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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1일 월요일 ~ 8월 7일 일요일


업무

1. 중급 수업은 지난 주에, 초급 수업은 이번 주에 모두 끝이 났다. 다음 주부터는 휴가에서 돌아온 J언니가 나 대신 초급 수업을 이어가게 된다. 라마단이어서 애들이 힘들어서 수업에 못 오겠다고 하지는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성실히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아직까지 토픽 초급을 통과할 실력도 안 되지만, 그래도 그 태도 하나만큼은 합격점 :) 

2. 원래는 더이상 맡은 수업도 없으니 이제는 진짜로 방학이 되겠구나 싶었는데, 때를 맞춰 이번에 졸업한 4학년 여학생 두 명이 한국어를 계속 배우고 싶다고 찾아왔다. 관광 가이드로서 필요한 한국어 실력을 갖추는 것이 그 아이들의 최종 목표이지만 지금 수준으로는 아무래도 무리여서 그냥 기초 회화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일단 쓰기에는 별 신경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업은 읽기, 말하기, 듣기 능력의 향상을 목표로, Korean made easy for beginners라는 책을 교재로 일주일에 두 번 수업을 하기로 결정. 2학년 학생도 한 명 합류해서 총 세 명이 전부인데, 그 중 여학생 하나가 호텔에서 일을 해서 저녁 때 수업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방학인 데다 졸업한 학생들이면 내가 가르쳐야 할 의무도 없으니 좀 쉬거나 근처 여행이라도 하는 것이 낫지 않나, 주변에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내가 고전어를 배울 때, 더 공부하고 싶은데 배울 곳이 없어 선생님들을 찾아갔던 그 때, 나 하나를 위해 수업을 해 주셨던, 그리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던 모습을 떠올리면 다른 무엇보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우선으로 하게 된다. 또한 졸업이니 어쩌니 하는 것은 이 곳의 시스템일 뿐, 진짜 교육-성장하고자 하는 이를 도와주는 일-은 그 시스템의 내부에만 존재하지 않는 것이므로. 아무튼, 이러쿵 저러쿵 해도 내가 수업을 계속하는 이유는 그게 제일 재미있기 때문이다 :)   


생활

이번 주에는 짬도 난 데다 졸리빌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화요일 수요일 이틀 간 수영장에 놀러갔다 왔다. 화요일에는 오후에 가서 저녁 먹기 전에 돌아왔고, 수요일에는 아침 9시에 가서 밤 9시에 돌아왔으니 진짜 하루 종일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하며 놀았던 셈. 9월부터는 여기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해 볼까 생각도 하고 있다. 수요일 저녁은 졸리빌 레스토랑에서 먹었는데, 뷔페 식으로 꽤 많은 음식이 있었지만 내가 먹을 수 있는 것은 좀 제한되어 있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얼마 전부터 신선한 채소가 가득한 샐러드바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걸 충족시킬 수 있었고, 맛있는 빵도 먹을 수 있었기에 만족.

오랜만의 외식, 인도식당에서

쫄깃한 맛은 덜하지만 고소한 짜파티

샐러드 위주의 첫 접시

비슷한 샐러드와 감자그라탕

종류 별로 가져와 조금씩 맛보기


금요일 성경공부에서는 구약성서의 판관기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제대로 읽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어릴 때 재미있게 읽었던 삼손 이야기가 나와서 반가웠는데, 생각해 보니 어째 나의 교리 지식 수준은 그 이후로 별로 발전을 못 한 듯해서 좀 부끄러웠다.

일요일에는 성당, 교회를 다녀와서 저녁 때 J언니와 함께 밥을 먹었다. 사진을 찍을 정신이 없어서 남은 사진은 없지만 후식으로 팥빙수 비슷한 것을 만들어먹었다. 여기에서 파는 팥 비슷한 콩?을 사서 푹 조린 것을 푸드프로세서로 덜덜덜 갈아 준 얼음 위에 얹고 두유 살짝 부어서 대강 만든 것이었는데,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더위를 잊게 해 주는 시원한 팥빙수였다.

여유 시간이 좀 많은 요즘에는 코이카 사무소에서 빌린 책을 열심히 읽고 있다. 책을 신청하면 사무소에서 룩소르의 아라맥스 지점으로 보내주는데, 다 읽고 나서는 다시 사무소로 반납하면 된다. 주변 단원이 빌린 책과 바꿔보면 더 많은 책을 볼 수 있고... 외국에 나와 있으면 한국어로 된 책을 읽지 못 해 좀 답답했는데 이렇게 책을 빌려 읽을 수 있어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