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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3일 월요일 ~ 7월 29일 일요일

업무

방학 중이라 수업은 없고, 다음 학기 수업 준비를 하며 지내고 있다. 토요일에는 신규단원이 OJT를 위해 룩소르에 내려와서, 일요일에 함께 기관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기로 했는데 학교에 가니 기관장은 몸이 좋지 않아 카이로의 병원에 있다고 해서 결국 만나지는 못 했다. 그래서 함께 학교를 둘러보고 앞으로 할 일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드리는 시간을 가졌다.


생활

목요일에는 아이샤가 일본에 가면서 바웹 집에 맡겨놓은 멍멍이, 람시사를 보러 바웹 집에 다녀왔다. 자이카 단원인 리에, S언니와 함께 갔는데, 요즘이 라마단 기간이라 아침 일찍 가서 최대한 폐를 덜 끼치려던 우리의 계획과 달리, 손님 접대를 좋아하는 바웹네 식구들이 라마단 첫 식사인 이프타르에 우리를 초대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해서 결국 오후에 방문하게 되었다. 람시사는 우리 건물 옥상에 살 때보다 더 오동통해진 것으로 봐서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았는데, 대신 몸이 무거워서 그런지 예전처럼 민첩하지 않고 어슬렁거리며 걸어다녔다. 한 달 전에는 못 봤던 새끼 고양이가 태어나 식구가 더 늘어 있었는데, 바웹 네 가족들은 다들 동물을 아끼고 예뻐해서 람시사에게도 고양이에게도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베르의 조카인 꼬마 숙녀

포동포동해진 람시사

열심히 사진 찍는 중

새로운 식구인 새끼 야옹이

카메라를 피하지 않는다

엄마를 보자 쪼르르 달려갔다


6시가 되기 전에 도착했지만 금식이 풀리는 7시 무렵까지는 집을 구경하고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며 기다리고 있었다. 흙바닥에다 따로 식탁이 없는 집이라 어디에서 저녁을 먹나 궁금했는데, 식사 시간이 다가오자 어디선가 커다란 돗자리 같은 것을 가져와 바닥에 깔고 타이어 위에 큰 쟁반을 얹어 밥상을 만들었다. 저녁식사 메뉴는 이집트 사람들이 평소에 먹는 음식들로, 납작한 빵인 아이쉬, 작은 알갱이 같은 파스타가 들어간 수프, 몰로헤야 수프, 샐러드, 토마토 소스에 조린 콩 같은 것이었다. 육류를 닭고기와 소고기 두 종류나 준비한 것은 라마단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마도 손님인 우리의 영향도 있었을 것 같다. 그 외에 좀 특별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대추야자와 타마린드 주스인데, 대추야자는 식사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먹는 음식이고, 타마린드 주스를 비롯한 각종 과일 주스는 갈증을 해소함과 동시에 몸에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해 많이 마신다고 한다.

저녁식사 준비 중

꼬마숙녀도 심부름을 하고 있다

이집트 식 저녁식사


저녁을 먹고 나서 바웹네 새 집을 구경하러 집을 나섰는데, 그 때부터 온 동네가 정전이 되어 30분 넘게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이 동네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서안 유적지 쪽에는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어서, 그것을 보고 우리 바웹은 이집트 정부가 자기네 국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동안이나 관광객들이 보는 유적지의 전기는 끊지 않으면서, 주로 농부들이 사는 자기 동네는 수시로 정전이 되는 것을 방치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건물은 전기가 끊어져도 낮에 5, 10분 정도 될 뿐이지 밤에 그렇게 길게 정전이 되지는 않아서, 바웹의 말에 수긍이 가기도 했다.

일요일에는 OJT를 위해 룩소르에 내려온 신규 단원과 기존 단원이 김가네에서 단원 모임을 가졌다. 같이 밥을 먹으면서 인사를 나누고, 룩소르 생활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자리였다. 동네 지리를 알려드리는 것과 같은 소소한 일에서부터 집을 구하는 것과 같은 중요한 일에 이르기까지, 다음 한 주는 함께 다니면서 해야 할 일들이 꽤 있다.

그러고 나면 8월 5일부터 2주 동안 국외 휴가를 다녀오게 된다. 1년 넘게 이집트에서만 지내다가 바깥으로 나간다고 생각하니 좀 떨리기도 하고. 아무튼 준비해야 할 것들이 이것 저것 많다.