이 있는데, 위성 사진으로 보니 전에 갔던 에밀리오 호텔 수영장보다는 커 보여서 외부인도 사용 가능한지,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 물어보러 간 것이었어요. 학교 옆에 있는 호텔 뒷문으로 들어가서 5분 정도 걸었더니 수영장이 나왔는데 대략 에밀리오 호텔 것의 두 배 정도는 될 것 같았습니다. 이만하면 크기도 좋고 주변 환경도 괜찮다 싶었지만, 관리인에게 물어보았더니 사용료가 100기니라고 해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올 일이 없겠구나...' 생각하며 발길을 돌렸지요.

그렇게 돌아나오다가 제 눈에 띈 것이 바로 아래에 보이는 빵 반죽들이었습니다. 야외에 왠 빵 반죽들이 주르르 놓여있는 것을 보고 뭘 하는 건가 싶어 걸음을 멈췄더니, 아주머니께서 먼저 인사를 하셔서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아랍어로 제 소개를 하고, 뭘 하는 건지 여쭤보았더니 호텔 식당에서 제공되는 이집트 전통빵인 아이쉬를 굽고 있다고 하시더군요. 전부터 어떻게 굽는 건지 궁금했던 터라 구경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15분 정도 옆에 서서 지켜보았지요.  

발효를 마친 빵 반죽들

밀겨 위에 사뿐히 놓여있습니다

반죽을 밀대로 쓱쓱 밀어 펴서

옆에 있는 화덕으로 가져가서

이렇게 집어넣으면

5분 정도 지나 완성됩니다

맛있게 구워진 아이쉬 :)


같은 반죽을 사용하여 다른 모양으로도 굽는데

그러면 이렇게 동글동글 귀여운 빵이 됩니다


전문가의 익숙한 손놀림으로 빠르게 빵을 구워내는 아주머니를 보면서 신기해하다가, 이제는 집으로 가야겠다 싶어 인사를 드렸더니 옆에 있던 잘 구워진 빵을 먹어보라고 주셨습니다. 염치 없이 넙죽 받아들고 다음에 또 보자며 인사하고 돌아나오는 길에 먹어보았는데, 그냥 넙적한 아이쉬와는 달리 속이 폭신하면서도 쫄깃해서 순식간에 다 먹어버렸지요.

맛있게 구워진 빵 시식

뒷면에는 밀겨가 붙어있고

안은 폭신폭신, 맛있습니다 :)


빵 굽는 거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그보다도 마음 좋은 현지인을 만나 아랍어로(비록 짧은 아랍어지만) 이야기할 수 있어서 더 즐거웠습니다. 다음 번에 시간 날 때 다시 한 번 놀러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정신 없이 지내느라 아직 못 가 봤네요.
 
이상, 여기 온 이후로 점점 얼굴만 두꺼워지고 있는 곰파였습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