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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11일 월요일 ~ 6월 17일 일요일


업무

방학 + 국내휴가로 업무 관련 새로운 소식은 없음


생활
 
월요일에는 샘이 룩소르에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고 언니와 함께 샘하우스에 들렀다. 카르투쉬 핸드폰 고리, 네페르타리와 이시스 펜던트 몇 개를 샀고, 샘이 언니에게 선물로 아랍어 펜던트를 만들어줘서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왔다. 나무를 조각하는 가게에 들러 똘똘하게 생긴 호루스 조각상도 하나 샀고, 집에 돌아와서는 기차를 타러 가기 전 마지막으로 짐을 확인했다. 이 날 밤 10시 즈음 침대차로 룩소르를 떠났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시설이 좋고 깨끗해서 카이로에 도착할 때까지 편안하게 자고 쉴 수 있었다. 작지만 세면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굳이 화장실까지 가지 않아도 간단히 세수는 할 수 있었고, 저녁과 아침식사도 포함되어 있어 저녁식사로는 고기, 감자, 밥, 과일 등이 나왔고 아침식사로는 몇 가지 빵과 잼, 치즈, 차 등이 제공되었다.  


침대차를 타고 카이로에 도착한 화요일 아침에는 사무소에 들러 유숙소 열쇠를 받아 유숙소로 가서 짐을 풀었다. 지난 현지평가회의 이후로 계속 룩소르에 있었으니 약 8개월 만의 카이로 방문이었고, 특히 유숙소는 현지적응훈련 이후로 처음 간 것이었는데 별로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았다. 이 날이 내 생일이었기 때문에 자말렉에 있는 태국식당에 가서 언니한테 맛있는 점심을 얻어 먹고, 오후에는 아주 큰 쇼핑몰인 시티스타에 가서 이것저것 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수요일에는 아침 9시 기차를 타고 알렉스에 갔는데, 표를 한 장밖에 구하지 못 해서 나는 기차 칸 사이 통로에 박스를 깔고 앉아서 갈 수밖에 없었다. 돌아올 때도 1등석 표는 없어 2등석에 앉아야 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를 오가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도착하니 점심 시간이라 일단 현지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구경한 다음 콰이트베이 요새를 보러 갔는데 도착한 때가 마침 문을 닫는 4시 경이어서 들어가지는 못 했다. 그냥 해변을 따라 걸으며 언니랑 수다를 떨고, 지친 다리를 쉬게 하려고 소피텔 1층에 있는 카페에 앉았다가 다시 기차역으로 가서 6시 기차로 카이로로 돌아왔다.

여기는 4등석?

알렉산드리아 역에 도착


알렉산드리아에서 먹은 점심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콰이트베이 요새

휴식 시간 (도서관 앞 카페, 소피텔 카페)

목요일에는 느지막히 유숙소를 나와 점심으로 코샤리를 먹고 카이로 타워에 올라가 카이로 시내를 내려다봤다. 원래는 피라미드를 볼 생각으로 올라갔는데 뿌연 공기 때문에 거의 보이지 않아서 좀 아쉬웠다. 이집트에 여행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피라미드에 가겠지만, 호객꾼+사기꾼이 많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도무지 갈 마음이 나지 않았다. 뭐 나는 루브르 박물관도 프랑스 처음 가 있던 때는 안 가 봤던 사람이니까 :P 한 군데쯤 안 가 본 곳이 있어야 다음에 또 이집트에 올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냐고 언니를 꼬드기며 내려왔다. 다음으로는 시타델에 들렀는데, 관광객이 많이 없어 조용한 모스크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위쪽의 큰 모스크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곳이어서 조심조심 들어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산만하고 북적거리는 시장 느낌이었다. 시타델에서 내려와 목을 축이고 좀 쉬기 위해 마디에 있는 카페에 들렀다가, 지하철을 타고 마르 기르기스에 있는 공중교회로 갔다. 로마 시대의 건축물 위에 지어진 교회라고 하는데, 바닥에 깔린 유리를 통해 아래쪽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콥틱 교회 특유의 분위기가 흥미로웠고, 교회 내부에 걸린 성화들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점심으로 먹은 코샤리

추가 주문한 소스, 콩, 양파튀김


카이로 타워

시타델

공중교회 (Hanging church)

이렇게 해서 카이로 여행 일정도 모두 끝나고, 금요일 아침에는 언니를 배웅하러 카이로 공항으로 갔다. 보름 동안 함께 여행을 하다가 떠나보내려니 서운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 언니를 보내고 나서는 유숙소에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마디에 있는 동기 언니네 집으로 가서 저녁을 얻어 먹고 오랜만에 함께 시간을 보냈다. 토요일에도 동기 언니들에게 밥을 얻어먹고, 오후에는 비행기를 타고 다시 룩소르로 돌아왔다. 그렇게 힘든 여행을 한 건 아니었는데도 집에 돌아오니 긴장이 풀려서인지 피곤이 막 몰려와서 일요일 하루는 집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했다.

언니가 기념품으로 산 호루스 조각상

보호를 의미하는 손이 달린 팔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