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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30일 월요일 ~ 2월 5일 일요일


업무

여전히 겨울방학이다. 원래는 2월부터 보충수업을 할까 했었는데 자이카 단원인 리에에 의하면 2월 중순 이후로(예상보다 빨리) 개강이라고 해서 일단 보류하게 되었다. 잠시 일이 있어 학교에 갔었는데 학생도 선생님도 없는 건물은 정말 조용했다.


생활

주로 오전에는 운동을 하고 집에서는 책을 읽거나 요리를 하는 평범한 일상이 계속되고 있다. 하루는 S언니랑 리에와 같이 룩소르 한식당 김가네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우리의 주 목표는 두부였기 때문에 미리 사장님께 전화를 드려서 두부가 있는지 확인했다 :) 마파두부와 순두부찌개, 잡채와 스프링롤을 먹었는데 마파두부에는 자잘한 고기가, 순두부찌개에는 계란이 들어가 있어서 그것들을 피해 먹느라 좀 신경을 써야 했다. 그래도 두부를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았던 저녁식사. 이 날 리에를 만난 김에 전에 부탁했던 케이크 레시피를 전해 주기로 했는데, 심심해서 그림도 그려가며 레시피 종이를 만들었다. 

얼그레이 파운드 케이크

초코 케이크 레시피

만드는 과정이 단순해서 다행

바삭바삭한 스프링롤

보들보들 마파두부

얼큰한 순두부찌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처음 보는 기념품 가게를 발견하고 들어갔다가 한참을 구경했다. 일반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것보다는 물건의 질도 좋아보였고, 특히 초를 넣을 수 있는 예쁜 램프들이 많아서 하나 정도 사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내가 원하는 모양은 재고가 없는 상태라 다음에 다시 들르기로 했다. 램프 외에도 실로 수를 놓은 예쁜 카드라거나 이집트 우표 모음 같은 것들도 많이 있어서 구경만 해도 재미있었다.

유리컵과 꽃병들

초를 넣을 수 있는 램프

왼쪽에는 컵, 가운데에는 종이류


아, 그리고 이번 주 수요일(2월 1일)에는 안타깝게도 많은 이집트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포트사이드에서 있었던 축구경기 후에 양 팀의 팬들이 감정이 격해져 서로 싸우다가 무려 70명 가량이 죽고 천 여 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뉴스에서 처음 이 이야기를 보았을 때는 눈을 의심했고, 이후로도 참 허탈하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는 것 자체가, 혁명 1년에 가까운 지금도 여전히 불안정한 이집트의 정치적 상황을 한 눈에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