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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9일 월요일 ~ 7월 15일 일요일


업무

방학 중이라 수업은 없고, 교재를 만들고 다음 학기 수업 준비를 하면서 지내고 있다. 7월 말에 신규 단원의 OJT가 예정되어 있어서 그 기간에 할 일도 정리해보는 중이다. 방학에다 라마단까지 겹쳐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생활

이번 한 주는 기분이 좀 바닥에 가라앉아 있었다. 뚜렷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서, 가까운 사람들이 줄줄이 룩소르를 떠난 데서 오는 상실감에다 단조로운 생활에서 오는 무기력함이 더해진 결과가 아닐까 짐작하고 있다. 한국을 떠나오기 전에 만났던 평화봉사단 분들이 했던 이야기 중에 Doing보다 Being에 초점을 맞추라는 조언이 있었는데, 아직도 나는 Being보다는 Doing을 더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아직까지는 마음을 관찰할 만한 여유는 있는 상태라서 다행이다.

오후에 가는 운동 외에는 언니가 가져다 준 책과 사무소에서 빌린 책들을 읽으며 여가 시간을 보냈다. 한국에서는 좋은 책들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이지만 마음껏 읽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고, 여기서는 시간적 여유는 있지만 책을 빌리는 데 한계가 있었는데 지금은 두 가지가 모두 충족된 상황이니 감사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위에서 썼다시피 요즘 마음이 황폐하다 보니 감사의 마음을 제대로 갖지 못 하고 있다. 나도 다 지나고 나면 이 때를 그리워하게 될 것을 알고 있다.

기분전환을 위해 S언니와 새로운 맛집을 찾아 나섰다. 항상 지나가는 길에 보았지만 1년이 넘도록 한 번도 가지 않은 이탈리아 식당에 가 보았다. 페타치즈 샐러드와  Ortolana라는 이름을 가진 구운 야채 피자를 주문했는데, 가격이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담백한 화덕 피자의 맛이 잘 살아있어 마음에 들었다. 둘이서 먹기엔 피자도 꽤 크기가 커서 남은 것은 포장해왔다.


식당 내부, 의자가 좀 불편하다

페타치즈를 올린 신선한 샐러드

구운 야채가 올라간 피자


어디로 가야 할 지 앞이 잘 보이지 않을 때는 무작정 앞으로 가는 대신 잠시 앉아서 쉬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앉아서 쉬고 있을 때도 다른 사람들은 열심히 걷거나 뛰어가고 있으니까, 그런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나는 내 길을 내 페이스에 맞춰 걸어가야 하니까. 다음 주부터는 8월 5일부터 예정되어 있는 국외휴가 계획을 세우면서 기분을 바꿔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