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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일 월요일 ~ 7월 8일 일요일


업무

방학 중이라 수업은 없고, 교재를 만들고 다음 학기 수업 준비를 하고 있음


생활

카이로에 가서 수료식을 마친 J언니가 다시 룩소르에 돌아왔다가 토요일에 완전히 이집트를 떠났다. 금요일에는 S언니와 셋이서 같이 인도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J언니네 집에 들러 남기고 가는 물건 중에 필요한 것들을 가져왔고, 토요일에는 우리 집에서 리에까지 네 명이서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룩소르 생활을 마무리하는 언니를 축하해주었다. 마지막 포옹과 인사를 나누면서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지만, 마음이 있다면야 한국에서 또 얼굴을 볼 수 있는 거니까 너무 슬퍼하지는 않기로 했다.

같은 기관에서 1년 넘게 생활한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나에게 영향을 주는 일일 것이다. 특히나 함께 일을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서로를 좋은 사람으로 기억할 수 있는 관계라면 더욱. 언니의 마지막 편지에서, 나는 '다른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알고 있는 나'보다 더 따뜻하고 정이 많은 사람으로 그려져 있었다. 그건 언니가 내가 만난 보통의 사람들보다 더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말하면 책임 회피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더 좋은 사람으로 남기 위해 위해서, 더 좋은 사람들을 내 주위에 두고 살고 싶다. 날카롭게 반응하고,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에 땍땍거리고, 무관심하거나 냉정한 나의 일부분 대신에, 배려심 있고,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감동을 주기도 하는 면을 나에게서 끌어내는 사람들을.  

이곳 사람들은 한창 라마단 기간을 준비하고 있다.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이면 슈퍼마켓에는 좋은 품질의 견과류와 건과일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쌀, 기름 등으로 구성된 라마단 특별 물품도 산더미처럼 쌓인다. 방학이어서 나의 일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사람들의 생활을 이렇게 크게 변화시키는 라마단이라는 기간은 여전히 참 흥미롭다. 물론 본래의 취지와는 좀 다르게, 해가 지고 나면 끊임없이 먹고 놀다가 아침이 되면 잠을 자는 식으로 밤낮을 바꿔 생활하는 부작용이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말린 살구, 무화과 등과 각종 견과류

오른쪽에 쌓여있는 것이 라마단 특별 세트


요즘에도 일주일에 네 번 정도, 꾸준히 운동을 가고 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이렇게 오랫동안 운동을 지속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 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습관이 된 것 같아서 좀 뿌듯하다. 여전히 채식을 하고 있지만 한동안은 가공되거나 정제된 식품들을 가까이 했던 터라, 다시 Whole foods를 기본으로 하는 건강한 식생활로 돌아가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